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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서유는 이승하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한참이 지나도록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서유가 입꼬리를 끌어당기고 그를 향해 빙긋 웃었다.

“알겠네요. 나... 버리는 거죠?”

그녀는 손을 들어 눈가의 눈물을 닦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눈물로 가득 찬 눈에는 실망이 역력했다.

그녀는 떠나지 않고 외롭게 서 있다가 눈앞의 잠자코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좋아요. 근데 이유가 뭐죠?”

검은 코트에 금테 안경을 쓴 남자의 모습은 마치 저세상 선인 같았다.

서유는 자신과 그의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라 영원히 같은 전선에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남자가 희망을 주었으니, 서유는 그 한 가닥의 희망을 붙잡고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답을 얻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승하는 그녀의 희망을 짓밟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올려다보지도 않고는 마치 그녀가 스스로 떠나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서유는 그의 마음을 간파한 후 오른손을 들어 왼손에 있는 그의 자살로 생긴 상처를 만졌다.

이 순간에서야 그녀는 진정한 살의 고통이 죽음보다 더 고통스럽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피눈물 나는 아픔을 참으며 그렁그렁한 눈으로 이승하의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랑 결혼해서 영원히 함께 있겠다고 했잖아요. 왜 이제 와서 약속 안 지켜요?”

눈앞의 남자는 짙은 눈썹을 찡그리고는 천천히 눈을 들어 눈과 하나가 된 서유를 바라보았다.

그의 짙은 눈망울은 방금처럼 냉담하지 않고 알 수 없는 감정이 배어 있었다.

“내가 병원에서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넌 어디 있었어?”

“난...”

“너 지현우랑 함께 있었어.”

이승하는 서유의 말을 끊었다. 차가운 눈망울에는 실망이 가득했다.

“난 깨어나서 매일 네가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넌 한 번도 오지 않았어.”

“난 지현우한테 구금...”

서유는 다급하게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설명하려고 했지만 남자는 그녀의 손을 밀어내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서유야, 난 정말 노력했어. 더 이상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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