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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바다 옆의 무인도, 숲속에 은밀히 숨어 있는 낡은 통나무집.

서유는 의자에 묶여있었고 그녀의 입술에는 몇 겹의 테이프가 착 달라붙어 있었다.

숨쉬기조차 힘들었던 그녀는 혼수상태에서 점점 의식이 돌아왔다.

눈을 뜨는 순간, 주변에 스물 몇 명의 흉악한 남자들이 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키도 크고 위풍당당하게 해 보였고 손에 쇠막대기와 칼 같은 범행 도구를 들고 있었다.

햇빛이 통나무집 틈새 사이로 쏟아져 들어와 번쩍번쩍하는 칼날 위에 떨어지자 은백색의 빛을 발하였다.

그 하얀 빛들이 그녀의 눈을 찔렀고 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무의식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손과 발이 모두 묶여 있어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헛수고하지 말아요. 당신은 도망갈 수 없으니까.”

무거운 구두를 신고 있던 흉터남은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성큼성큼 걸어왔다.

흉터남을 본 순간, 서유는 그들이 김씨 때문에 왔다는 것을 이내 알아차렸다.

그녀는 이전에 경찰서에 등록된 김씨가 바로 김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속였었다. 같은 성씨였기 때문에 그날 그녀는 현장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가 있었다.

그러나 흉터남이 이렇게 빨리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경호원들을 피해 그녀를 이곳으로 납치해 올 줄은 몰랐다.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흉터남을 바라보며 그녀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이들이 그녀를 납치한 것은 그녀의 입을 통해 김씨가 누구인지를 알아내기 위함이었다.

김씨를 본 적이 없다고 딱 잡아떼는 한 이승하는 안전할 것이다.

이들이 자신을 납치한 목적을 알고 눈치챈 그녀는 알 수 없는 공포감이 오히려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칼을 들고 몽둥이를 잡고 있는 그들을 보며 그녀는 고문당하는 과정에서 분명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녀가 미간을 찌푸린 채 어떻게 이 사람들과 협상하여 최대한 상처를 덜 받을 수 있을지에 고민하던 그때...

삐걱하는 소리와 함께 통나무집의 문이 열렸고 양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밖에서 들어왔다.

눈을 가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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