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21화

그녀가 미처 구체적인 이유를 묻기도 전에 손발을 묶고 있던 밧줄이 연중서의 손에 든 칼에 의해 끊어져 버렸다.

자신을 놓아줄 줄 알았는데 그가 갑자기 칼날이 돌리더니 날카로운 칼끝이 그녀의 목덜미에 부딪혔다.

이내 머리 위쪽에서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이 참 가늘군. 단칼에 잘릴 만큼.”

차가운 칼이 피부를 스쳐 지나가자 그녀의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러나 그녀는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고개를 들어 머리 위의 중년 남자를 쳐다보았다.

“이사장님, 전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요. 절 죽인다고 하더라도 전 할 말이 없어요. 왜 절 난처하게 하는 거예요?”

겉으로는 설득하는 척했지만 그녀의 눈빛은 단호하기만 했다.

누구든지 그녀의 입에서 김씨의 행방을 알아낼 수 없다.

그녀는 그가 조금이라도 다치지 않게 보호하고 싶었다. 자신이 위협을 받는다 하더라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여전히 꼿꼿한 그녀를 보며 연중서는 서유가 자신이 그녀를 죽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한사코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좀 고생시켜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사람은 절망의 순간에서 생존하는 걸 선택하게 되어있다.

연중서가 손을 흔들자 흉터남은 바로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사람들에게 물이 가득 담긴 거대한 물독을 가져오라고 명했다.

그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그녀가 미처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녀의 뒤통수를 움켜쥐고 물독에 그녀를 밀어 넣었다.

숨이 멎을 듯한 답답함이 밀려왔고 숨을 쉴 수 없었던 그녀는 1분 만에 얼굴이 하얗게 변해버렸다.

그러나 연중서는 그만둘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고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으며 시가를 입에 문 채 그녀를 쳐다보았다.

“폐활량이 좋군. 이렇게 오래 버티는 걸 보면. 대단해.”

서유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들리지 않았고 숨을 쉴 수가 없어 거품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던 손의 힘이 점점 빠져나가기 전에 그녀의 머릿속에 평생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비참하고 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