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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나는 옆에 누워 있는 윤슬기를 보고 가장 두려워했던 상황이 현실로 벌어졌음을 깨달았다.

더욱 당황스러운 건 윤슬기도 천천히 깨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전한빈이 나에게 방 카드를 줬다고 해봐야 그가 인정할 리 없었고 나에게 약을 타 먹였다 주장하더라도 증거가 없기에 설득력이 없었다.

설령 배달 봉투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내 이름만 적혀 있을 뿐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아무리 설명해도 윤슬기는 그와 함께한 세월이 있어 나를 믿지 않을 게 뻔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윤슬기는 눈을 떴고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았다.

다행히도 그녀는 예상과 달리 나에게 분노의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고 오히려 침대 위에 멍하니 앉아 어제 일을 떠올리는 듯했다.

잠시 후, 그녀의 고운 얼굴에 눈물이 천천히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 나는 급히 사과했다.

“윤 비서님, 정말 죄송해요. 어젯밤 일은 정말 사고였어요. 절대로 일부러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러자 윤슬기는 잠긴 목소리로 답했다.

“팀장님 잘못이 아니에요. 제가 술에 취해서 팀장님을 남편으로 착각한 거예요.”

윤슬기는 자책하며 고개를 숙였고 눈물을 훔치며 슬퍼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가슴이 아팠다.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가 믿든 안 믿든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

“윤 비서님, 사실 어젯밤 저희 둘 다 누군가의 장난에 걸려든 것 같아요...”

윤슬기는 조용히 내 말을 다 듣고 나서 천천히 말했다.

“며칠 동안 팀장님을 지켜보며 느낀 건 팀장님이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거였어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아요. 하지만...”

잠시 말을 멈춘 그녀는 나를 한 번 바라보고 말을 이었다.

“전 팀장님을 의심하지 않아요. 솔직히 한빈이랑 나는 22살에 결혼해서 이제 7년째 같이 살고 있고 그동안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어요. 근데 한빈이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그녀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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