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전화를 끊은 엄마
내 아들 준우는 땅콩을 잘못 먹고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
나는 집에 있던 항히스타민제를 모두 버리고, 남편이 걸었던 119 응급 전화마저 끊어버렸다.
그리고 눈앞에서 준우가 호흡 곤란으로 질식사하는 것을 지켜봤다.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이번 생의 결말이었다.
하지만 이전 생에서, 준우가 호흡 곤란 증상을 보였을 때, 나는 곧바로 차를 몰아 병원으로 데려갔었다.
긴급한 치료 끝에 준우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나를 뒤쫓아 병원으로 온 시어머니는 날 향해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너 같은 게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니? 넌 내 손자를 죽인 살인자야!”
나는 황급히 해명했다.
“아니에요, 준우는 무사해요. 치료도 끝났고 곧 퇴원할 수 있어요!”
그러나 내가 의사의 진단서와 퇴원 확인서를 꺼내 보이려는 순간, 그것들은 갑작스레 ‘응급 치료 실패’, ‘사망’이라는 문구가 적힌 사망 진단서로 바뀌어 있었다.
게다가, 조금 전까지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던 준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준우가 있는 곳은 차가운 병원 영안실이었다.
나는 믿을 수 없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준우는 분명 살아 있었는데...’
진실을 찾기 위해 병원 CCTV를 확인했지만, 모니터 속에서 내가 본 건 끔찍한 현실이었다.
화면 속에서 준우는 애초에 수술실에서 나오지도 않았고, 나 혼자만 아들이 아직 살아 있다고 믿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점점 더 큰 혼란에 빠졌다.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고, 결국 나는 정신이상자로 몰려 정신병원에 갇혔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병원 내에서 발작을 일으킨 사람들이 내게 몰려들었다.
나는 산 채로 이들에게 잔인하게 물어뜯겨 끔찍하게 살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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