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널 사랑하지 않아
결혼 3년 차, 허희영은 산부인과에서 뜻밖에도 유기현과 마주쳤다. 그가 함께 온 사람은 다름 아닌 과거 허씨 가문의 아가씨였던 허주아였다. 기현은 허주아의 산전 검사를 돕기 위해 온 것이었다.
그날 밤, 희영은 단호히 이혼을 요구했고, 기현은 신혼 초부터 준비해 두었던 이혼 서류를 망설임 없이 꺼내 서명했다.
기현은 언제나 희영이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 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녀를 탐탁지 않아 했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허희영은 유기현을 무척이나 사랑했고,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그를 위해 죽을 각오까지 했던 여인이었다.
그래서 이혼 후,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어떻게 무너질지 비웃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석 달 후, 희영이 재혼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상대는 재벌 가문의 상속자였다. 이 소식을 접한 전남편 유기현은 큰 충격을 받은 듯, 미친 듯이 괴로워했다.
희영의 결혼식 날, 기현은 사람들을 데리고 결혼식장에 난입해 혼란을 일으켰다.
“넌 나를 그렇게 사랑했잖아? 지금도 나만 사랑해. 앞으로도 내 옆에 있어야 해. 넌 내 거야!”
하지만 희영은 차갑고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는 그저 대체품일 뿐이야. 난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 적 없어.”
기현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얼어붙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받았던 모든 사랑이 사실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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