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도 못 자게 하고. 그래도 겨울이 아니라서 다행이네. 겨울이었더라면 정말 일어나기 싫었을 텐데.’조회 대전 밖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대신들이 조회에 참석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황자님, 오늘 상을 받으시면 저희에게 술 한 잔 사셔야지요.”“맞습니다, 맞습니다. 이 늙은이는 어젯밤 황자님과 실컷 마시지 못했습니다.”“잃어버린 땅을 되찾으신 공을 세웠으니 분명 상을 많이 받으실 겁니다.”“황자님의 공은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합니다.”이번에는 많은 조정 대신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유국공 소만욱이 운정의 어깨를 두드리며 친한 척했다.“황자님, 앞으로 또 누가 감히 황자님이 쓸모없다고 말한다면 제가 그 입을 찢어버릴 것입니다.”잃어버린 땅을 되찾는 것은 장군들의 오래된 염원이었다.이젠 나이가 들어 땅을 되찾는 날을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운정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되찾아주었다.“감사합니다, 유국공님. 감사합니다, 여러분.”운정은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확 때려서 기절시켜버릴까? 이 늙은이는 내가 빨리 죽기를 바라는 거야?’마음 같아서는 말을 걸지 말아 달라는 글이 적힌 나무판이라도 목에 걸고 싶었다.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운정을 보며 다른 황자들은 질투심에 휩싸였다.서승우와 운림의 눈에 동시에 살기가 스쳐 지나갔지만 속으로는 계속 비웃었다.‘그래. 그렇게 친하게 지내. 운정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더 빨리 죽을 거야. 두고 봐. 진짜 재미있는 건 이제부터 시작이니까.’한창 얘기를 나누던 그때 문제가 사람들에게 대전에 들어오라는 명령을 내렸다.문제에게 인사를 올린 후 신하들은 자리로 돌아갔다.“여섯째는 어디 있느냐?”문제는 물으면서 대전 안을 둘러보았다.“소자 여기 있사옵니다.”운정은 가장 뒤쪽에 있는 구석에서 걸어 나왔다.문제의 얼굴이 살짝 떨렸다. 어이가 없으면서도 웃음이 나왔다.“오늘은 너에게 상을 주려는 것이지, 꾸짖으려는 것이 아니다. 왜 거기에 숨어 있는 것이냐?”“소자 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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