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여섯째 황자

천하무적, 여섯째 황자

От :  양산도깨비Updated just now
Язык: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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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건왕조의 여섯째 황자로 시간여행을 한 운정은 황위 다툼과 궁중 암투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직 군권만 손에 넣을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리만 된다면 천하는 내 것이야!’ 문제(文帝)가 말했다. “여섯째야, 네 형들 짓거리가 점점 도를 넘어서 혼쭐을 내줘야겠으니, 아바마마께 병사 10만을 다오.” 이어서 태자도 말했다. “아우야, 군사로 이 형님을 겁박하지 말고, 말로 하자꾸나.” 마지막으로 대신이 말했다. “여섯째 황자님, 신의 막내딸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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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제1화

“급… 급보입니다. 북성에 심각한 메뚜기 재해가 발생해서 20만의 북성 철기병이 국경에 집결해 있사옵니다. 북성의 국사가 식량을 요청하러 직접 사절단을 이끌고 우리 쪽으로 오고 있으니 아마 곧 황성에 도착할 겁니다.”

“식량을 요청하는데 20만의 철기병을 국경에 집결시킨다고? 이 빌어먹을 북성 놈들, 이는 짐을 협박하는 것이 분명하다.”

“폐하, 태자의 모반으로 인해 나라가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이 시점에 북성과 전쟁을 해서는 아니 되옵니다.”

“조서를 내려 조정의 대신들을 즉시 궁으로 불러들이되 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자는 엄벌에 처하겠다.”

대건왕조의 여섯째 황자 거처인 벽파원.

운정이 홀로 정자에 앉아 있었다.

비록 다른 세상에 오게 된 사실을 받아들였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답답함이 남아 있었다.

‘하필 왜 이리 무능한 황자의 몸에 영혼이 들어왔는지.’

셋째 황자가 자신을 역모로 몰아갔다는 태자의 혈서를 뜻하지 않게 수중에 넣게 되는 바람에 세력이 강한 셋째 황자의 표적이 되었던 것이었다.

섯째 황자는 혈서를 뺏기 위해 날마다 그를 괴롭혔다.

운정이 우울해하고 있을 때, 정원에 있던 시녀들이 구석에서 수군거렸다.

“저 무능한 놈이 어제 셋째 황자께 한 대 맞았더니 아직도 겁에 질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네.”

“21살이나 되었는데도 저택 한 채 없으니 황자 중에서 제일 비참하지.”

“저놈이 태자 잔당이라 셋째 황자께서 말하지 않았던가? 죽을 날이 머지않은 것 같구먼.”

“조용히 해. 비록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나 명색이 황자다. 누군가 우리의 말소리를 들으면 우리는 끝이야.”

몇몇 시녀들은 자신들의 주인인 운정을 매우 깔보았다.

여섯째 황자인 운정은 술에 취한 문제가 궁녀와 합방하여 낳은 자식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생전에 아무 관직조차도 받지 못하다가 죽은 후에야 비로소 미인으로 봉해졌다.

운정은 뒷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나약하기까지 해서 맞거나 욕을 먹어도 반격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괴롭힘당해도 싼 놈이었다.

시녀들이 속삭이던 중, 운정이 갑자기 일어섰다.

‘뒷배가 없으면 조정에서 버티지 못해. 다행히 내가 군 통솔 능력이 뛰어나서 전투를 잘 치르니 차라리 변경으로 가서 군권이나 잡는 것이 나을 듯싶구나. 군권만 손에 넣는다면 폐하께서도 내 눈치를 봐야 하지. 마음에 안 드는 놈이 있다면 때려 부수면 되고. 그래. 이리해야겠다.’

이렇게 결심을 굳힌 운정은 황제 만나러 가려고 문을 나섰다.

하지만 그가 문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셋째 황자인 운림이 들어왔다.

“셋째 황자님을 뵙습니다.”

운림를 본 시녀들은 황급히 무릎 꿇고 절을 했다.

운정과는 달리, 운림은 조정 내에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많았다.

그의 어머니 숙비는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은 이였으며, 숙비의 친정 또한 조정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직 새 태자가 책봉되지 않았으니, 운림이 태자가 될 가능성은 지극히 높았다.

“일어나거라.”

운림은 코웃음을 친 뒤, 운정 앞으로 다가가더니 차갑게 물었다.

“감히, 어찌하여 이 형님께 예를 올리지 않는 것이냐?”

‘예? 얼어 죽을 예 따위나 떠들고 있네. 멍청한 놈아, 군권만 내 손에 쥐게 된다면 제일 먼저 너부터 치워주마.’

속으로 욕을 퍼부으며 운정은 머리를 긁적였다.

“어제 형님께 얻어맞은 것이 아직도 얼얼해서. 제 무례함을 용서해 주세요.”

운림은 살짝 놀랐다.

‘이 겁쟁이가 지금 내게 성질부리는 것인가?’

“아우야, 이 형님이 어제 널 때렸다고 이러는 것이냐?”

운림이 피식 웃으며 운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고맙다고 절이라도 할까요?”

운정이 반문했다.

“암, 당연히 고마워해야지.”

운림이 비꼬듯 말했다.

“이게 다 너를 위한 것임을 네 어찌 모른단 말이냐?”

운정이 고개를 저었다.

“전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하긴 그 멍청한 머리로는 절대로 이해 못 하겠다.”

운림이 경멸하는 눈빛으로 운정을 흘끗 쳐다보더니 허허 웃었다.

“큰형님이 모반을 꾀하고 나서 큰형님의 심복 한 명이 필사적으로 도망쳐서 네게 온 것을 안다. 만약 그가 네게 준 것을 내놓지 않는다면 널 큰형님과 내통한 것으로 간주하겠다.”

‘역시 또 이 수법이군. 혈서를 내놓으면 이놈이 입막음을 위해 날 죽일 것이고, 내놓지 않아도 큰형님과 내통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날 죽이려 들겠지.’

한참을 생각하다가 제 방귀에 놀라 운정은 하마터면 뒤로 자빠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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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급… 급보입니다. 북성에 심각한 메뚜기 재해가 발생해서 20만의 북성 철기병이 국경에 집결해 있사옵니다. 북성의 국사가 식량을 요청하러 직접 사절단을 이끌고 우리 쪽으로 오고 있으니 아마 곧 황성에 도착할 겁니다.”“식량을 요청하는데 20만의 철기병을 국경에 집결시킨다고? 이 빌어먹을 북성 놈들, 이는 짐을 협박하는 것이 분명하다.”“폐하, 태자의 모반으로 인해 나라가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이 시점에 북성과 전쟁을 해서는 아니 되옵니다.”“조서를 내려 조정의 대신들을 즉시 궁으로 불러들이되 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자는 엄벌에 처하겠다.”…대건왕조의 여섯째 황자 거처인 벽파원.운정이 홀로 정자에 앉아 있었다.비록 다른 세상에 오게 된 사실을 받아들였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답답함이 남아 있었다.‘하필 왜 이리 무능한 황자의 몸에 영혼이 들어왔는지.’셋째 황자가 자신을 역모로 몰아갔다는 태자의 혈서를 뜻하지 않게 수중에 넣게 되는 바람에 세력이 강한 셋째 황자의 표적이 되었던 것이었다.섯째 황자는 혈서를 뺏기 위해 날마다 그를 괴롭혔다.운정이 우울해하고 있을 때, 정원에 있던 시녀들이 구석에서 수군거렸다.“저 무능한 놈이 어제 셋째 황자께 한 대 맞았더니 아직도 겁에 질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네.”“21살이나 되었는데도 저택 한 채 없으니 황자 중에서 제일 비참하지.”“저놈이 태자 잔당이라 셋째 황자께서 말하지 않았던가? 죽을 날이 머지않은 것 같구먼.”“조용히 해. 비록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나 명색이 황자다. 누군가 우리의 말소리를 들으면 우리는 끝이야.”몇몇 시녀들은 자신들의 주인인 운정을 매우 깔보았다.여섯째 황자인 운정은 술에 취한 문제가 궁녀와 합방하여 낳은 자식이었다.그의 어머니는 생전에 아무 관직조차도 받지 못하다가 죽은 후에야 비로소 미인으로 봉해졌다.운정은 뒷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나약하기까지 해서 맞거나 욕을 먹어도 반격하지 않았다.한마디로 괴롭힘당해도 싼 놈이었다.시녀들이 속삭이던 중,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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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살아 있어도 분한데 죽으면 더 분하겠지.’“그자는 정말 제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습니다.”운정은 담담하게 말했다.“쫓기다 보니 길을 잃고 제 처소로 들어온 것 같아요.”운림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차갑게 웃었다.“네 말을 내가 믿을 것 같으냐?”그러자 운정은 억울하다는 듯 두 손을 흔들었다.“형님이 믿든 말든 제 생각이 이렇다고요.”운정의 태도에 궁녀들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소스라치게 놀랐다.‘맙소사! 겁이 많고 나약한 여섯째 황자님이 감히 셋째 황자님에게 이리 말한다고? 어제 셋째 황자님에게 뺨을 맞아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평소와는 달라진 운정의 모습에 안색이 갑자기 굳어진 운림이 차갑게 말했다.“그자가 네게 준 것을 내놓지 않겠다는 거지?”“준 것이 없는데 무엇을 내놓으라는 말입니까?”운정은 어깨를 으쓱였다.“그만하시지요. 아바마마를 뵈러 가야 하니 더 이상 형님과 말싸움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무언가 받았다고 생각하신다면 사람을 보내 제 처소를 뒤지면 될 거 아닙니까.”이 말을 남기고 운정은 자리를 뜨려 했다.혈서를 태워버린 상태라 처소를 아무리 뒤진다 한들 아무것도 나올 것이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그러자 안색이 더욱 어두워진 운림이 운정을 막아 나서며 큰 소리로 외쳤다.“병사들은 이리 오너라!”그의 외침에, 밖에 있던 호위병들이 달려와 운정에게 칼을 들이댔다.그들은 벽파원에 있는 운정의 호위병이었으나 이 순간에 운림의 지시를 따른 것이었다.“이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운정의 눈썹 아래로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이 호위병들이 나를 보호해 주지는 못할망정 외인을 도와 내게 칼을 들이대다니!’“뭐 하는 짓이냐고 물었나?”운림은 콧방귀를 뀌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태자와 함께 모반을 꾀한 이 역적을 당장 체포하여 옥에 가둬라!”운정이 눈을 가늘게 떴다.“형님, 지금 저를 모함하려는 겁니까?”‘아바마마의 어명도 없는데 감히 황자를 옥에 가둔다고? 이리하면 내가 겁먹을 것 같으냐?’“모함? 네가 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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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대전.북성이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 때문에 문제는 긴급히 신하들을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북성에 식량을 주면 적을 돕는 것과 마찬가지일 테고, 주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겨울을 버티지 못할 북성이 남하하여 약탈하려 하겠지. 그리된다면 간신히 안정을 되찾은 북방이 또다시 전란에 휩싸이게 되는데. 태자의 모반 사건으로 내부가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인 대건이 이 시점에 북성과 전쟁을 벌인다면 승산이 너무 적어. 승리하더라도 우리 쪽 피해도 만만치 않을 거야.’문제가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강경파와 온건파도 치열하게 다투고 있었다.온건파가 압도적으로 우세했지만, 문제는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이때, 숙비가 호위병을 밀쳐내며 대전 안으로 뛰어들었다.“폐하! 우리 운림이가 억울한 일을 당하였사옵니다. 부디 이를 굽어 살펴주시옵소서!”“어험.”문제는 가볍게 기침을 한 뒤, 숙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지금은 중대한 국사를 논의하는 중이니, 물러나 기다리시오. 숙비.”그러나 숙비는 대궐 안이 떠나가라 통곡하며 울부짖었다.“폐하! 운정이 운림의 급소를 걷어찼사옵니다. 이대로라면 사내구실도 어려울 것이옵니다... 흑흑…”“뭐라!”그녀의 말에 문제는 분노가 치밀어올랐으나 이내 차분함을 되찾고 허허 웃었다.“숙비는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것이오. 여섯째의 성품은 짐이 잘 아오. 그는 그럴 용기가 없지.”정국공인 서승우도 허허 웃으며 말했다.“숙비마마, 폐하께서는 정사를 돌보느라 매우 바쁘시니 지나친 농은 삼가십시오. 어질고 착한 여섯째 황자님께서 어찌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이옵니까?”겁이 많고 나약하기 짝이 없는 여섯째 황자를 어질고 착하다며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었다.숙비가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더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폐하가 내 말을 믿지 않은 건 그렇다 쳐도 어찌 오라버니조차도 믿지 않는단 말인가?’하지만 그때, 대전 밖의 호위병이 급히 들어와 보고했다.“폐하, 여섯째 황자님께서 뵙기를 청하옵니다.”“여섯째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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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도망치지 않고 왜 황성에 남았지? 남아봤자 죽임만 당할 뿐인데. 이제라도 도망칠까?’문제는 차가운 눈빛으로 운정을 노려보며 말했다.“이놈아, 어찌하여 아무 말도 없느냐? 짐이 네게 말할 기회를 줄 테니 어디 한 번 변명해 보거라.”문제의 분노에 운정은 허리를 굽히며 공손히 말했다.“변명하고 싶지도 않거니와 변명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옵니다. 어찌 되었든 소자가 셋째 형님을 걷어찼으니 벌받는 것이 마땅하옵니다. 죄를 인정합니다.”운정의 말을 듣고 서승우는 콧방귀를 뀌었다.‘역시 미련하기 짝이 없는 놈이로군. 변명할 기회를 주었는데도 이리 나오다니. 하긴 뭐 변명한다 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겠지.’문제가 이 무능력한 황자를 서인으로 강등시키도록 서승우는 계속 밀어붙일 작정이었다.서승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공손히 말했다.“폐하, 여섯째 황자님께서 이미 죄를 인정하셨습니다. 하니 여러 대신들의 청을 받아들이시어 여섯째 황자님을 서인으로 강등시켜 일벌백계로 삼으시옵소서.”“여섯째 황자님을 서인으로 강등시키어 황실의 위엄을 보여주셔야 하옵니다.”셋째 황자의 세력들이 일제히 간청했다.운정은 이 대신들을 마음속에 기억한 뒤, 문제를 향해 허리를 굽히며 큰 소리로 말했다.“소자의 죄가 무겁다는 걸 잘 알고 있사오니 벌을 내려주시옵소서. 아바마마.”“벌을 내려달라?”문제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다.“그렇다면 네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스스로 말해보라.”“죽을죄입니다.”운정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아바마마, 소자를 죽여주시옵소서.”운정의 이 말에 대전 안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죽여 달라고 스스로 폐하께 죽음을 요구하다니! 여섯째 황자가 실성했나?’운정이 이렇게 말할 것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진 채 그를 쳐다보았다.서승우와 숙비도 어리둥절해하여 할 말을 잃었다.비록 황자인 운정이 세력과 지위가 없다고는 하나 모반을 꾀하거나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르지 않는 한, 죽음에 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고작 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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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운정의 말이 대전 안에 울려 퍼지자, 무관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갔다.평소 운정과 말도 섞지 않았던 없던 몇몇 장군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더니 입을 열었다.“폐하, 지금 우리와 북성은 언제든 전쟁이 발발할 수 있사오니 만약 여섯째 황자님께서 친히 전장에 나서신다면 군의 사기가 크게 오를 겁니다.”“그렇사옵니다. 폐하, 존귀하신 여섯째 황자님께서 죽을 각오로 전장에 임하신다면, 우리 대건의 장병들도 목숨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부디 여섯째 황자님의 청을 받아들이시어 군의 사기를 드높이시옵소서.”강경파인 몇몇 장군들이 입을 열면서 찬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비록 운정이 전장에서 많은 적을 베지는 않겠지만 그의 이런 행동은 군의 사기를 높일 수 있어서 전쟁이 임박한 북방 상황을 놓고 볼 때 좋은 계책이라 할 수 있었다.신하들의 말을 들은 문제도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잠시 후, 문제의 시선이 다시 운정에게 향했다.“네가 이런 마음을 품고 있으니 참으로 뿌듯하구나. 짐이 다시 한번 묻겠다. 정말로 변경으로 가고자 하는 것이 맞느냐?”운정이 입을 열려는 순간, 서승우가 공손히 허리를 굽히며 또다시 막아 나섰다.“폐하, 이리하는 것이 신은 여전히 옳지 않다고 사료되옵니다.”“왜 불가하다는 것이냐?”문제가 눈살을 찌푸리며 묻자, 서승우가 답했다.“여섯째 황자님의 용기는 가상하나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전장입니다. 만에 하나 여섯째 황자님께서 포로로 잡히신다면 우리 대건의 체면이 뭐가 되겠습니까.”“음…”문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다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서승우의 말도 일리가 있어. 황자가 포로로 잡힌다면 오랑캐들의 웃음거리가 될 게 뻔해.’자신의 계획이 수포가 될 위기에 처하자, 운정은 서둘러 대책을 강구했다.“소자 감히 아바마마께 청하옵니다. 혹시 보검 한 자루를 하사해 주실 수 있겠사옵니까?”‘헤헤. 서승우가 오히려 나를 돕는구나. 아바마마께서 하사한 검을 손에 넣는다면 권력을 장악하기 훨씬 수월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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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안색이 어두워진 숙비가 황급히 입을 열었다.“폐하, 비록 운림이 괜찮다고는 하나…”“닥치시오!”문제가 갑자기 숙비를 쏘아보며 호통쳤다.“여섯째의 성품이 어떠한지는 조정의 문무백관들도 잘 아오. 아무 이유 없이 셋째를 그리 만들었을 것 같소? 짐은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추궁하고 싶지 않으니, 이쯤에서 끝내려 하오.”숙비가 목이 멘 듯 말을 잇지 못하자, 문제는 그녀를 진정시켰다.그러고는 지쳤는지 운정을 향해 손을 내저었다.“가서 셋째 형님께 사과하라. 이 일은 이쯤에서 끝내야겠다.”‘뭐야? 내가 바라던 것은 이게 아닌데.’서승우와 숙비가 반대해 주길 내심 바라며 운정은 은근슬쩍 고개를 돌려 이들을 쳐다보았다.비록 서승우와 숙비의 분노가 극에 달했지만, 문제의 말에 운정을 서인으로 강등시키려는 그들의 계획은 수포가 되고 말았다.‘나중에 운정을 처리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거야.’둘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운정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쿵’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아바마마의 너그러운 은혜에 감사드리옵니다. 하오나 소자는 정말로 장렬히 전사하고 싶으니, 변경으로 보내주시옵소서.”“그래도 이놈이!”운정의 말에 분노한 문제는 눈에 쌍불을 켜고 소리쳤다.“네 큰형님이 반역을 꾀한 것이 들통나 자결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너마저 죽으려 하느냐! 이런 식으로 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다, 이거지?”그러자 숙비가 문제를 달래며 말했다.“폐하, 고정하시옵소서. 옥체가 상하시옵니다.”이렇게 말하고 그녀는 또 운정을 쳐다보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꺼냈다.“운림의 일은 내 더 이상 캐묻지 않겠으니 어서 일어나라. 폐하의 옥체가 상하신다.”‘웃기고 있네. 네년에게 내 뒤통수 칠 기회를 주면 안 되지.’운정은 마음속으로 욕을 내뱉었으나 고집을 꺾지 않았다.“숙비마마, 그리고 아바마마, 자비를 베풀어주셔서 고맙사옵니다. 소자 지난 세월 동안 약한 모습을 보여왔으니, 이제라도 이 한 몸 바쳐 나라를 구하고 싶사옵니다.”이들의 대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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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원하든 원치 않든, 문제는 이미 조서를 내려서 운정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군권을 손에 넣는 게 중요하니 혼인해야겠다. 그리고 황자인 내가 혼인하는데 날 싫어하는 조정 대신들도 예의상 예물을 주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이 기회에 재물이나 많이 모아야지. 병력도 중요하지만, 군량미와 물자도 필요하니 재물은 많을수록 좋아. 하지만 황성에 더 오래 머무르면 운림과 숙비가 기회를 틈타 내게 복수하려 들 테니 뭔가 대책을 세워야겠다.’“황자님, 잠시만요.”그가 걸으면서 고민하던 중, 문제의 측근인 내시 총관 목순이 뒤쫓아오며 불렀다.운정이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았다.“목 총관님, 무슨 일인데 그러십니까?”목순을 보자마자 그는 머리를 빠르게 굴리기 시작했다.‘큰형님조차도 아바마마의 최측근이었던 목순에게 예를 갖췄으니 만약 이자를 포섭한다면…’하지만 그는 이내 이 생각을 접었다.‘권력도, 세력도 없는 내가 무슨 수로 목순을 매수한단 말인가? 까딱하다간 내 계획이 탄로 나면 큰일이야. 변방의 군권을 노린다는 걸 아바마마께서 눈치라도 챈다면 내 목을 칠 수도 있어.’목순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황자님을 모시고 심씨 저택에 가서 조서를 전하라는 폐하의 명이 있었습니다. 가는 김에 여섯째 황자비도 만나보라 하셨고요.”“알겠습니다.”운정은 대답한 뒤 목순과 함께 마차를 탔다.가는 길에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계획만 생각했지만, 목순의 눈에는 그런 그가 오히려 우유부단하게 보였다.“황자님, 심씨 가문에 대해 아십니까?”목순이 침묵을 깨뜨렸다.“그것이….”운정은 어색하게 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는 정말로 몰랐다.오랫동안 궁궐 안에 갇혀 지냈던지라 궐 밖에 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그러자 목순이 허허 웃으며 설명하기 시작했다.“심씨 가문이야말로 진정한 충신 가문이지요…”5년 전, 문제의 북성 정벌.선봉대장으로 출정한 심남정이 자식들과 함께 문제를 호위했다.양측이 격전을 벌인 지 두 달 후, 문제가 형세를 오판하여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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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목순이 허허 웃더니 운정을 바라보았다.“다들 일어나세요.”운정이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목순 이놈이 그래도 제법 눈치는 있구나.’“예.”심씨 가문의 여인들이 그제야 몸을 일으켰다.“감축드립니다. 심 부인.”목순이 심 부인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자, 심 부인이 내색하지 않고 물었다.“목 총관님, 무슨 경사라도 있습니까?”목순이 그녀를 무시한 채 심씨 여인들에게 물었다.“어느 분이 심해원입니까?”“소녀 목 총관님께 인사 올립니다.”심해원이 앞으로 나서자, 운정이 그녀를 자세히 관찰했다.맑은 눈과 하얀 치아, 늘씬한 몸매, 그리고 미간 사이의 늠름한 기상은 그녀의 우아한 자태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목순이 심해원을 흘끗 쳐다보더니 소리높이 외쳤다.“심해원은 폐하의 어명을 받아라.”심해원이 조금 어리둥절했지만 서둘러 무릎을 꿇었다.“심씨 가문은 가풍이 엄격한 데다 대대로 이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 바쳐 모든 이의 본보기가 되었다. 이에 짐은 심해원을 여섯째 황자의 정실부인으로 삼고자 하니 길일을 택해 혼사를 치르도록 하라.”목순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심씨 가문 사람들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백지장이 되었다.‘폐하가 해원의 혼사를 주선한다고? 그것도 무능한 여섯째 황자와의 혼인?’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심해원의 얼굴도 분노로 일그러졌다.‘조금 전까지 뒤뜰에서 여섯째 황자가 무능하다며 비웃던 내가 그의 안사람이 된다고?’목순이 문제(文帝)의 조서를 다 읽은 후에도 심씨 가문의 사람들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여섯째 황자비는 속히 폐하의 조서를 받드시오.”목순이 허허 웃으며 심해원을 바라보자, 그녀는 고개를 들더니 목순이 내민 조서를 쳐다보았다.그러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분노에 찬 얼굴로 말했다.“조서를 받들 수 없다고 폐하께 전하세요.”“무엄하구나!”목순의 얼굴이 순간 차갑게 변했다.“심해원, 기어이 폐하의 어명을 거역하겠단 말이냐?”“예. 거역하겠습니다.”심해원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목순이 차가운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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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봉자야!”심해원은 본능적으로 오라버니가 남긴 유일한 핏줄인 조카를 바라보았다.울부짖는 조카의 모습에 심해원의 마음이 약해졌다.그 틈을 타 우향이 서둘러 달려와 딸을 안으며 눈물로 애걸복걸했다.“아가씨, 우리는 죽어도 괜찮지만… 이 아이는 아직 일곱 살도 안 되었습니다.”눈물범벅이 된 조카의 얼굴을 보며 심해원은 불끈 쥐었던 주먹을 서서히 폈다.쿵!심해원이 무릎을 꿇었다.두 줄기의 분노와 슬픔의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소녀… 어명을 받들겠습니다.”말을 내뱉은 순간 그녀는 온몸의 힘이 쭉 빠지는 것을 느꼈다.그제야 목순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혼사 길일은 따로 알려드리겠으니 전 이만 궁으로 돌아가 이 사실을 폐하께 아뢰겠습니다.”말하고 나서 목순은 운정을 쳐다보았다.“황자님, 이제 궁으로 돌아가시죠.”“총관님이 먼저 돌아가세요. 전 이들과 얘기 좀 나누겠습니다.”운정이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심 아가씨가 충동적인 말을 하였으나 폐하께 좋게 전해주세요.”“그리하지요.”목순이 허허 웃으며 자리를 뜨자, 사람들의 시선이 운정에게 쏠렸다.“그런 가식적인 말을 몇 마디 했다고 해서 제가 고마워할 거라는 착각은 버리세요.”황자의 체면 따위 안중에도 없이 심해원은 혐오감 가득한 눈빛으로 운정을 노려보았다.“그런 거 바란 적이 없다.”운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네 조카가 어리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꼬. 난 네가 어명을 거역하길 원했다. 그랬다면 너와 함께 죽으로 송북으로 가겠다고 아바마마께 청해볼 텐데.”“제가 왜 황자님하고 같이 죽어야 합니까?”심해원이 콧방귀를 뀌며 흐르는 눈물을 닦다가 갑자기 손을 멈췄다.“잠깐… 죽으러 송북에 간다고요?”조금 전까지 운정을 경멸하던 심 부인과 그의 며느리들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래.”운정이 고개를 끄덕인 후, 말을 이었다.“혼인 후에 송북으로 가라고 아바마마께서 나를 호렬장군으로 봉하셨다. 공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죽음으로 대건 장병들의 사기를 드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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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심해원의 아름답던 얼굴이 혐오감으로 가득 찼다.“황자님과 엮이는 일은 없을 겁니다. 죽어도 저 혼자 죽어요.”‘농을 한 것인데 미련하고 아둔한 년이 참 진지하게도 받아드리네. 목에 핏대까지 세우며 말이야.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데.’운정은 속으로 비웃으며 또 비아냥거렸다.“아바마마께서는 이미 우리의 혼인을 허락하셨으니, 우리가 죽어도 함께 묻으라고 명할 거다.”그 말에 심해원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졌다.‘죽어서도 이놈한테서 벗어나지 못한단 말인가?’“됐고 난 이만 가봐야겠다.”운정은 천천히 일어서며 진지하게 말했다.“아바마마의 뜻은 확고하고 조정도 요새 다사다난하니 기름을 붓지 않는 것이 좋다.”말을 마치고 운정은 자리를 떴다.‘이렇게까지 말했으니, 궁으로 가서 아바마마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은 없겠지.’…심씨 가문를 떠나 벽파원으로 돌아온 운정이 문 앞에 도착해서 보니 호위병이 바뀌어져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오셨습니까. 여섯째 황자님.”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두 호위병이 공손히 인사했다.이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운정이 물었다.“너희들은…”주밀이 허리를 굽혀 답했다.“소인들은 원래 우림군 소속이었으나 오늘부터 여섯째 황자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우림군이라고?’운정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날 감시하기 위해 아바마마께서 보낸 사람들인가? 아니면 우림과 숙비를 경계하려고 원래의 호위병들을 불러들인 것인가? 어쩌면 두 가지 가능성이 다 있겠구나.’“알겠다.”운정은 당황한 표정을 가다듬고 물었다.“너희들 이름이 무엇이냐?”“주밀이라 합니다.”“고운입니다.”“앞으로 잘 부탁한다.”운정이 고개를 끄덕이자, 두 호위병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소인들이 잘 모시겠습니다.”운정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던 궁녀들이 겁에 질린 채 서로를 바라보더니 허둥지둥 그에게 달려갔다.“당장 꺼지지 못할까!”운정이 눈을 부라리며 몇몇 궁녀들을 쏘아보다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모두 무릎 꿇고 자기 얼굴을 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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