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김지아한테 메이크업을 완성해 주자 런웨이 시작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있었다.가을 콘셉트로 되어있는 이번 패션쇼는 단풍을 기본으로 한 레드, 해양을 기본으로 한 블루, 노랑과 풀색을 어울려 만든 빈티지 콘셉트로 모두 세 가지가 있었다.세 가지 콘셉트를 번갈아 무대에 올려 스타들로 하여금 충분히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김지아가 홍보하는 ‘단풍’ 콘셉트에는 모두 여섯 세트의 옷이 있었고 각 세트의 탈의 시간은 5분가량에 머리 모양도 한번 변경해야 했다.패션쇼가 막 시작되려 하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그리고 브랜드 측 직원 및 디자이너와 매니저까지 전부 무대 뒤로 모여들었다.모두 자신의 열정을 다 바쳐 이 쇼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단풍’ 시리즈는 이번 가을 패션에서 하이라이트 콘셉트로 김지아가 제일 먼저 무대에 오르게 되어있었다.모든 준비를 마친 김지아는 무대 뒤에 서서 무대 쪽을 슬쩍 훔쳐봤다. 무대는 T자 형태로 되어있었고 쇼를 보러 온 손님들은 U자 형태로 무대를 빙 둘러있었다.공석 하나 없이 꽉 차 있는 사람 중에서도 김지아는 한눈에 권재혁을 찾아낼 수 있었다.권재혁의 좌석은 무대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중간 자리의 일렬에 있었다.사회자는 브랜드 시리즈를 소개한 뒤 잠시 농담으로 현장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모든 사람이 전부 사회자의 입담에 웃고 있었지만 유독 한 사람, 권재혁만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의 웃음 포인트가 낮은 건지 권재혁의 웃음 포인트가 높은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김지아 씨, 무대 오를 준비 하세요.”뒤에 있던 스태프가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사회자가 무대 뒤로 물러나는 순간 쇼장의 불빛은 어두워졌고 런웨이만 환하게 비쳤다.경쾌한 리듬의 음악과 함께 김지아는 하이힐을 신은 채 침착한 표정으로 런웨이에 올랐다.맞은 편에는 권재혁이 정면으로 앉아있었고 무대에만 집중되어 있는 조명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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