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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전부 되찾을 거야: Chapter 21 - Chapter 30

40 Chapters

제21화

주상철은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네가 민재랑 곧 이혼할 사이지만 그전에 부탁할 것이 있어. 내 부탁을 꼭 들어달라는 뜻은 아니니까 부담 갖지 마.”강하린이 재빨리 대답했다.“할아버지의 부탁이라면 당연히 들어줘야죠.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테니 말씀하세요.”“민재랑 같이 나의 친구 생일 파티에 가주었으면 하는데... 역시 안 되겠지? 내가 너무 무리한 부탁을 한 게 아닌가 싶구나.”주상철이 한숨을 내쉬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강하린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두었지만 사실 두 사람이 이혼하는 걸 막고 싶었다.이 부탁이 이혼을 막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주민재를 위해서 시도하기로 했다.만약 마지막 기회를 통해서 화해하게 된다면 주상철은 아주 기뻐할 것이다. 이혼을 막지 못한다면 이 또한 두 사람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일 생각이었다.강하린은 생각에 잠겼다. 주민재와 파트너로 파티에 참가하고 싶지 않았지만 주상철의 부탁이라서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할아버지, 제가 민재 씨랑 같이 갈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게 정말이야?”주상철이 환하게 웃었다.“하린아, 고마워. 그날에 민재가 너를 데리러 직접 갈 거야.”“알겠어요.”전화를 끊은 후, 강하린은 기분이 이상했다. 그동안 주민재한테 쏟아부은 감정을 한 번에 정리하면서 마음이 공허했다.시간을 끌 바에는 이번 파티를 기회로 삼고 단번에 끊어낼 것이다.주상철이 언급한 친구의 생일 파티는 내일모레 열릴 예정이었다. 생일 파티가 열리는 날, 주민재는 강하린에게 전화를 걸었고 집까지 데리러 가겠다고 전했다. 강하린은 택시를 타고 갈 거라면서 단호하게 거절했다.주민재한테 사는 곳이 어딘지 알려주기 싫었다. 강하린이 거절하자 주민재는 침묵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강하린이 말하지 않아도 조사하면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다.주민재는 강하린이 혼자 파티 장소에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이 있다면 강제적으로 그렇게 하게 몰아붙일 것이다.강하린은 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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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강하린은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한유나를 노려보았다. 주민재가 강하린의 각막을 가로채서 한유나에게 주었던 것이다.주민재는 한유나를 위해서 무엇이든 갖다 바치는 남자였다.“그리고 왜 병원에서 강하린 씨의 진료 기록을 찾을 수 없는지 알아요?”한유나가 씩 웃으면서 말했다. 강하린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설마 당신이...”강하린은 주민재한테 진료 기록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주민재는 병원 측에 물어보고 나서 강하린이 거짓말한다고 말했었다.“제가 그런 게 아니에요.”한유나는 강하린을 흘겨보면서 말했다.“저의 힘으로는 환자의 진료 기록을 시스템에서 지울 수가 없어요.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민재 오빠뿐이죠.”한유나가 팔짱을 낀 채 말을 이었다.“강하린 씨는 민재 오빠를 많이 사랑하지만 오빠는 그렇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너무 불쌍해서 못 봐주겠어요. 사실 민재 오빠는 강하린 씨의 상태가 어떤지 다 알고 있어요. 주씨 가문 어르신이 조사할까 봐 일부러 강하린 씨의 진료 기록을 지우고 모른 척했을 뿐이에요. 저는 강하린 씨가 똑똑한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멍청하네요.”“내가 당신 말을 어떻게 믿죠? 거짓말하지 마세요.”강하린은 붉어진 두 눈으로 쳐다보면서 물었다. 한유나가 혀를 끌끌 차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민재 오빠가 아니라면 누가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요? 아직도 제 말을 의심하는 건가요?”한유나는 강하린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그리고 민재 오빠는 주씨 가문 어르신한테 적당히 둘러댔어요. 강하린 씨가 필요 없다면서 저를 데리고 왔거든요. 먼저 가보라고 전해달라고 해서 내려오는 길이었고요.”강하린이 차갑게 웃었다.“민재 씨는 위층에 있어요? 직접 만나서 물어봐야겠네요.”한유나가 강하린의 앞을 막아서면서 피식 웃었다.“굳이 그래야겠어요? 강하린 씨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한테 매달릴 필요가 있냐고요. 지금 얼마나 초라한지 몰라서 그래요? 아, 이제는 민재 오빠 앞에서 자꾸 주씨 가문 어르신을 들먹이지 말아요. 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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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그 말을 들은 주민재는 차갑게 웃었다.“그랬단 말이지?”“그리고 이혼합의서에 사인하래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얼른 이혼하자고 했어요.”한유나가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었다.“민재 오빠, 강하린 씨가 저한테 오해한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조금 전에 저를 노려보면서 말했거든요. 각막에 아직도 집착하는지 저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어요. 제가 강하린 씨의 각막을 빼앗았다고 하면서...”주민재가 엄숙한 어조로 물었다.“또 뭐라고 했어?”“볼 때마다 화나서 저의 눈을 오려내고 싶대요.”한유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민재 오빠, 저는 강하린 씨가 홧김에 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절대 나쁜 사람은 아닐 거예요.”“그 여자는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있어! 감히 이혼으로 협박하다니...”주민재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강하린은 내가 이혼합의서에 사인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나 봐. 유나야, 할아버지 친구의 생일 파티에 나랑 같이 참석하자.”한유나가 머뭇거리면서 말했다.“만약 어르신께서 알게 되면 오빠가 난처해지잖아요. 저 때문에 오빠가 곤란해지는 건 싫어요.”“이건 우리 둘만 아는 비밀인 거야. 그러면 할아버지도 모를 테니 걱정하지 마.”주민재가 팔을 뻗으면서 말했다.“내 옆으로 붙어.”한유나는 씩 웃으면서 주민재의 팔짱을 꼈다.“알겠어요.”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주민재가 낯선 여자를 데리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수군거렸다. 주민재가 유부남인 건 알지만 주민재가 아내와 함께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춘 건 처음이었다.모두 한유나가 주민재의 아내인 줄 알았다.주민재는 한유나와 같이 참석한 것이 후회되었다. 그래서 한유나를 그 자리에 두고 주상철의 친구한테 인사하러 갔다.주상철의 친구한테 아내도 아닌 여자를 소개해 주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주민재가 자리를 비우자 다른 가문의 사모님들이 한유나한테 말을 걸었다.“안녕하세요. 주씨 가문 사모님이시죠? 이렇게 젊고 예쁜 분인 줄 몰랐어요.”한유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안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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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강하린이 눈을 떴지만 누구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누구세요?”“하,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눈 똑바로 못 떠?”강하린은 차가운 목소리를 듣고 신현수라는 것을 알아챘다. 지난번에 만났을 때 신현수가 했던 짓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했다.게다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강하린이 도망가려고 하자 신현수가 어깨를 꽉 잡고 차갑게 웃었다.“계속 마셔. 내가 너를 죽이려고 온 것도 아닌데 왜 도망가려고 해?”신현수는 강하린의 어깨를 있는 힘껏 잡았다. 강하린은 밀려오는 통증에 미간을 찌푸렸고 몸을 덜덜 떨었다.“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네 아빠보다 내가 낫지 않아? 이 정도면 귀여운 수준이니까 무서워할 필요 없어.”화가 난 강하린은 마시다가 남은 술을 신현수의 얼굴에 뿌렸다. 신현수는 미처 피하지 못했고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신현수는 술을 닦으면서 강하린을 노려보았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겁도 없이 감히 나한테 술을 뿌려? 오늘 내 손에 죽고 싶은가 봐.”신현수는 강하린의 머리카락을 잡고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내가 틀린 말을 했어? 네 아빠가 사람을 몇 명이나 죽였는지 알아? 너도 살인자 유전자를 물려받아서 이렇게 흉측한 꼴만 보이는 거겠지. 네가 갖은 수단을 써서 민재 형이랑 결혼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죽었을 거야. 너를 죽이려는 사람이 나뿐이겠어? 숨이 붙어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줄 알아야지.”강하린은 발버둥 치면서 말했다.“누군가가 우리 아빠한테 누명을 씌운 거야! 내가 꼭 증거를 찾아서 아빠가 한 짓이 아니란 걸 증명할 테니 기다려.”“억울하다는 거야?”신현수는 화가 솟구쳐 올랐다.“가증스럽게 피해자인 척하면 누가 너를 동정해 줄 것 같지?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야.”신현수가 강하린을 밀쳐버렸다. 강하린은 넘어지면서 책상에 머리를 부딪혔고 충격으로 인해 앞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다.귓가에 울리는 소리를 뒤로한 채 벽을 짚고 일어서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신현수는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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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옆에 있던 남자들이 강하린을 붙잡으려고 달려들었다. 강하린은 앞이 보이지 않아서 소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몰랐기에 웅크리고 앉아서 덜덜 떨었다. 남자들이 강하린을 끌어당기려고 할 때, 누군가가 나타나서 강하린의 앞을 막았다.그 사람은 다가오려는 남자의 손을 발로 걷어찼다.“당신 누구야? 좋은 말 할 때 꺼져. 너도 죽고 싶어?”남자를 단번에 제압한 사람은 바로 주도현이었다. 주도현은 그 남자를 들어서 던졌고 술병이 줄줄이 떨어지면서 산산이 부서졌다. 옆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서 멀찍이 피했고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술집의 보디가드가 달려왔지만 신현수와 친구들을 보고는 쭈뼛거렸다.“너 정체가 뭐야?”신현수는 화가 나서 주도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너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당장 꺼져! 그렇지 않으면 너도 저 미친년처럼 맞게 될 거야.”주도현은 신현수를 힐끔 쳐다보고는 쭈그려 앉아 강하린의 어깨를 토닥이려고 했다. 깜짝 놀란 강하린은 몸을 더 웅크리면서 소리를 질렀다.주도현은 옷이 다 젖은 강하린을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하린아, 나야. 내가 왔으니까 두려워하지 마. 곧 너를 데리고 나갈게.”“도현이야?”강하린이 고개를 쳐들었지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 눈은 다른 곳을 향했다. 주도현이 멈칫하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하린아, 앞이 보이지 않아?”강하린은 울음을 겨우 참으면서 고개를 숙였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도현은 외투를 벗어서 강하린의 어깨를 감싸주었고 천천히 일으켜 세워서 의자에 앉혔다.“조금만 기다려줘.”주도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여기 있는 것들을 다 치우고 같이 나가자.”주도현의 목소리를 들은 강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천천히 피어올랐다.신현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너 누구야? 강하린이랑 무슨 사이인데 그래? 유부녀인 걸 알고도 그러는 건가... 감히 민재 형의 여자한테 손을 대?”주도현은 신현수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지그시 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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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몇 분 후, 주위가 잠잠해지고 주도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다 치웠으니 같이 나가자.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게.”강하린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도현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주도현은 멈칫하더니 곧바로 강하린을 들어 올리고 갔다. 깜짝 놀란 강하린은 자연스럽게 주도현의 목을 끌어안았고 어쩔 바를 몰라 했다.주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하린을 안고 술집을 빠져나왔다.술집 매니저는 아수라장이 된 것을 보고는 직원들을 불러서 부서진 술잔과 술병을 치우게 했다.“아까 그놈이 누군지 알아? 감히 내가 누구인 줄 알고...”술집 매니저는 신현수를 일으켜 세우면서 공손하게 말했다.“죄송해요. 처음 보는 얼굴이라 저희도 당황했어요.”“왜 옆에서 보기만 하고 도와주지 않는 거야? 구경하는 거 재밌었어?”신현수는 술집 매니저의 멱살을 잡고는 따져 물었다. 술집 매니저는 깜짝 놀라서 싹싹 빌었다.“현수 도련님, 제발 살려주세요! 저희 술집은 고객들의 싸움에 절대 가입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어요. 개인적인 원한으로 시작된 싸움에 끼어들 수가 없었어요.”신현수는 술집 매니저를 뒤로 밀었다.“당장 꺼져!”술집 매니저는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났다. 신현수는 바닥에 침을 뱉고는 입가에 묻은 피를 손으로 닦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민재 형, 조금 전에 술집에서 강하린과 마주쳤어요. 그저 몇 마디 나누었을 뿐인데 한 남자가 나타나서 강하린을 보호해 주더라고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커플인 줄 알겠다니까요. 그 남자가 강하린을 안고 나갔어요. 설마 강하린이 형 모르게 사귀는 남자는 아니겠죠?”그 말을 들은 주민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파티에 참석하기 싫은 게 전부 그 남자 때문이었어? 강하린, 우리 아직 이혼하지 않았어! 벌써 다른 남자를 유혹한 거야?’주민재는 굳은 표정을 하고 차에 올라탔다. 연회장에 있던 한유나는 재벌가 사모님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주민재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한편, 주도현은 강하린과 함께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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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주민재는 강하린의 멱살을 잡고 앞으로 끌어당겼다.“당신이 입고 있는 이 옷은 뭐야? 왜 여기서 씻고 있었던 거냐고!”강하린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저기요!”그 모습을 본 주도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주민재는 이제야 강하린의 눈에 초점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당신 눈이 왜 그래?”주민재가 멈칫하더니 물었다.“앞이 보이지 않아요. 먼저 이 손 좀 놓을래요?”강하린이 덤덤하게 대답했다.“당신...”주도현은 달려가서 주민재를 밀쳤고 강하린을 막아주면서 말했다.“하린이를 그만 괴롭혀요! 다른 여자의 눈을 치료해 주기 위해서 당신 아내의 각막을 빼앗은 게 말이 돼요? 당신 때문에 하린이가 실명하게 생겼어요. 더 이상 뭘 더 원하는 거죠?”주민재는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짓고 강하린의 두 눈을 쳐다보았다.“보, 보이지 않는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요. 하린이는 눈이 아픈 척 연기했던 거예요. 눈에 문제가 생겼을 리 없어요.”“아픈 척 연기한 거라고요?”주도현이 차갑게 웃었다.“그러고도 당신이 하린의 남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눈이 아프기 시작한 지 꽤 되었어요. 그동안 아무것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냐고요!”주도현이 말을 이었다.“게다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각막을 빼앗아서 다른 여자에게 주었죠. 당신은 하린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았던 거예요. 당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각막 수술을 받고 회복했으니 된 거 아닌가요? 이제는 그만 하린이를 놓아주세요.”그 말을 들은 주민재는 정신이 들었고 차갑게 받아쳤다.“나랑 하린의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 당신이 뭔데 참견질이에요?”주민재는 주도현의 뒤에 있는 강하린을 끌어당기려고 했다.“집에 가자.”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강하린은 깜짝 놀라서 온몸을 덜덜 떨었다.“이거 놔요!”주도현은 주민재를 뒤로 밀쳤다.“하린이 무서워하는 거 안 보여요? 당신이 필요할 때는 다른 여자의 곁을 지키다가 이제 와서 뭐하는 거죠? 하린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쳤으니 건드리지 마세요.”주민재는 입가에 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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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주민재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강하린을 바라보았다. 초점 없는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이상해졌다.무거운 돌에 눌려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주민재 씨 때문에 하린이가 자극을 받고 힘들어하는 거 안 보이냐고요!”주도현의 말에 주민재는 노려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아직 강하린과 이혼하지 않았어요. 만약 당신이 강하린한테 허튼수작을 부리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친 주민재는 밖으로 나갔다.주도현은 재빨리 달려가서 강하린의 어깨를 토닥여주었고 부드럽게 타일렀다.“하린아, 이제는 다 괜찮아. 그 사람은 이미 갔어.”강하린은 아무 말 없이 눈물만 닦았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주민재는 호텔을 나서면서 전화를 걸었다.“강하린의 눈 상태가 어떤지 제대로 알아봐! 병원에서 진료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했었지? 처음부터 다시 알아보고 보고해.”강하린은 울음을 그치고 주도현이 있는 쪽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도현아, 많이 다쳤어? 나 때문에 괜히 너까지 다친 것 같아서 미안해.”“우리 사이에 미안하다는 말은 필요 없어. 자책하지 않아도 돼.”주도현의 얼굴에 상처가 생겼지만 참을 수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강하린이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주민재가 가만히 있을 것 같지 않던데, 너는 앞으로 어쩔 생각이야?”주도현의 질문에 강하린은 생각에 잠겼다.“나는 그 사람이랑 꼭 이혼할 거야. 그런데 사인하지 않으면 이혼할 수가 없어.”“이혼 소송을 하면 돼. 내가 이혼 전문 변호사를 찾아볼게.”강하린은 주도현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지금 소송하기에는 일러. 며칠만 더 기다려보고 다시 결정하자. 도와줘서 고마워.”강하린은 주민재한테 받은 상처로 인해서 마음이 너덜너덜해졌기에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꼭 이혼하겠다고 마음먹었다.주도현이 다정하게 물었다.“같이 병원에 가서 검사할까?”“아니. 집까지 데려다줘.”강하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병원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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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고지안이 울먹이면서 말했다.“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어떻게 갑자기 실명할 수가 있어? 각막 기증자를 찾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데 어떡해... 너의 눈을 치료해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는 어쩌지?”강하린은 고지안의 말을 듣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고는 말없이 고지안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이때 주도현이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하린아, 내가 꼭 각막 기증자를 찾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네가 실명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고마워.”강하린은 쓴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이번 일을 통해서 이 세상에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운명의 굴레는 강하린을 실명하게 했고 새 각막과 멀어지게 되었다.‘하늘도 내가 실명하길 바라는 거겠지.’한편, 주민재는 강하린이 지내는 아파트 앞에 차를 세워놓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 연기가 차 안에 퍼지면서 지독한 냄새를 내뿜었다.주민재는 초점없는 강하린의 두 눈이 떠올랐다. 기억속의 강하린은 맑고 깨끗한 두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그런데 맑은 두 눈은 빛을 잃고 말았다.강하린이 각막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주민재는 강하린이 싹싹 비는 모습에도 믿어주지 않고 차갑게 내쳤다.‘내가 왜 하린을 믿지 않았을까?’주민재는 수술받는 날에 강하린의 각막을 빼앗았고 강하린은 결국 실명했다. 주민재는 가슴이 답답해졌고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이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비서는 강하린의 진료 기록을 찾아냈고 파일로 전송했다.주민재가 메일을 열어보니 빼곡히 적힌 진료 기록부가 나타났다.강하린이 치료받는 동안 주민재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주민재는 강하린과 같은 집에서 살면서 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그전에 조사할 때는 분명 기록이 없었는데, 하필 지금 찾을 수 있게 되었어. 그렇다는 건...’주민재는 누군가가 배후에서 장난질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민재의 표정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늦은 밤, 고지안은 강하린의 얼굴을 씻겨주고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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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주민재는 강하린의 눈 상태가 어떤지 자세하게 알고 싶어졌다. 병원에 도착한 후, 고지안은 강하린과 같이 검사실에 가서 검사했다.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잠깐 여기에 앉아 있어. 마실 물과 먹을 것을 사러 갈게.”“알겠어.”고지안의 말에 강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지안은 걱정이 되어서 강하린에게 병원에 있는 흰 지팡이를 건넸다.강하린은 지팡이를 들고 복도의 의자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따스한 햇살이 강하린 위로 살며시 내려앉았다. 그 모습은 마치 앞을 볼 수 없는 천사 같았다.이때 어린아이가 달려가다가 강하린의 흰 지팡이에 걸려 넘어졌다. 그 아이는 넘어졌지만 울지 않고 바로 일어나서 달려갔다.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강하린은 지팡이를 떨어뜨렸다.지팡이를 줍기 위해 바닥에 쭈그려 앉아 천천히 손을 뻗었다. 바로 앞에 있었지만 강하린은 찾지 못했고 안절부절못했다. 보는 사람의 마음마저 아프게 하는 모습이었다.주민재는 다가가서 지팡이를 주웠고 강하린한테 건넸다. 강하린은 지팡이를 잡고는 웃으면서 대답했다.“고마워요.”주민재가 멈칫하다가 뭐라고 말하려는데 뒤에서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주민재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편의점에서 돌아온 고지안은 씩씩거리면서 달려오더니 주민재를 밀치고는 마구 욕했다.“우리 하린이를 이렇게 만든 것도 모자라서 무슨 짓을 더 하려고 찾아온 거죠?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냐고요!”“주민재 씨?”강하린은 그제야 지팡이를 주워준 사람이 주민재라는 것을 눈치챘다. 주민재가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 알 수가 없어서 더 불안했다.주민재는 미간을 찌푸린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저 눈 상태가 어떤지 알고 싶어서 찾아왔을 뿐이에요.”“언제부터 관심 있었다고 그래요?”고지안이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하린한테 일말의 관심조차 주지 않았으면서 왜 이러는 건데요? 하린이가 걱정되었다면 각막을 빼앗지 말았어야죠. 각막 수술을 받기 위해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 그 수술을 받지 못해서 상태가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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