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과 비서의 깜짝결혼의 모든 챕터: 챕터 11 - 챕터 20

46 챕터

0011 화

어릴 때부터 외할머니가 음식을 낭비하면 안 된다고 말해줬기 때문에 그녀는 비록 배가 불렀지만 그래도 깨끗하게 다 먹었다.그녀는 외할머니의 말을 잘 들었다.은하 빌라에서 하진 그룹까지 운전해서 10분이면 갈 수 있었다.소정원의 말대로 차에서 내린 후 강수지는 하시원의 뒤를 따라 대표님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순조롭게 비서실까지 갔고 도중에 사람은커녕 귀신도 마주치지 않았다.엘리베이터 내.강수지가 기웃거리며 수상 쩍인 모습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하시원은 미간을 찌푸렸다.“나와 동행하는 게 창피한 일이야?”이 질문에 소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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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2 화

전영미는 여러 사람의 각기 다른 시선 아래서 팔짱을 끼고 강수지의 자리 앞으로 걸어갔다.그녀는 높게 쌓인 서류를 톡톡 치며 높은 자세로 비꼬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강 비서, 정말 미안해요. 오늘은 금요일인데 이 서류들은 모두 긴급 서류라 다음 근무일까지 미룰 수 없어요... 밤늦게까지 야근하느라 수고해요. 12시 전에 모든 서류를 정리해야 해요. 알겠죠?”강수지의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이 멈칫했다.허유리는 보다 못해 작은 소리로 말했다.“부장님, 이렇게 많은 서류를 세 사람이 해도 오늘 밤 12시 전에 다 못 나올지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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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3 화

“하 대표님이 회의 중이신데 업무는 일단 뒀다가 월요일에 끝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먼저 대표님 사무실에 가서 기다리세요, 회의가 끝난 후에 함께 고택으로 돌아갈 거래요.”이렇게 큰 비서실 사무실에는 강수지 한 사람뿐이어서 소정원도 숨기지 않고 말했다.소정원도 그렇게 말하자 강수지도 더는 거절하지 않고 순순히 대표님 사무실에 갔다.하시원의 사무실은 매우 컸는데 이때는 사람이 없어서 더욱 허전해 보였다.강수지는 책상에서 가장 먼 소파를 골라 앉으며 얌전히 기다렸다.그러나 하 대표님은 생각보다 오래 회의를 했다.강수지는 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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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4 화

하씨 가문 고택은 교외에 있었는데 산을 끼고 지어져 산 전체를 차지하고 있었다.이곳은 일찍이 역사가 깊어 제인시에서 보호 건물로 지정되기도 했다.시내를 벗어나자 차창 밖으로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빗소리가 끊기고 차 안은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그녀가 용기를 내어 침묵을 깨려고 할 때 하시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우리 가족에 관해 알아본 적 있어?”강수지는 멍해져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한성준이 바람을 피운 백아린 덕분에 하씨 가문의 구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게다가 회사에서도 이런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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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5 화

하지만 며칠간의 ‘체험'을 통해 하시원의 성적 취향이 정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정상일 뿐만 아니라 그 방면으로...대단한 것 같았다.그녀는 비교할 만한 다른 경력이 없어서 자신의 느낌으로만 판단했다.두 사람은 항상 호흡이 잘 맞아 그녀는 거절할 수 없을 정도였다.“내 얼굴에 뭐 있어?”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와 엉뚱한 생각을 하던 강수지의 가슴이 떨려왔다.“네?”강수지의 시선은 자기도 모르게 하시원의 입술에 닿았고 어젯밤 그가 자신에게 키스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그 감촉이 아직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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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6 화

우렁찬 소리가 들려오자 강수지는 깜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하시원은 흔적도 없이 그녀의 손등을 다독이며 그녀에게 냉정할 것을 귀띔했다.그러고는 거실에 앉아 있는 백발이지만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어르신을 향해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아주 원기 왕성해 보이시니 이런 작은 일로 화낼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강수지는 하시원이 어르신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조금 놀라웠지만 어르신은 생각처럼 언짢은 기색을 보이지 않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자식, 네가 감히 나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 색시를 데려온 것을 봐서 따지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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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7 화

“다 네 탓이야. 입맛이 없어서 좀 늦게 먹겠다고 했는데 무슨 소란을 피우는 거야.”하시원은 말이 없었지만 그윽한 눈동자가 불빛 아래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냉기를 띠었다.그의 기세가 너무 강해서 거실의 분위기도 따라서 차가워졌다.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강수지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우리 집 어른들도 아플 때 입맛이 없을 때가 많아요. 제가 식욕을 돋우는 밑반찬을 만들 줄 아는데 어르신 한번 드셔보시겠어요?”하정수는 구원자를 만난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좋아. 수지가 요리하면 나는 어떻게 해서든 응원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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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8 화

서재.하정수는 금고에서 빨간 상자를 꺼냈다.“수지는 괜찮아 보여. 집안 배경이 평범하지만 현숙하고 내조를 잘할 것 같아. 또 너의 비서이니 업무와 일상생활에서도 다 널 도울 수 있어. 잘 대해줘야 해.”하시원의 표정은 담담했는데 잘생긴 얼굴에는 감정이 나타나지 않았다.“마음에 드시면 됐어요.”하정수는 퉁명스럽게 그를 노려보았다.“내 마음에 드는 게 뭐가 중요해? 나를 위해서 결혼한 거야? 결혼했으면 어서 아이부터 낳아! 내가 죽기 전에 손자를 보지 못하면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거야!”말을 마친 하정수는 심하게 기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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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9 화

이렇게 생각한 강수지는 한결 편해진 말투로 말했다.“대표님, 과찬이세요. 이건 다 제가 해야 할 일이에요.”하시원은 그녀를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보았지만 표정은 담담했다.“오늘 밤 날 위해 많은 문제를 해결해줬어. 잘했어. 보상으로 한 가지 요구를 제출할 수 있어. 내가 들어줄게.”강수지는 잠시 어리둥절해 있다가 살며시 웃었는데 두 볼에는 보조개가 피어올랐다.“하 대표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상을 줄 필요가 없어요. 이미 보수를 줬잖아요.”하시원은 그녀의 맑은 눈동자를 보며 갑자기 물었다.“외할머니를 더 좋은 요양원에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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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0 화

강수지는 얼굴에 화끈 달아올랐다.눈 밑에는 곧바로 물안개가 피어올랐고, 부드럽고 얇은 입술은 유난히 빨갛게 물들었는데 그녀는 자신의 이런 모습이 얼마가 청순하고 매력적인지 모른다.“저... 제가 먼저 할게요.”강수지는 용기를 내어 겨우 이 한마디를 뱉어낸 후 너무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그러나 하시원이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있어 그녀는 피할 틈도 없었다.강수지는 어떻게 하시원에게 ‘고마움’을 표달해야할지 몰랐으나 남자의 정욕으로 충만한 두 눈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이 말을 내뱉었다.그녀에게는 물러설 곳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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