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 파티에서 벌어진 일이 금세 외부로 퍼져 나가자, 네티즌들은 들끓기 시작했다.JS그룹 대표 강준영이 결혼한 사실을 속이고 양다리를 걸쳤다니. 거기에 전승연 역시 생각 없는 사람이라며, 둘 다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아니, 남자가 어쩜 저렇게 비열할 수 있지? 한 여자를 5년 동안 속인 거야?]여론은 완전히 내 편으로 기울었고, 강준영이 저지른 온갖 악행이 들춰지며 끝없이 비난이 쏟아졌다.강준영은 평소 사람들 눈에 늘 점잖고 매너 좋은 신사처럼 비쳤던 터라, 그 충격이 더욱 컸다.누구나 내 사정을 불쌍히 여기며, 나를 안쓰럽게 여겼다.그리고 일이 터진 지 채 24시간이 안 돼, JS그룹 주가가 무섭게 폭락했고, 반대로 LE그룹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나는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욕설을 잠시 훑어본 뒤, 무표정하게 핸드폰을 거두었다.내용은 대체로 똑같고, 별다른 재미도 없었다. 게다가 내 목적은 이미 달성되었으니, 더 볼 필요도 없었다.며칠 동안 늦잠을 자고 있던 어느 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누구지? 경비 아저씨인가?’나는 문을 열자마자 깜짝 놀랐다. 문 앞의 사람은 바로 강준영이었다.이 아파트는 내가 새로 마련한 집이고, 그가 분명 모르는 곳인데 어떻게 찾아온 거지?강준영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꽁꽁 싸맸고, 충혈된 눈만 겨우 보였다.그를 보자마자, 나는 못마땅한 기색으로 말했다.“강준영, 날 미행한 거야?”“정오야, 그래도 난 네 남편인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어?”그는 지쳐 보였고, 목소리도 쉬어 있었다.“헛소리하지 마. 난 네 아내가 아니야.”나는 차갑게 대꾸했다.“이미 벌받을 만큼 받았잖아. 도대체 얼마나 더 원하는 건데? 왜 예전으로 돌아가면 안 되는데?”“난 정말 널 많이 사랑해. 전승연이랑은 어쩔 수 없이 결혼했던 거라고! 왜 날 이해해 주지 못하는 거야? 몇 번을 말해야 믿어줄 거냐고!”“네가 이 일을 이렇게 키워 놓는 바람에, 내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고! 정말 내 인생을 망쳐야 직성이 풀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