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431 - Chapter 440

790 Chapters

제431화

김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조심하고 젓가락을 떨어트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화두는 그녀에게로 돌렸다.소씨 대감은 탁상을 치며 일어섰다.“망할 놈, 단이는 네 형수야!”소하의 미간에도 불쾌함이 물들였고 살짝 내려다보는 눈에는 한기가 한 층 덮였다.김단은 묵묵히 똑바로 앉아서 젓가락을 원래 자리에 놓았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소한을 제외한 소씨네 가족은 모두 그녀를 보고 있었다.소한은 도도하고 냉담한 표정으로 소씨 대감을 쳐다봤다. 그의 입가에는 심지어 하찮게 여기는 미소를 지었다.“지금, 내가 임원을 내쫓는 말을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과 무슨 상관입니까?”그는 죽어도 ‘형수’라는 말을 내뱉을 수 없다.그래서 지금 김단은 그저 다른 사람일 뿐이다.소씨 부인이 봤을 때, 김단은 소한의 시선을 끌려고 조금 전에 일부러 젓가락을 떨군 것 같았다.아무튼, 소한이 계속 임원을 내쫓으려는 것은 무조건 김단 때문이다!소정온마저 불쾌한 눈빛으로 김단을 바라봤다.그녀는 김단이 아직도 예전처럼 소한 앞에서 존재감을 찾고 싶은 것으로 생각한다.아니면, 왜 가만히 있는 젓가락을 떨어트리는가?김단도 당연히 소씨 부인과 소정온의 불쾌한 시선을 느꼈다. 그녀는 그저 눈을 내려다보면서 못 본 척했다.지금, 그녀가 말할 자리가 아니다.소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좀 힘든 것 같아서 단이랑 먼저 가보겠습니다.”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혼자서 바퀴를 굴려서 가려고 했다.‘천천히 드세요.’는커녕, ‘물러가겠습니다.’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그의 모든 말과 행동은 모든 사람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는 그들이 단이를 이 일에 끌어들이는 것을 싫어한다.그러나, 소하가 돌아설 때, 마침 한 시녀가 국 한 그릇을 들고 왔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는 피하지 못했다. 시녀 손에 있는 국은 거의 소하 다리에 다 쏟았다.“아!”시녀는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는 바삐 뒤로 물러서고는 무릎을 꿇
Read more

제432화

소정온은 바삐 일어나서, 얼굴에 기쁨이 넘치는 소씨 대감을 보고 말했다.“아버지, 너무 기쁘셔서 잊었어요? 큰 오라버니의 다리는 큰 형님이 침을 놓으셔서 고친 것인데, 다른 의원을 찾아서 뭐 해요?”소씨 대감은 소정온의 말을 듣고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맞네, 맞아, 단이가 고친 거지, 단이가 정말 큰 일을 해냈어!”소한의 침울했던 얼굴색도 조금 좋아졌다.그는 소하의 다리가 언젠가 다시 감각이 있을 줄 몰랐고, 이 또한 소씨 집안에서 아주 기쁜 일이다.이 순간, 소씨 집안 모든 사람이 감격하는 눈빛으로 김단을 바라봤다. 마치 조금 전에 불쾌한 눈빛으로 김단을 바라보던 사람이 그들이 아닌 것 같았다.다행히도 김단은 개의치 않았다.그녀는 언젠가는 소씨 집안을 떠날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소씨 집안 사람의 태도를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저 소하의 다리가 회복할 수 있다면 그녀는 만족한다.그녀는 진산군댁 의원을 찾아가서 이후로의 치료 방안을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소씨 부인이 갑자기 얼굴에 눈물이 범벅 한 채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단이야, 내가, 내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그녀의 마음속에는 김단에 대해 감격함도 있었지만, 미안함도 있었다.소하의 친어머니는 그녀의 친언니이고 소하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세상 떴다. 소하를 더 잘 보살피기 위해서 소씨 부인이 소씨 대감에게 시집왔다. 그녀는 소하를 친자식으로 대했다.소하가 다리를 다친 후, 소씨 부인은 거의 매일 눈물을 흘렸고, 세상 뜬 언니에게 미안해했다.소하의 다리가 다시 좋아질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니!그녀는 마음속으로 김단을 많이 싫어했다. 또 전에 김단이 소한에게 시집오는 것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방해했다. 그녀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김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소씨 부인은 김단에 대한 미안함을 소한이 보는 앞에서 말할 수 없다.김단은 소씨 부인이 이렇게 눈물 흘리며 감격하는 것을 참아 볼 수 없어 바삐 고개를 흔들었다.“어머님, 이러시지 않으셔도
Read more

제433화

소한이 가버리자, 소씨 대감은 아주 화가 났다.소씨 대감은 제 자리에 앉아서 보이지도 않는 소한의 뒷모습을 가리키면서 화냈다.“망할 놈! 가라 그래! 가거든 다시 돌아오지 말라 그래!”소씨 부인은 바삐 다가가서 소씨 대감의 등을 만지면서 꾸짖었다.“왜 또 홧김에 이런 말 해요? 한이가 집에 오기를 한 달 동안 바래 놓고는, 이제 가면, 또 돌아오길 바라야 하잖아요.”소씨 대감의 마음이 들켜버리자, 그는 눈을 희번덕거렸다.소한은 전에 한 달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사람을 시켜서 부르면, 그저 군에 일이 있다고 핑계 댔다. 그러나 지금 전쟁할 때도 아닌데, 군에 뭐 그리 바쁠 게 있다고 소한이 밖에서 돌아오지 않는지 모른다.이번에도 소씨 대감의 생신을 핑계로 소한을 불러왔는데, 또 이렇게 불쾌하게 헤어졌다.이 광경을 보고, 소정온이 나서서 위로했다.“그래도 큰 오라버니께 좋은 소식이 있잖아요! 둘째 오라버니는..., 우리가 둘째 오라버니께 조금 더 시간을 줘야 할 것 같아요!”소정온의 말을 듣자, 소씨 부인은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고, 소씨 대감은 그저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세 사람의 분위기는 소한이 떠나고 나서 많이 가라앉았다.소하는 걱정하는 눈빛으로 김단을 바라봤다.그는 소한이 그렇게 화가 나서 가버리면 김단이 어색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김단은 소한의 영향을 조금도 받지 않았고, 심지어 그와 눈이 마주칠 때 웃었다.“우리, 돌아가서 침놓을까요?”오늘은 아직 침을 놓지 않았다.김단은 먼저 침을 놓고, 다시 진산군댁의 의원을 찾아가서 다음 단계의 치료 방법을 구하려고 한다. 그녀는 조금 더 노력하면, 소하가 구정 전에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소한이 한 달 동안 집에 돌아오든 말든, 소한이 진산군댁에 이혼장을 얼마나 보냈든 모두 그녀와 상관없다.그녀가 아무렇지 않은 것을 보고, 소하는 그제야 눈에 웃음을 띠면서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시오.”그는 소한의 성격까지 통제할 수 없다.어렸을 적에는 소
Read more

제434화

소씨 부인도 조금 불쾌했다.“제가 가서 데려오면 뭐 해요? 한이가 돌아오지도 않는데...”“그럼, 방법을 대서 돌아오게 해야지오!”소씨 대감도 화가 잔뜩 나서 소씨 부인을 째려봤다.“부부 사이에 싸우다가 금방 좋아지는데, 이렇게 계속 따로 살면 언제 화해할 수 있소?”소씨 대감은 이렇게 말하고는 소하와 김단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소하랑 단이 봐 봐, 지금 얼마나 좋소.”소씨 부인도 소하와 김단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김단은 소하를 밀고 가면서도 가끔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소하랑 이야기했다. 소하 역시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김단이랑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소하의 표정은 아주 기쁘다고 할 수 없지만, 아주 편안해 보였다.예전에 그가 혼자서 마당에 갇혀 사람을 만나지 않을 때랑 비교하면 아주 좋아졌다.비록 소하는 이번에도 한 달 동안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김단과 같이 있어서, 둘 사이의 감정은 아마 더 좋아졌을 것이다.소씨 부인은 이렇게 생각하자, 조금 전에 소씨 대감이 한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했다.부부 사이의 원한은 하룻밤을 지나지 말아야 한다.어쨌든 같이 살면 좋아질 것이다.그래서 소씨 부인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제가 내일 원이를 데리고 올게요.”이 일은 이렇게 결정되었다.이튿날, 소씨 부인은 아침 일찍 진산군댁으로 갔다.임원은 소씨 집에서 그녀를 데리러 왔다는 것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대청에 갔지만, 임씨 부인과 소씨 부인만 있었다.그녀는 소한이 그녀를 데리러 온 줄 알았다.임씨 부인도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소한이 오지 않고 소씨 부인만 온 것을 보고, 그녀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사돈댁, 제가 장모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벌써 한 달이 지났소. 한이는 원이를 한 번도 보러 오지 않았고, 편지 한 통도 없었소. 오늘 원이를 데리고 간다면서도 얼굴도 보이지 않았소. 이러면, 제가 어찌 마음 놓고 원이를 보내겠소?”임씨 부인은 전에 소한이 임원을 쫓아낼까 봐 걱정해서 임원을 빨리 데리
Read more

제435화

소씨 부인은 뜻대로 임원을 집에 데려왔고, 소한도 뜻밖에 집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임원이 돌아온 줄 알고, 소한이 그와 함께 온 것이라 생각하며 다소 기뻤다.“부부 사이에 터놓고 말하면 되지, 이렇게 오래 화나는 게 어디 있어.”소씨 부인은 이렇게 말하면서 임원을 소한에게 밀었다.“됐다. 내가 원이를 데리고 왔으니, 한이도 더는 화내지 말거라. 너희도 오랫동안 보지 못했으니, 이야기 나누거라, 난 먼저 가겠다.”소씨 부인은 부부 사이에 따로 말할 공간을 마련해 주려고 먼저 갔다.소씨 부인이 임원을 미는 바람에, 임원은 하마터면 소한 품에 안길 뻔했다. 그녀는 소한이 거부하는 것 같아서 억지로 발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소한 옆에 서 있었다.두 사람 사이는 그녀가 손만 뻗으면 그의 손등에 댈 수 있는 거리여서, 그녀의 마음은 조금 떨렸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부드럽게 소한을 불렀다.“소한 오라버니...”“연기하지 마시오.”소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소한은 음험한 눈빛으로 임원을 흘겨봤다.소한의 깊은 눈동자는 임원의 연약한 척하는 외면을 알아차리고 말투도 거침없었다.“요즘 당신이랑 싸울 시간이 없소. 눈치껏 집에서 조용히 있으시오. 그렇지 않으면...”소한은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지만, 흉포한 눈동자는 사람을 놀라게 했다.그는 김단 때문에 돌아왔다.소씨 대감이 아이를 낳으라고 한 말이 그의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돌아왔는데, 임원이 돌아올 줄 몰랐다.하지만, 오히려 임원이 있어서, 소씨 부모님이 그에 대해 조금 덜 경계할 수도 있다.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그를 건드릴 수 있는 건 아니다.임원은 소한의 말에 놀라서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감히 그를 보지도 못했다. 그녀의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돌았다. 그녀는 겁에 질린 듯 말했다.“소한 오라버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 이제 더는 말썽 피우지 않을게요.”그녀는 잘못했다고 하지 않고 ‘말썽’이라 말했다.지금까지도 그녀는 잘못을
Read more

제436화

소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임원을 위아래로 훑었다.소한도 그녀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분명히 다른 목적이 있을 터,허나 아무 상관 없었다.소한이 돌아 온 이유는 김단과 소하의 사이를 방해하기 위함이다.그 변명을 기회로 삼아 갔다 오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은가.곧이어 소한은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소하는 김단에게 새총을 가르치고 있었다.김단은 한달 전 보다 많이 능숙해졌다.우동 나무에서 열 걸음 떨어진 곳에서도 나무를 맞출 수 있었다.정확도만 부족할 뿐이다.김단은 계단에 앉았다.소하는 김단의 손을 잡아 자세를 교정해주었다.중심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서 소하는 김단의 얼굴에 가까이 댔다.이어서 김단은 그의 지도 아래, 총을 날리자 중심을 정확히 맞추었다.이때, 소한이 들어왔다.김단은 왼쪽 눈을 질끈 감고, 오른쪽 눈으로 돌을 보고 있었다.한편, 소하의 얼굴이 김단의 얼굴과 거의 맞닿기 전이다.붙어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소한은 안색이 어두워졌다.두 주먹을 꽉 쥐었다.옆에 있던 임원이 그 모습을 보고 소한에게 다가갔다.그의 어두워진 얼굴을 보고, 임원은 마음 속으로 몰래 웃음을 지었다.이때, 소하가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방해 받았다고 생각했는지, 소하의 두 눈이 어두워졌다.한편, 김단은 잡고 있던 돌을 날렸다.‘팍’ 이라는 소리와 함께 나뭇가지의 중심에 맞고 떨어졌다.김단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소하를 바라보았다.“보셨습니까? 나뭇가지를 맞췄습니다!”소하는 자상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보았다, 참으로 잘했다.”그리고 손을 뻗어 김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모습은 다정하고, 친근하기 그지없었다.마치 두 사람의 사이가 많이 가까워졌다고 알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김단은 움찔했다.방금 전의 소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하지만 들려오는 목소리에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형님, 형수님.”임원이 그들을 불렀다.김단은 그제야 소한과 임원이 마당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아챘다.소하의 방금
Read more

제437화

소한은 그제야 제정신을 차린 듯이 시선을 돌렸다.“형님, 다리는 어떠십니까?”사실 소한이 알고 싶은 것은 그것이 아니다.소하는 이미 알아차린 듯이 짧게 대답했다.“괜찮다.”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임원과 소한이 사리를 분별할 수 있다면 이쯤 물러가야 하는 게 맞다.하지만 소한은 자리를 떠날 마음이 없었다.“오랜 시간 형님과 바둑을 두지 않았습니다. 마침 오늘 시간이 나니, 한 판 두시는 게 어떠하옵니까.”그의 심보가 뻔히 보였다.소하가 거절을 하기도 전에 임원이 말을 이었다.“저도 마침 형수님과 좋게 할 말이 있사옵니다.”‘좋게’ 라는 말에 힘을 주어 말했다.김단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임원을 바라보았다.임원은 그녀를 상징하는 ‘다정함’ 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하지만 두 눈은 김단에게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강압적인 태도에 김단이 눈살을 찌푸렸다.임원의 태도와 기세는 전혀 잘못한 사람의 행실이 아니었다.그러하다면, 자신이 직접 알려 주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잘못했으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말이다.곧이어 미소를 지어 보였다.“좋소.”임원을 따라, 소한도 자리에 남아 소하와 바둑을 둘 수 있었다.방 안, 바둑판에 흑돌과 백돌이 가득했다.소한은 바둑을 두면서도 시선은 밖을 향했다.하지만 소하는 바둑판을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다.“바둑에 집중하게.”소한은 그제야 다시 바둑판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소하를 한번 보고는 바둑을 두었다.한편, 방 밖.우동 나무 밑에서 김단은 땅에 가득한 돌을 바라보고 있다.입꼬리가 올라가더니 임원에게 말했다.“제수 씨가 주워주겠소?”임원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녀의 시선은 자신도 모르게 방 안을 향했다.곧이어 고개를 끄덕였다.“예.”임원은 허리를 숙여 돌을 주웠다.하지만 김단은 옆에 앉아서 차가운 눈을 하고 있다.임원이 땅에 떨어진 모든 돌을 줍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나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이오?”임원은 손에 들고 있던 돌을 바구니 안에 넣고는 김단을
Read more

제438화

임원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김단은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나를 보자마자 눈물을 쏟았소, 지금처럼 꼴 보기 사납지만 적어도 그때의 눈물은 진심이라고 생각하오.”“그때 자네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물었소, 허나 자네의 대답은 만족스럽지 않았소. 자네의 잘못은 유리그릇을 깬 것뿐 만이 아니오, 침묵도 있소. 내가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시종일관 침묵을 하지 않았소? 이 점은 임학이 내가 자네를 물에 밀었다고 오해했을때도 바꾸지 않았소.”“그래도 그때는 자네가 악독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소. 허나, 지금은? 임원, 자네의 손에 몇 명의 목숨이 떠났는 지 아시오? 진정 그들이 자네의 꿈에 찾아온 적이 없소?”조모, 거지, 명희..임원은 자리에 얼어붙었다.눈 밑에는 두려움이 감춰 있다.하지만 고인 눈물은 절대로 흐르지 않았다.그녀는 더 이상 이전의 임원이 아니었다.이전의 임원이라면 눈물을 쏟아냈을 것이다.김단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자리에서 일어나 임원 앞으로 다가갔다.“명희는 가슴 팍에 단검이 꽂혀 죽었소, 바로 이 자리오.”말하면서 임원의 가슴 팍에 손가락을 힘껏 갖다 댔다.“피가 터질 듯이 나와서 막을 수도 없었지. 의복이 순식간에 피로 물들더군, 입에서도 피가 철철 흘렀지.”임원의 눈동자가 세게 흔들렸다.마치 명희가 자신의 앞에서 죽은 것 같았다.김단은 계속 말을 이었다.“시체를 가서 보기는 하였소? 시체를 처리해주기는 하였소? 아니면, 난장지에 버리고 새의 먹이가 되도록 내버려둔 것이오?”그 아이는 네 동생이라고, 김단은 마음속으로 한없이 외쳤다.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오늘의 임원은 두 손 가득 피가 묻어 버리고 말았다. 만약 모든 사실을 알게 되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명백한 위험은 피하기 쉽지만 숨겨진 위험은 막기 어렵다.김단은 임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그저 자신의 사람들이 다칠 것이 두려웠다.쇠돌이가 그 예시가 아닌가.김단이 쇠돌이를 통해 임원을 위협했었다.결국 임원이 그를 죽일 뻔하지
Read more

제439화

임원이 소리를 한 바탕 질렀다.하지만 방 안의 두 사내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방법이 이제는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이전에는 자신이 눈물 한 방울만 흘려도, 진산군 관저의 사람들이 다가와 위로해주기 바빴다.소한도 마찬가지였다.허나 오늘의 소한은 마치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임원은 이미 소한이 자신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허나...작은 측은지심도 없는 것인가.김단은 임원의 시선을 따라 방 안을 바라보았다.소한의 준수한 얼굴에는 냉기가 가득했다.김단도 마음 한편이 좋지 않았다.허나, 소한은 항상 이러지 않았는 가.그녀를 지켜줄 때에는 한양 전체를 둘러보며 복수를 해주곤 했다.하지만 더 이상 지켜 주지 않을 때는 모르는 사람처럼 대했다.김단이 고개를 돌려 임원을 바라 보았다.“기억하시오. 이 세상에서 잘난 척 할 자격도 없는 자가 자네라는 것을. 나는 자네와 싸우지 않을 것이오,ㅜ자네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내가 싫소. 작은 며늘 아씨의 본분을 지키시고, 다시는 나를 찾아오지 마시오. 그렇지 않으면 자네도 편히 지내지는 못할 것이오.”김단을 말을 끝내고 자리를 떴다.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임원의 몸이 떨기 시작했다.분노였다.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두려움도 섞여있다.임원은 김단이 무섭다.삼년 전에 김단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무서웠다.임원의 모든 것은 김단으로부터 훔쳐 온 것이 아닌가.허나..지금은 두려워 할 때가 아니다.본분을 지키라니,소한이 방금 자신에게 한 경고가 아닌가.어찌 본분을 지킬 수 있을까.하늘 아래 모두가 평등하다면 각자의 본분을 지킬 수 있을 터,김단이 죽으면 자신의 본분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분노로 가득 찬 두 눈은 김단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이때, 그림자 하나가 그녀의 시선에 나타났다.소한이었다.소한이 방 안에서 나와 김단을 쫓아갔다.임원은 더 크게 분노했다.하지만 입가에는 냉기가 느껴졌다.
Read more

제440화

익숙하지만 낯선 그림자였다.김단의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거리가 가까워질까 봐 김단은 몸을 돌리지 않았다.그저 앞에 있는 책장을 바라보며 물었다.“아내 대신 몇 마디 하려 오셨습니까?”소한은 그녀의 뒤에 서있다.쪽진 머리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그리고 주먹을 꽉 쥐었다.억누르는 듯한 말투도 답했다.“내가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 않소.”“모르옵니다.”김단이 차갑게 대답했다.“소 장군의 작은 일도 알고 싶지 않습니다.”“단아..”소한의 목소리가 떨렸다.그리고 깊게 숨을 들이켰다.생각이 트인 듯 목소리가 한층 가벼워졌다.“괜찮소. 천천히 들려주겠소. 알고 싶지 않은 것도, 알고 싶은 것도 다음에 모두 들려주겠소.”하지만 그의 대답에 김단은 그저 코웃음을 칠 뿐이다.다음?“저와 소 장군 사이에 다음은 없습니다.”김단은 그녀가 말한 대로 더 이상 소한을 신경쓰지 않았다.분노를 참고 있던 소한에게 불이 붙은 것 같았다.“누구와 다음이 있고 싶은 것이오?”질투 섞인 질문에 김단은 대답하지 않았다.하지만 소한은 그녀의 어깨를 잡아 자신의 방향으로 돌리려 했다.김단도 버텨 보았지만 힘이 상대가 되지 않았다.결국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그의 눈가가 붉었다.“누구, 누구와 다음이 있고 싶소?”소한이 다시 물었다.평소의 눈빛과는 다르게 다급함과 애원함이 들어있다.“내 아우와 계속 지낼 생각이오? 낭자,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니오!”김단은 소한의 눈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심지어 그의 눈동자에서 자신의 침착한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마치 이전에 김단이 소한을 찾으러 갔을 때와 같았다.자신이 혼인을 바꾸지 말라고 부탁했을 때, 그의 반응과 같았다.“제가 누구와 함께 하든지, 소 장군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그리고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소 장군의 이러한 행동이 저에게 얼마나 해로운 지 아십니까.”소하의 집에 하인이 없기에 망정이다.만약 그
Read more
PREV
1
...
4243444546
...
79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