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윤은 문득 생각에 잠겼다. ‘도운 오빠가 나에게 보이는 이 모든 관심은 결국 시아 언니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거겠지. 그래서 나를 이렇게까지 챙겨주는 거고...’ ‘아마 이게 바로 그 말로만 듣던,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그 사람의 주변까지 사랑하게 된다는 걸까...’“알겠어요... 형... 오빠, 감사해요. 이제 이해했어요...” 아윤은 ‘형부’라는 말을 꺼내려다 멈췄다. 단 두 글자였지만, 끝내 입술을 떼지 못했다. 도운은 잠시 미간을 찌푸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윤이가 선택한 호칭을 묵인한 셈이었고, 방금 그녀가 보였던 행동에 대해서도 그저 철없는 아이로 생각했다. 결국 아윤은 태오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 대신 태오의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속으로 조용히 되뇌었다. ‘설령 태오가 자기 자신을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더 신중해야 하는 거 아닌가... 부모님이 쏟아온 수년간의 정성과 노력까지 저버릴 수는 없을 텐데...’그리고 다음 날, 태오의 부모님이 경찰서를 찾아간 뒤 태오는 마침내 풀려났다. 아윤은 그날 경찰서에 가지 않고 학교에 머물렀다. 태오와 관련된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묻지 않았으며, 태오 역시 그녀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 그 후 며칠 동안 아윤은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냈고, 집으로 돌아가지도, 학교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다. 그러던 중 시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시아는 아윤에게 태오의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물었고, 아윤은 이미 모든 일이 해결되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리고 전화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언니와 도운 오빠에게 정말 감사해요.” [고맙긴, 그런 말 하지 마.]시아는 전화를 끊었지만, 어딘지 모를 막막한 기운이 가슴 속에 잔잔히 깔렸다. 마치 무거운 돌덩이가 마음 한켠을 짓누르는 듯했다. 한편, 간병인은 VIP 병실 내 간이주방에서 대추차를 준비하던 중, 병실 안에서 들려온 낯선 소리에 놀라 급히 뛰쳐나왔다. 그리고 간
Last Updated : 2024-12-1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