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얼굴만 봐도 송태준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삼촌, 언제부터 거기 서 있었어요? 소리라도 좀 내지.”연이진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를 보면서 말했다.“봐야 하는 거, 보지 말아야 하는 거 다 봤어.”송태준은 등골이 오싹했다.“난 그냥 걔랑 장난한 거예요. 뭐 어쩌지도 않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아요.”연이진은 시선을 거두고 휴대전화를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얼음장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아들이 강간 미수, 납치, 폭행, 집단 범죄 혐의를 받고 있어요. 오늘 가만히 내버려 둔다면 당신 대신 내가 경찰서에 보낼 겁니다.”송태준은 머리가 쭈뼛 서는 것만 같았다.“삼촌...”상대가 뭐라 했는지 연이진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두 눈에 차가운 기운이 더 짙어졌다.“꺼져. 네 아버지가 널 찾고 있어.”아버지라는 소리에 송태준은 안색이 다 창백해졌다.평소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든 아버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연이진이 한마디만 해도 적어도 3개월은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면서 살아야 했다.지난번에 연이진을 건드렸을 때 갈비뼈와 두 다리가 부러져 창고에 3개월 동안 누워있었는데 진통제조차 주지 않았다.송태준의 안색이 말이 아니었다.“삼촌, 여자 때문에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요? 혹시 걔랑 진짜 뭐라도 있는 거예요?”연이진이 날카롭게 째려보았다.“한마디만 더 물었다간 처벌이 배가 되는 수가 있어.”송태준은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연이진이 탄 랜드로바가 사라질 때까지도 송태준은 어두운 얼굴로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형님, 이제 어떡해요?”옆에 있던 부하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물었다.“어떡하긴 뭘 어떡해? 피가 나는 거 안 보여? 가서 약 발라야지.”송태준은 화를 내면서 손에 묻은 피를 털고는 초라한 모습으로 엘리베이터에 탔다.‘X발, 임가연 이 나쁜 년. 언젠가는 널 따먹고 만다, 내가.’...그 시각 차 안, 진하온은 운
Last Updated : 2024-12-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