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욱은 이마에서 흐르는 피를 닦고 조심스럽게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여보, 미안해. 네가 너무 늦게 왔지? 나...!”나는 있는 힘껏 창욱의 뺨을 때렸다.“지창욱, 너 그러고도 사람이야? 네 딸이 실종됐는데, 이렇게 여러 날 집에 오지도 않고, 네 딸이 무사히 있는지는 그 여편네보다 안 중요해?”창욱은 내 말을 듣고 표정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넌 말을 꼭 그렇게 해야겠어? 여편네? 김윤하, 너 교양은?”마음이 이미 다혜 쪽으로 완전히 기운 남자를 보고 나는 창욱의 양심이 있기를 기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내 딸이 걔네한테 뺏겼는데, 무슨 교양을 따져?”“걔가 너랑 결혼하고 싶대? 그럼, 수연이 데려오면 내가 너랑 당장 이혼할게! 이 자리 걔한테 주면 되잖아. 우리 수연이 아직 그렇게 어린데, 무서울 거야...!”“됐어!”창욱은 짜증이 난다는 듯이 내 말을 잘랐다.“김윤하, 너 미쳤어? 다혜는 그저 돈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인턴일 뿐인데, 그런 나쁜 말로 말했으면 됐지, 지금은 그런 큰 책임을 다혜에게로 밀어? 넌 다혜를 죽일 생각이야?”익숙한 얼굴에는 예전의 부드러움은 이미 사라졌고 나를 짜증 난다는 듯이 바라보기만 했다.“그리고 나 일이 바쁜 거 잘 알면서 나보고 수연이 데리러 가라고 했잖아. 수연이 정말 실종된 거라면 넌 책임 없어?”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창욱을 바라보았다. 나는 창욱이 왜 이렇게 당당한 태도로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그 순간 나는 창욱의 마음이 이미 떠난 지 오라고, 이제는 더 이상 나와 수연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창욱은 말이 좀 심했다는 것을 느끼고 조심스럽게 내 손을 잡았다.“여보, 수연한테 절대 무슨 일 없어! 내가 장담할게! 아주 안전해! 날 믿어, 응?”나는 창욱한테서 내 손을 빼냈다.“너랑 백다혜가 수연이 데리고 간 거야? 안전하다면 왜 나에게로 데려다주지 않는 건데? 백다혜가 네 아이를 임신해서? 나랑 수연이 잘 사는 거 못 봐서 내 곁에서 빼앗아 간 거야?
최신 업데이트 : 2024-11-2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