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순은 한참 동안 넥타이를 풀려고 애썼지만, 전혀 풀리지 않았다. “어머, 이거 참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안 풀리는 거죠?” 은하는 점점 더 세게 조여오는 넥타이에 손목의 통증을 느낀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주머니, 그만하세요. 제 화장대에 눈썹칼이 있으니, 그걸로 잘라버리세요.” “네, 바로 가져올게요.” 장옥순은 눈썹칼을 가져와 넥타이를 조심스럽게 잘라냈다. 은하는 손목을 돌려가며 뭉친 근육을 풀고,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한편, 장옥순은 아무렇지 않은 듯 숙련된 손길로 침대 시트를 바꾸려했다. 매번 두 사람은 시트를 더 이상 쓸 수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엔, 시트가 의외로 깨끗했다. 단지 약간의 구김만 있었을 뿐, 다른 흔적은 전혀 없었다. 장옥순은 의아한 마음에 눈을 깜빡이며 욕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까 그 분위기로 봐선 꽤나 난리였을 텐데, 왜 이렇게 깨끗한 거지?’ 장옥순은 두 사람이 함께 한 시간을 떠올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설마... 이렇게 빨리 끝난 건가?’ 장옥순은 순간적으로 무언가를 깨달은 듯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치 엄청난 비밀을 알아낸 것 같은 표정이었다. 장옥순은 얼른 새로운 시트를 다시 내려놓고, 사용했던 시트를 정리하는 데에 그쳤다. 욕실에서 나온 은하는 찢어진 옷을 보며 한숨을 쉬고, 옷장을 열어 아무 옷이나 꺼내 입었다. 옷을 갈아입은 그녀는 방 중앙에 놓인 3미터짜리 침대를 바라보았다. 그 침대를 보자, 과거 결혼 초기의 기억이 떠올랐다. 윤호는 신혼 첫날밤, 집에 없었지만 그 뒤로 한 달 동안은 매일 집에 돌아왔다. 은하는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방옥자가 내린 엄격한 지시 때문이었다. 방옥자는 신혼 첫날밤, 일을 핑계로 아내를 홀로 두고 떠난 윤호의 행동에 화가 잔뜩 났었다. 그래서 이런 지시를 내려 은하를 보상해주려 했다.고씨 가문에서는 윤호와 유연의 일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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