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후는 임하늘과 함께 내 유골을 돌려받으러 임기택을 찾아갔다. 두 사람 모두 울어서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나는 사람의 감정이 시간을 기준으로 측정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는 오빠와 18년을 함께 살았지만 오빠는 한 번도 나를 안아주지 않았다. 나를 사랑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이 세상에서 느낀 대부분의 사랑은 임하늘과 임시후로부터 온 것이었다.나는 새로운 삶을 향해 달려가던 그날 밤에 죽었다.“윤설이 유골을 돌려줘.”임하늘의 얼굴은 마치 얼음처럼 차가웠다. “윤설이는 네 곁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았을 거야. 윤설이가 마지막으로 한 일은 네 곁을 떠난 거잖아. 안 그래?”임하늘은 내 앞에서 오빠를 욕할 때처럼 노골적이지 않았고 최대한 품위를 지키려 노력했다. 내가 거칠게 말하는 임하늘과 친구라는 이유로 남들에게 무시당하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임기택, 너도 윤설이를 미워했잖아. 아니야?”임하늘은 임기택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는 눈을 내리깐 채, 내 유골을 안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긴, 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임하늘은 그를 쉽게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아니라면, 왜 네 의붓여동생 임리아와 함께 친여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어?”“이건 리아랑 아무 상관 없어. 리아까지 끌어들이지 마.”임기택은 무의식적으로 말하며 그녀를 변호했고, 이를 본 임하늘은 냉소를 지었다.“임리아가 학교에서 윤설이를 괴롭히는 걸 오빠인 너라도 막았더라면 윤설이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죽지 않았을 거야. 설마 네 여동생이 겪은 일들이 너한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거니?”임기택이 대답하지 않자, 임하늘은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 이때 임시후도 앞으로 나서서 유골을 빼앗으려 했다.“더 말해야 돼?”“임기택, 평생 기억해. 네 여동생은 네 손으로 죽인 거야.”‘네 여동생은’‘네 손으로’‘죽인 거야’그 말에 임기택은 온몸을 떨었고 유골 단지마저 땅에 떨어뜨렸다. 단지가 바닥에 닿으며 맑은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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