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죽음의 모든 챕터: 챕터 11 - 챕터 12

12 챕터

제11화

[30억, 많지도, 적지도 않은 금액이지. 돈을 주면 네가 알고 싶어 하는 걸 전부 말해주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왕민지의 아버지 왕태산의 목소리는 마치 깊은 심연에서 울려 나오는 것 같았다. 몹시 차갑고 계산적인 목소리였다. 엄마는 핸드폰을 꽉 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하지 않나?” 엄마는 거의 울부짖듯 외쳤다. [양심?] 왕태산은 세상에서 가장 웃긴 농담이라도 들은 듯 비웃었다. [돈 앞에서 양심 따위는 진작에 사라졌지.] 엄마는 더 이상 대꾸할 힘도 없이 벽에 기대어 속삭였다. “좋아... 알겠어. 그 돈 줄게. 하지만 먼저 진실부터 말해.” 두 사람이 거래는 한 낡은 공장 앞에서 이루어졌다. ...해는 기울어져 더럽고 얼룩진 벽을 비추었고, 공기에는 철과 습한 흙냄새가 섞여 있었다. 왕태산은 큰 선글라스를 끼고,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나타났다. 엄마는 직접 고용한 몇몇 경호원들과 함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돈은 가져왔나?” 왕태산은 서두르며 물었다.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고, 경호원들은 돈이 든 가방을 밀어 그에게 건넸다. “이제 말해.” 왕태산은 돈을 확인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딸이 열 살 되던 해 그 사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어.” 왕태산은 그날, 예나 언니가 죽은 사건의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왕민지가 우리 집안이 부자인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꾸민 계략이었다.민지는 우리 예나 언니가 담을 넘는 순간 일부러 다리를 잡아당겨 바닥에 나뒹굴게 했다. 바닥에는 못이 박혀 있었으니 언니는 그 자리에서 못에 찔려 죽을 수밖에 없었다. 예나 언니가 죽은 후, 민지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설득해 가족과 연을 끊고, 우리 집에 들어와 예나 언니와 비슷한 외모를 이용해 예나 언니의 삶을 대신 살기로 계획했다. 왕태산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엄마의 가슴에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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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나는 공중에서 그 잔혹한 장면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제 누가 더 비참한지 봐라!” 민지는 잠시 숨을 고르며 말을 이어갔다. “그때 내 말을 들었더라면, 왕예은이 죽기 전에 신장을 나한테 기증했을 텐데...” 그녀는 팔을 들어 올려 팔뚝에 남아 있는 주삿바늘 자국을 보여주었다. “이걸 봐! 매일 투석을 받는 건 지옥에서 사는 것과 똑같다고.” 그리고 다시 야구방망이를 들어 더 강하게 휘둘렀다. 매번 방망이를 내리칠 때마다 민지는 모든 증오를 힘으로 변환해 엄마에게 쏟아부었다. “이게 당신이 받아 마땅한 벌이야!” 그녀는 소리쳤다. 엄마는 그렇게 잔인하게 맞으면서도, 힘겹게 왕민지에게 기어가며 말했다. “넌 내 딸을 죽였어...” 그 목소리는 미약했지만, 그 안에는 깊은 분노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민지는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민지는 높은 구두의 뒷굽으로 엄마의 손가락을 짓밟아 피와 살이 뒤엉켰다. “이 늙은이가 아직도 반항이야? 힘이 아직도 남았나?” 왕민지는 히스테리컬하게 웃으며 외쳤다. “오늘은 널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해주지!” 방 안은 마치 어둠이 마지막 한 조각의 빛마저 삼켜버린 듯, 절망과 분노, 증오가 얽혀 가장 비극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펼쳐졌다.이때, 경찰의 발소리가 지하실 어두운 공간에 울려 퍼졌다. 경찰의 발소리가 마치 민지의 심장을 짓밟는 듯했다. 철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눈 부신 빛과 함께 경찰들이 그 음산한 공간으로 뛰어들었다. “모두 움직이지 마!” 강력한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민지는 충격에 휩싸여 몸을 떨었고, 그동안 오만했던 눈에는 두려움만이 가득했다. 엄마는 바닥에 버려진 폐기물처럼 쓰러져 있었고, 거의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나는 공중에서 여전히 복잡한 감정으로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어떻게 여기를 찾았지?” 민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지만, 그녀는 이미 답을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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