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최희연은 사적인 얘기를 많이 나누곤 했는데 내용은 주로 과거 얘기였다. 하지만 이런 얘기들을 남들이 듣는 곳에서 하기엔 조금 낯부끄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특히 석지훈과 왕자현 앞에서 말이다. 두 사람의 안색이 어두운 것을 보아하니 우리 둘은 사고를 친 것이 분명함을 깨달았다.입이 방정이지.나와 최희연의 과거일, 이 두 남자가 나타나기 전 까마득한 때의 일이었기에 나는 이 두 사람이 삐친 건지 아니면 질투하는 건지 긴가민가해졌다. 아마도 내심 신경이 쓰이는 거겠지?희연은 재빨리 사과했다.“수아가 그냥 말해본 거예요. 난 저런 얘기를 한 기억도 없어요. 이제 가요. 저 앞쪽에 은방울꽃이 핀 곳이 있대요. 엄청 예쁜가 봐요.”저녁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 뻔했지만 나는 어색한 분위기를 되살려 보려고 바람 잡으며 말했다.“가봐요, 엄청 이쁠 것 같아요.”왕자현은 울음이 그치지 않은 윤아를 석지훈에게 넘겼고 석지훈은 윤아의 얼굴을 어루만져주면서 달래주었다. 왕자현은 팔짱을 꾀고 우리를 지켜보았다. 어디까지 연기하나 보려는 듯 말이다.애써 연기를 이어가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나는 바로 잘못을 인정했다.“미안해요, 우리가 잘못했어요.”왕자현은 최희연을 보면서 냉담하게 말했다.“감성적이고 예민하고 자존심도 세지만 사랑 앞에선 불도저 같은 사람이라고? 최희연, 널 어떻게 하면 좋을까?”“미안해요, 나 진짜로 그냥 해본 소리예요.”나는 안절부절못하며 석지훈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냈고 석지훈은 그런 내가 안쓰러웠는지 왕자현에게 꽃밭으로 가자고 얘기했다.그렇게 우리 네 사람은 윤아와 함께 꽃밭으로 향했다. 두 남자가 아이를 안고 앞쪽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나와 희연은 뒤에서 터덜터덜 따라가며 서로를 위로했다.희연은 짜증 내며 말했다.“저 두 사람 지금 쿨한 척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분명 이따가 집 돌아가면 본모습을 보일 거야. 우리를 무시하는 그게 벌인 거지. 특히 자현 씨랑 지훈 씨 성격이면 후덜덜…아, 네 말이 맞아. 아까 진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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