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빈을 발견한 박한빈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그리고 처음엔 어두웠던 눈빛이 점점 놀람과 억울함으로 변해갔다.성유리는 큰일이 날 것 같은 불안함에 서둘러 해명했다.“박한빈 씨가 생각하시는 그런 거 아니에요. 저랑 이우빈 씨는... 아, 맞다! 한빈 씨도 잘 알죠? 이번 작품에서 남자 주인공 역할을 맡은 사람이에요.”성유리는 급하게 해명하느라 말을 얼버무렸다.그때, 이우빈이 빠르게 다가와 먼저 입을 열었다.“박 대표님,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그냥 작가님께 간단한 물건을 전해드리러 왔을 뿐입니다.”그럼에도 박한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이우빈을 바라볼 뿐이었다.원래 미소를 짓고 있던 이우빈의 얼굴이 그 시선과 맞닿는 순간 점점 굳어졌다.단 2초 동안의 눈 맞춤이었지만 그렇게 짧은 순간에 분위기가 압도당한 듯했다.기세가 꺾인 이우빈의 미소는 점점 경직되어 갔다.결국, 그는 당황한 듯 성유리를 은근슬쩍 바라보았다.“먼저 가보세요.”성유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우빈은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길은 본능적으로 다시 박한빈을 향했다.그러나 박한빈은 더 이상 이우빈을 볼 필요도 없다는 듯 무심하게 캐리어를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그 후,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한쪽에 던지듯 놓고 소파에 앉았다.진짜 ‘황비’가 다시 자신의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한 듯한 모습으로.물론 그렇게 나올 만도 했다. 어차피 박한빈은 지금 성유리의 남편이니까.이우빈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성유리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 뒤,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떠나는 이우빈의 발걸음은 지나치게 빨랐다. 마치 조금이라도 늦으면 전쟁터 한복판에 휘말릴 것만 같은 기세였다.성유리는 문을 닫고 나서야 천천히 박한빈이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여긴 어떻게 온 거예요?”박한빈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팔짱을 꼈다.그 힘이 얼마나 강한지 손등 위로 툭툭 튀어나온 핏줄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였다.지금 그는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음이 분명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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