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결국 그는 차분하게 말을 마쳤다.그 모습에 윤도준조차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윤도준 또한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안심하세요! 제가 꼭 돕겠습니다! 아, 아니죠. 원래 저희가 해야 할 일이잖아요. 걱정 마세요!”그러면서 동료들에게 신호를 보냈다.곧이어 박한빈의 휴대폰 속 사진이 출력되었다.사진을 다시 마주한 순간, 윤도준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어딘가 낯이 익었고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았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윤도준 씨?”조심스러운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오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윤도준은 여전히 박한빈이 사무실 안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아, 맞다. 박 대표님, 이쪽으로 오세요. 호텔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박한빈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윤도준은 가볍게 웃으며 손을 뻗어 문을 열어 주었다.한편, 방금 경찰서로 끌려온 남자는 여전히 소리치고 있었다.“아니, 우리는 정말 자발적으로 결혼한 거라니까요! 나랑 이 사람 같은 마을에서 자랐어요! 어릴 때도 얘네 집에서 밥 먹은 적도 있다니까요!”“이번 결혼도 양가 부모님 다 동의하셨고 어제 막 신부 집에 예물까지 보냈어요! 200만원 이나 줬다고!”“설아, 너도 빨리 말해 봐! 내 말이 다 사실이지?”여자는 마치 명령을 받은 것처럼 남자의 옆에서 고개만 끄덕였다.“진정하세요. 문제는 현재 민설 씨 신분과 서류상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기 신분증상의 출생 연도를 보세요. 서류상 민설 씨는 지금 마흔 살이어야 해요. 그런데 이 사람이 마흔 살처럼 보이나요?”경찰이 그들 맞은편에서 차분히 설명했다.남자는 여전히 뭐라고 변명하려 했지만 박한빈은 더 이상 들을 생각이 없었다.그저 고개를 숙인 채 앞으로 걸어 나갔고 막 로비를 빠져나가려던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서훈이었다.그때 그 상황에서, 박한빈은 절대 이길 수 없었다.경찰이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창문이 깨진 후엔 결국 그들과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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