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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도겸을 본 순간, 정은은 은근히 놀랐다.도겸은 사실 학교 근처에 있는 이런 작은 식당에 오길 좋아하지 않았다. 정은을 쫓아다닐 때, 두 사람 함께 와서 먹은 적이 있는 것 외에, 정식으로 사귄 다음, 도겸은 더 이상 이런 곳에 오지 않았다.그러나 이건 상관이 없었지만, 진정으로 정은을 놀라게 만든 것은 도겸이 지금 안고 있는 여자가 바로 심경혜였던 것이다.이 다정한 행동을 보니, 아마도 연인인 것 같다.‘두 사람은 언제 사귄 거지?’정은이 전 남자친구의 감정에 궁금한 게 아니라, 정상인으로서 이런 일을 마주칠 때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이런 상황이라면, 도겸이 아닌 다른 아는 사람이었어도 정은은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결국 구경거리가 눈 앞에 있었으니, 호기심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경혜는 도겸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다. 정은을 본 순간, 그녀는 즉시 미소를 지으며 남자를 데리고 걸어왔다.“어머, 정은아. 여기서 마주칠 줄은 몰랐는데.”‘뭐야? 나랑 친한 사이도 아닌데. 그것도 내 이름을 부르다니?’그러나 웃는 얼굴에 침을 뱉지 않는다고, 정은 역시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음.”그리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경혜는 미소가 약간 굳어졌다.“소개할게. 내 남자친구 강도겸이야.”말하면서 그녀는 애교를 부리듯 남자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이 사람은 내 동창인데, 소정은이라고 해요.”‘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내가 언제 누구냐고 물었어? 왜 갑자기 소개를 하는 거야? 어이가 없네.’“저기, 안에 빈 자리가 많은데.”그 뜻은 즉 저쪽에 가서 앉아도 되니 자신의 앞에서 알짱거리지 말라는 것이었다.“풉.”현빈은 참지 못하고 웃었다.도겸이 여자를 껴안고 들어오는 것을 본 순간부터, 현빈의 눈빛은 의미심장해졌다.이 생쇼를 묵묵히 지켜보려고 꾹 참았지만, 정은의 솔직한 발언에 현빈은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에헴! 정은아, 그래도 강 대표님의 새 여자친구를 난처하게 하면 안 되지. 같이 먹어도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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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정은은 잠시 멈칫하다 그제야 도겸이 자신과 얘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서비대 근처에 맛이 좋은 한식당이 꽤 많으니, 이렇게 만나는 것도 정상이야. 생각지도 못했다고? 그건 말이 안 되지”경혜가 계속 ‘우연’이라고 말했을 때부터 정은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우연이라고? 학교 근처의 음식점에서 동창을 만나는 게 무슨 어려운 일이야? 왜 다들 이런 말로 인사를 하려는 건데? 정말 가식적이고 징그러워.’도겸이 물었다.“화났어?”정은은 영문을 몰랐다.도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날, 네가 말한 거 말이야, 나 정말 진지하게 고려해 봤어. 우리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네가 이미 그때의 추억 속에서 벗어난 이상, 나도 계속 제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아.”정은은 고개를 들었다.두 사람이 헤어진 후, 그녀는 처음으로 이렇게 진지하게 도겸을 훑어보았다.도겸은 웃으며 말했다.“의외라고 생각해? 1년이 넘었으니 나도 이제 납득을 해야겠지. 전에는 내가 환상을 품고 네 감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폐를 끼쳤잖아, 정말 미안해.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거야.”정은은 더욱 자세히 도겸을 관찰했다.그러나 도겸은 알아차리지 못한 듯 솔직하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시간은 모든 것을 치유할 거야. 전에는 이 말을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해가 되네. 네 말이 맞아. 사람은 항상 앞을 보면서 나아가야 하지.”“너...”정은은 눈살을 찌푸렸는데, 자꾸만 이런 도겸이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듣기엔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 같지만...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자꾸만 이상한 느낌이 들어... 마치 일부러 나에게 들려준 것처럼.’그러나 도겸의 목적이 뭔지, 어떤 속셈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정은과는 상관이 없으니까.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니, 정말 잘됐어. 그럼 네 미래가 더욱 순조롭길 바랄게.”도겸은 미소를 지었다.“고마워. 정은아.”“다시 시작하기로 했으니 앞으로 호칭을 바꾸는 게 좋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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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도겸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그게 너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거지?”현빈은 어깨를 으쓱거렸다.“나랑은 상관없지만 그냥 좀 궁금해서 그래. 네 새 여자친구 말이야... 참 신기해. 마침 서비대학교 학생이고, 또 마침 정은이와 같은 전공이라니. 여자 보는 안목이 참 기가 막히네.”도겸은 냉소를 지었다.“넌 왜 남의 여자 친구에게 이렇게 관심을 갖는 거지? 남의 여자 좋아하는 버릇 아직도 못 고쳤어?”“하하...” 현빈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왜 화를 내고 그래. 그래도 친구 사이였으니 너한테 관심 좀 가지면 안 되는 거야?”도겸은 가볍게 웃으며 차갑게 말했다.“관심? 날 떠보는 건 아니고? 이건 너 자신이 더 잘 알겠지.”“아, 이미 알아차렸어?”현빈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도겸을 한 번 훑어보았다.“네 새 여자친구 말이야, 너무 빨리 찾은 것 같아. 마치 고의로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것처럼!”“허, 연기든 뭐든, 네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비켜.”현빈은 눈썹을 치켜세웠고, 한동안 도겸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가 없었다.“너 지금 일부러 정은이에게 보여 주려고 그 여자 찾은 거지?”도겸은 냉소를 지으며 변명하지 않았다.“내가 말했지, 네 마음대로 생각하라고.”현빈은 눈빛이 어두워졌다.“전에 정은이를 만회하겠다고 맹세하지 않았어? 왜 갑자기 다른 여자가 생긴 건데?”“지금 날 심문하는 거야?”“궁금해서 그래.”“난 네 호기심을 만족시킬 의무가 없어.”“넌 대체 뭘 하고 싶은 거야?”“허... 당황한 거야? 심현빈, 너도 이런 날이 있구나! 내가 정은이를 포기하면 너에게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하니? 천만에! 난 단지 너보다 일찍 깨달았을 뿐이고, 또 마침 적합한 사람을 만났을 뿐이라고. 너의 그런 무의미한 질문, 이제 그만 집어치워.”“정말 포기한 거야? 그 심... 뭐였더라, 그 여자를 위해서?”도겸의 안색이 갑자기 차가워졌다.“너도 전과가 있는 사람이니, 난 너의 입에서 내 여자친구의 이름을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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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매년 크리스마스 전야에 생물정보대학은 신입생 소개팅을 조직했다.대상은 새로 입학한 모든 미혼 대학원생이었다.처음에는 학생들이 사이좋게 지내며 학교 생활에 더욱 잘 융합되기 위한 것이었지만,매년 개최하면서 점차 공식적인 ‘소개팅’으로 변했다.솔직히 말하면,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찾기 위한 모임이었다.물론 이미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도 상대방을 데리고 참가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것들은 모두 정은과 무관했다.그녀는 매일 수업을 마친 다음, 이웃 학교의 실험실에 달려가야 했기에, 밥을 먹을 때조차 실험 절차, 데이터 수집에 대해 생각했다.그러니 또 어떻게 시간을 이런 ‘소개팅'에 낭비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초청장을 받았을 때, 정은은 영문을 몰랐다.특히 초청장에는 ‘소정은'이라는 세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이건 더욱 이상했다.이번 MT는 신청해야 참가할 수 있었는데, 정은은 신청하지 않았다. 그럼 왜 정식 초청장을 받은 것일까?정은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눈을 가늘게 떴다.고개를 돌리자, 민지가 까치발을 하고 소리 없이 실험대에서 내려와 살금살금 도망가려는 모습이 보였다.“민지야!”민지는 멈칫하더니 잠시 후 웃으며 몸을 돌렸다.“헤헤, 정은 언니, 무슨 일이세요?”“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식당이요.”“너 방금 밥 먹었잖아?”민지는 침을 삼켰다.“그 뭐지, 지금 또 배가 고파서 뭘 좀 더 먹어야겠어요.”‘그래, 간식 타임! 절대로 몰래 도망가는 게 아니야!’정은은 웃으며 말했다.“그래, 하지만 떠나기 전에 먼저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부터 설명해줄래?”그녀는 손에 든 초청장을 흔들었다.민지는 분명히 당황해지더니 눈알을 마구 굴렸다.‘정은 언니.”정은은 팔짱을 끼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애교 부리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에헴! 정은 언니, 사실 저도 진작에 언니에게 이 좋은 소식을 알려주고 싶었어요...”“그래서?”“그래서...”민지는 이를 악물고 결심을 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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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미안, 난 춤을 출 줄 몰라서.” 정은은 완곡하게 거절했다.남자는 실망을 안고 떠났다.이게 끝인 줄 알았는데, 한 명이 가자, 다른 사람이 계속 찾아올 줄이야.연이어 다섯 명의 남자를 거절한 후, 정은은 재빨리 민지를 끌고 구석의 자리를 찾아 앉았다.구석인 데다가 불빛이 어두워 사람들의 주목을 그리 받지 않았다.정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드디어 조용해졌네.’“정은 언니, 어쩜 인기가 이렇게 많은 거예요? 저도 언니랑 같이 춤을 추고 싶어졌네요. 헤헤.”“그럼 한 번 고려해보지.” 정은도 미소를 지었다.민지는 갑자기 턱을 들더니 가슴을 쳤다.“그 남자들 아마도 제가 부러워 죽을 거예요!”“그게 안 좋은 일이야?”“너무 좋죠.”말을 마치자, 두 사람은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민지가 말했다.“저 먹을 거 좀 가지러 갈게요!”“그래.”정은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생수를 마셨는데, 정말 다른 사람과 소통할 마음이 없었고, 디저트와 음료에도 흥미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예 태블릿을 꺼내 논문을 보기 시작했다.이때 민지는 먹을 것 가득 들고 돌아왔다.‘어? 언니도 참. 이런 나 자신이 좀 민망한데.’위치가 너무 구석에 있어서인지, 아무도 정은 그들의 테이블에 와서 앉지 않았다.정말 나쁘지 않았다.그러나 이렇게 생각할수록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여기 사람 있어? 내가 앉아도 될까?“미안하지만, 우리...”민지는 원래 거절하려고 했다.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정은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선배님?! 선배님이 여긴 무슨 일로?”재석은 회색 양복을 입었는데, 검은색 외투를 벗은 다음 손에 들고 있었다.“내가 앉을 수 있다는 뜻이야?”정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민지는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반응했다.“교수님 안녕하세요! 교수님도 MT에 참가하러 오신 거예요?”“음.” 재석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니... 오늘 신입생만 초대한 거 아닌가?’얼마 지나지 않아 MT가 시작되었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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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재석은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진욱이 말했다.“잘 좀 봐. 초청장에 생명과학대학 신입생 MT라는 글이 적혀 있단 말이야! 학술 보고회가 아니라고!”“알아.”“알면서도 간다는 거야?”“가면 안 돼?”“헐! 너 정말 귀신에 홀렸구나... 잠깐만!”진욱은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한 듯 다시 그 초청장을 바라보았다.“생명과학대학? 정은이가 있는 곳 아니야?”기기를 조절하던 재석은 잠시 멈칫했다.진욱은 갑자기 앞으로 다가오더니 두 눈을 가늘게 떴다.“조 교수, 지금 너무 수상한데! 귀신에 홀린 것보다 더 무섭다고! 정은이한테 반한 거야? 본인은 이 사실을 알고 있어? 넌 정은이보다 나이가 더 많은데, 정은이는 그런 널 받아들일 수 있긴 한 거야?”연이은 질문에 재석은 말문이 막혔다....“교수님? 선배님!” 정은은 몇 번 소리쳤다.재석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뭐라고?”“이따 끝나고 집에 갈 거예요 아니면 실험실에 갈 거예요?”“집에.”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우리...”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커다란 그림자가 그녀의 옆에 멈춰 섰다.정은이 문득 고개를 들자, 마침 그 사람과 눈을 마주쳤다.현빈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너도 여기에 있었어? 내가 앉아도 되지?” 말을 마치자, 현빈은 또 민지를 바라보았다.“자리 좀 옮겨줄래?”민지는 어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네.”말을 마치자, 주동적으로 옆으로 움직였다.현빈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그리고 정은의 옆에 앉았다.정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여긴 어쩐 일로 온 거죠?”현빈은 재석을 힐끗 보더니 가볍게 웃었다.“이상해? 조 교수님도 여기에 계시잖아?”“교수님은 오프닝 하러 오셨는데, 당신은요?”현빈은 어깨를 으쓱거렸다.“난 스폰서.”학교의 많은 활동은 교외에 가서 투자를 끌어들였는데, 마침 MBA 재학 중인 재벌 2세 현빈이 학교의 돈줄이 되었다.그래서 초청장을 받았던 것이다.정은이 물었다.“심 대표님은 자신이 후원한 모든 행사에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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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박수와 환호 소리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는 한가운데 있는 탁자 위에 멈추었고, 이어서 옆에 앉아 있는 한 쌍의 남녀를 비추었다.사회자가 감탄을 했다.“어머, 커플인 것 같은데! 두 분 자기소개 좀 해주실래요?”경혜는 일어나서 건네준 마이크를 받았다.“안녕하세요, 생물대학원의 심경혜입니다.”“옆에 있는 그 잘생긴 분은요? 자기소개 하지 않으실래요?”도겸은 움직이지 않았고, 얼굴에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경혜는 웃으며 말을 이어받았다.“제가 대신할게요. 제 남자친구 강도겸이라고 하는데, 저희 학교 학생이 아니에요. 오늘 특별히 저와 같이 온 거예요.”“어머!” 경혜가 말을 마친 순간, 현장의 사람들은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오늘 저녁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싱글이었고, 이 기회를 틈타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를 찾으려고 했다.그러니 즉석에서 애정을 과시하는 이런 행위에 그들은 저마다 한숨을 내쉬었다.질투가 나지 않는 게 더 이상했다.“저 남자는 너무 좋겠다!”“경혜는 우리 대학원의 여신이기도 하잖아. 우리는 아직 고백하지도 않았는데, 바로 저 사람에게 빼앗겼다니!”“그러게! 가뜩이나 여자 학생이 적은데, 교외의 사람이 덕을 봤다니, 쯧쯧...”경혜는 평소에 말수가 적은 데다가,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아 모두들 농담을 하며 자신의 부러움을 드러냈다.도겸은 표정이 담담했는데, 토론의 중심에 있어도 여전히 태연자약했다.그러나 경혜는 잘 알고 있었다. 도겸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을.좋고 나쁨을 막론하고, 그는 이런 일들을 안중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다고 느낀 것이었다.도겸의 마음은 확실히 여기에 있지 않았다. 그는 진작에 정은이 있는 그 구석을 훑어보고 있었다.정은이 민지와 함께 들어왔을 때, 남학생이 그녀에게 거절당했을 때, 재석과 현빈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정은을 찾아갔을 때...도겸은 정은의 모든 동작들을 눈여겨보고 있었다.이 순간 역시 그랬다.정은은 민지와 과자를 들고 자리로 돌아왔고, 현장의 소란과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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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사회자는 즉시 현빈에게 관심을 가졌다.“그럼 제가 현장의 모든 여자아이들, 그리고 저 자신을 포함하여 한가지 질문을 해도 될까요, 대표님?”현빈은 고개를 끄덕였다.“에헴! 실례지만 지금 여자친구 있으세요?”“아직은 없어요.”“그럼 저희에게 기회가 있을까요?” 사회자도 대담하게 질문했다.“아니요.”“왜요?”“좋아하는 사람 있거든요.”말하면서 현빈은 웃음을 머금은 눈빛을 정은에게 돌렸다.재석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손에 든 생수병은 어느새 쭈글쭈글 해졌다.민지는 고백을 하고 있는 현빈을 보다가 또 아무런 반응이 없는 정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과자를 먹기 시작했다.‘응, 맛있네...’현빈은 실망한 사람들의 탄식을 무시하고 마이크를 돌려준 다음 다시 자리에 앉았다.그리고 곁눈질로 정은을 주시했다. 그녀는 지금 케이크를 먹고 있었는데, 볼이 불룩불룩한 해서 마치 작은 다람쥐와 같았다.그 자신조차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난 왜 한 여자에게 이렇게 관심을 기울이는 거지?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나로 하여금 이렇게 신경 쓰이게 하고, 이렇게 반하게 하고 이렇게 깊이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 여자는 정은이 처음이야.’봐도 봐도 계속 보고 싶고, 어느 순간부터 현빈은 평생 정은을 그렇게 바라만 봐도 행복하다고 느꼈다.재석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심 대표님 오늘 밤 정말 흥이 많네요.”“그래요, 조 교수님도 그럭저럭인 것 같은데.”눈이 마주치자, 두 사람의 눈빛에 살기가 넘쳤다.“에헴!” 민지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정은 언니, 저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같이 가줄래요?”“좋아.” 정은도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그 테이블과 멀리 떨어져서야 정은은 한숨을 돌렸다.민지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정은 언니, 지금 좀 홀가분해졌어요?”“민지야, 살려줘서 고마워.”“헤헤, 천만에요!”‘언니와 전쟁터에서 멀리 떨어졌으니, 이제 두 사람더러 싸우라고 해.’...스포트라이트 코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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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도겸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잠시 후, 도겸은 경혜를 향해 손을 내밀더니 자신과 춤을 춰달라고 초청했다.경혜는 웃으며 자신의 손을 위에 놓았다.두 사람은 나란히 무도장으로 들어갔다.민지와 화장실에서 돌아온 정은은 마침 이 장면을 보았다.선남선녀가 아름답게 춤을 추고 있는 이 장면을.‘보기 좋네.’정은은 조용히 시선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때, 그녀의 앞에 두 손이 나타났다.하나는 왼쪽, 하나는 오른쪽.현빈과 재석이 동시에 정은을 초청했던 것이다.민지는 놀라서 뒤로 물러나더니 이곳을 빠져나왔다.‘이게 뭐야... 남자들이 한 여자를 위해서 다투고 있잖아?’현빈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정은아, 나에게 이런 영광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와 함께 춤을 추지 않을래?”재석도 웃으며 말했다.“나도 심 대표님과 같은 생각을 했는데.”현빈이 고개를 돌리자, 재석은 직시하며 피하지 않았다.살기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정은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이 두 사람은 미리 약속이라도 한 거야? 갑자기 왜 이래?’그녀는 고개를 돌려 민지를 찾으려 했다.뒤에 있던 민지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정은 언니, 이번에는 정말 언니를 도울 수 없을 것 같아요. 죄송해요.’처음에 사람들은 이 빛이 어둡고 구석진 곳에 많은 관심을 돌리지 않았지만, 구경꾼들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아무리 깊이 숨어도 그들은 냄새를 맡으며 찾아올 수 있었다.더군다나 이것도 숨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헐, 이게 무슨 상황이야? 조 교수님과 심 대표님?!”“지금 누굴 초청하고 있는 거지? 어디 보자, 누가 이렇게 매력적인지... 아, 소정은이구나, 그럼 하나도 이상하지 않네.”예쁘게 생긴 데다가 1학년이지만 학술지 Science가 그녀의 논문을 올렸으니 인기가 없을 리가 없었다.게다가 정은은 학생들이 뽑은 ‘7대 퀸카'중 한 명이었다.“쯧쯧, 재밌네! 정말 재밌어!”“드라마도 이렇게 못 찍겠지?”“이야, 이게 연애소설보다 더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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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수아야?”태민이 몇 번이나 불렀지만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여자의 어깨에 손을 얹자, 수아는 그제야 반응했다.“방금 뭐라고 했어요?”“뭘 보고 있냐고 물었는데.”“아무것도 아니에요.”수아는 자신의 어깨에 걸쳐진 태민의 손을 뿌리쳤다.“조 교수님에게 볼 일이 좀 있어서요.”말을 마치자 수아는 재석을 향해 달려갔다.태민은 자신의 손, 그리고 수아의 다급한 뒷모습을 보며 의혹의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수아가 이런 활동에 흥미를 가질 줄은 몰랐다.그러나 그녀가 오고 싶은 이상, 태민도 같이 와준 것이다.그렇다, 태민은 재석의 실험실에 가입했을 뿐만 아니라 교내에서도 교수님으로 일하고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초청장을 보았을 때, 수아는 햇빛보다 더 찬란한 미소를 지었다.태민은 수아가 이렇게 웃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어, 바로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손태민, 너 이번에 정말 잘했어!’“교수님, 잠깐만요!”재석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렸고, 수아가 웃으며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무슨 일 있어?”“교수님.” 수아는 일부러 농담을 했다.“정은은 일 때문에 바쁘다고 떠났잖아요. 그럼 제가 교수님과 함께 춤을 추는 건 어때요?”재석은 눈빛이 어두워졌다.“아니야.”수아는 웃음이 굳어졌고, 곧 일부러 밝게 웃었다.“교수님도 참, 농담일 뿐이니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하지 마세요. 실험실의 그 노화 설비는 언제 교체할 수 있는지 묻고 싶어서 왔어요. 전 교수님은 여러 번 불평하셨잖아요.”재석은 눈살을 찌푸렸다.“이틀 전에 난 이미 단체 메일을 보냈는데, 그 안에는 노화 설비의 처리와 새로운 설비의 가격, 설치 시간 등에 대해 모두 설명을 했어.”수아는 표정이 굳어졌다.“그, 그래요? 제가 주의를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죄송해요.”“실험실 규정 제2조, 업무와 관련된 메일을 하루에 한 번씩 체크하기.”“아, 교수님, 저는...”“연구원으로서 네가 연구에 더 많은 마음을 기울였으면 좋겠어.”수아는 눈을 드리웠다.“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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