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후는 차갑고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염지훈이 교수로 나타나서 네 곁을 맴도는 걸 내가 모를 것 같아? 걔는 처음부터 좋은 의도가 없었어.”온다연은 안색이 변했다.“그 사람은 원래 두 학교의 교수님이었어요. 그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요.”유강후는 여전히 싸늘했다.“내가 한번 결정한 일에 대해 절대 번복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지? 그러니까 나랑 같이 가자.”말을 마친 그는 온다연이 보는 앞에서 지도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휴학을 신청했다.온다연은 눈시울을 붉히더니 뒤돌아 뛰쳐나갔다.유강후는 도망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명령했다.“따라가서 집으로 데려가.”“알겠습니다. 대표님.”이때 이권이 참다못해 입을 열었다.“도련님, 사실대로 다연 씨에게 말하는 건 어떨까요?”유강후의 눈에 어둠이 번쩍였고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안돼. 이다 하루코의 일이 다연이에게 얼마나 큰 심리적 영향을 끼쳤는지 알지? 마음을 다잡고 사람들에게 경계심을 푼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 이제 막 밝아지기 시작했는데 그걸 무너뜨리고 싶지 않아.”그의 눈에는 알 수 없는 착잡함이 드러났다.“권아, 넌 옆에서 지켜봤으니까 잘 알잖아. 다연이가 마음을 여는데 1년이 걸렸어. 이제야 빛을 보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사실대로 얘기하겠니.”이권이 말했다.“하지만 이럴수록 도련님에 대한 오해가 깊어질 겁니다.”유강후는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옆에서 많이 달래주면 돼. 모든 일이 완벽하게 마무리되면 솔직하게 얘기할 거야.”이권은 한숨을 내쉬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이때 유강후의 핸드폰이 울렸고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로운이었다.“대표님, 킬러 두 명이 더 나타났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던 두 사람과 합류했습니다.”“사모님과 진시현 씨가 있는 한옥을 노리고 있습니다. 워낙 치밀한 녀석들이라 위치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다만 한옥에 있는 사람을 노리는건 확실합니다.”“아무래도 사모님의 정체가 노출된 것 같습니다.”진시현은 온다연과 매우 닮은 이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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