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어가는 윤지은의 모습에 나는 얼른 뒤따랐다.“괜히 엉덩이 자랑하고 다니지 좀 마. 요즘 사회에 여자 변태가 얼마나 많은데.”“그래요. 알았어요. 아까 도와준 건 고마워요. 이건 지은 씨 주려고 산 아침이니 먹어요.”윤지은은 내가 산 아침을 받아 들었다.곧이어 우리는 함께 형수를 보러 병실로 향했다.벌써 48시간이 흘렀지만 형수는 여전히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상황을 보아하니 깨어날 희망이 묘연했다.나는 고아연에게도 아침 일인 분을 건넸다. 그러자 그녀는 하품을 하며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밤새도록 한숨도 못 잔 모양이었다.밤새 병간호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나도 잘 안다.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형수를 바라봤다.“벌써 48시간이 흘렀는데 형수는 여전히 깨어나지 않네요.”윤지은은 내가 형수의 안위를 걱정한다는 걸 알았는지 모처럼 시비를 걸지 않았다.“그렇다고 못 깨어난다고 확정 지을 순 없어. 임상 사례에 48시간 안에 깨어나지 못했다가 한 달 뒤에 깨어난 환자도 있었으니까.”“나도 알아요. 난 절대 형수 포기 안 해요.”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형수를 도와 손을 닦아줬다.형수는 항상 깨끗한 걸 좋아했기에 자기 몸이 더러워지는 걸 원하지 않을 테니까.내가 형수의 몸을 닦아주고 있을 때, 등 뒤에서 윤지은이 문득 물었다.“정수호, 만약 내가 이렇게 되면 형수를 대하는 것처럼 나도 이렇게 세심하게 대해줄 수 있어?”“네?”한창 형수를 닦아주는 데 집중한 나는 윤지은이 무슨 말을 했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뭐라고요? 제대로 못 들었어요.”윤지은은 긴장한 듯 고래를 돌렸다.“아무것도 아니야. 참, 부탁할 일이 있어.”“뭔데요? 뭐든 말해요.”윤지은이 그동안 나한테 적지 않은 도움을 줬기에 나는 어렵게 찾아온 기회에 제대로 보답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윤지은의 입에서 놀라운 말이 튀어나왔다.“남성 비뇨기과에 새로운 인턴들이 와서 생체 표본이 필요한데 네가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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