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자 산속의 기온도 함께 떨어졌다. 숙청제는 산을 오를 때는 누군가에게 실렸지만 지금은 대황자를 업고 산장으로 돌아갔다. 대황자는 부황의 야윈 등에 엎드려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이건 그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장면이었다. 그를 업어주기는커녕 부황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도 그는 욕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황께서 왜 이렇게 말랐지? 등에 살이 하나도 없잖아.’ 송석석 등 사람들은 여전히 산문 밖에 있었고, 척귀도 들어가지 못했다. 방금 가마를 들고 들어간 사람들 마저 충성스러운 심복들 뿐이었기에, 남은 사람들은 당연히 대황자가 살아있다는 걸 알 수 없었다. 그들은 황제가 이번에 신약산장에 온 것은 치료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숙청제는 그를 업고 자신의 마당으로 돌아갔다. 사실 이 산장은 별천지였다. 밖에서 보면 단지 하나의 장원일뿐인데 들어가 보면 장원은 모두 독립된 마당이었고, 마당과 마당 사이에는 꽃들이 가득 심어져 있어 좋은 향기로 가득했다. 그중, 대황자가 사는 곳은 평안각이라는 곳인데 작은 홀에 본채, 별채, 옆방, 그리고 곁방으로 이루어졌다. 집 안에 있는 책상과 의자는 대부분 대나무로 만들어져 아주 고급스러워 보였다. 작은 홀에는 두 개의 창문이 마주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중 하나가 바깥쪽 정원을 향하고 있었다. 창문 아리에는 의자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 앉으면 바깥 경치를 볼 수 있었다. 숙청제는 그가 여기에서 보낸 날들을 모두 알고 싶어져 생각나는 대로 그에게 물었다. 하지만 상처를 치료하던 부분에 대해서는 감히 묻지 못했다. 대황자는 황조모, 서우, 둘째 동생, 셋째 동생, 그리고 누나들에 대해 물었다. 심지어 란이까지 물었는데 유독 황후에 대해서만 묻지 않았다. 숙청제는 그를 속일 생각이 없었다. 훗날 다른 사람에게 듣는 것보다 직접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오늘 만난 김에 모든 일을 그에게 털어놓았다. “어째서 모후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 것이냐?”그러자 대황자는 얇은 담요를 위로 잡아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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