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시은은 코끝이 시큰했지만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문해미는 왜 말할수록 양시은이 점점 더 힘들어하는지 몰라서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거듭 말했다.“울지 마... 시은아, 울지 마.”양시은은 어릴 적 그녀가 늘 이렇게 말하던 걸 떠올리며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살짝 웃었다.“저 안 울어요.”그리고 급히 눈물을 닦아냈다.그녀가 울음을 멈추자 문해미는 그제야 손을 놓았다.“만약 제가 엄마를 다른 곳으로 모시고 가면 앞으로 저나 하민을 자주 못 보시게 될 텐데 그래도 괜찮아요? 혹시 저를 원망하시진 않을까 해서...”“어디 가는데?”문해미는 더욱 당황했다.그런 그녀를 보자 양시은은 곧바로 마음을 접고 서둘러 달랬다.“아니에요. 그냥 농담이었어요. 엄마, 얼른 가서 하민이랑 계속 놀아주세요.”문해미는 하민과 즐겁게 놀았다. 가끔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계속 이어졌다.양시은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 이런 고민은 나중에 돌아와서 다시 해야겠다 싶었다.아침 일찍, 공항.그들은 이른 비행편을 탔고 짐도 많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들어 줘서 크게 번거롭지는 않았다.곧 비행기가 이륙했다.이륙 전, 양시은은 한참 동안 전화를 했다. 상대는 하민이었다.어제 오늘 아침 일찍 진성으로 이틀간 출장을 가야 한다고 말했더니 그는 속상해하면서도 받아들였다.그래도 혹시나 그가 더 마음 아파하지 않을까 걱정돼 영상통화를 끝낸 뒤 슬퍼하지 않는 모습을 확인하고서야 양시은은 안심했다.비행기 창밖으로 펼쳐진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바라보던 양시은은 이마를 누르며 불편함을 느꼈다. 곁눈질로 보니 나도현 역시 뭔가를 주무르고 있었는데, 그가 누르는 곳은 위였다.그녀는 문득 떠올랐다.‘맞다, 깜빡했네. 도현 씨는 위병이 있지.’양시은은 미간을 찌푸린 채 여기저기 뒤적였다. 떠나기 전 위약을 챙겼던 게 기억났다.“혹시 따뜻한 물 한 잔만 줄 수 있어요?”비즈니스석 승무원은 무척 친절하게 곧바로 따뜻한 물을 건네줬다.양시은은 물과 약을 들고 가서 말했다.“도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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