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 Chapter 1581 - Chapter 1590

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1581 - Chapter 1590

1693 Chapters

제1581화

나진 그룹은 여느 때처럼 평온해 보였고 아무리 둘러봐도 큰 논란이 일어난 회사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양시은은 프런트 데스크에 가서 나도현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나도현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살짝 웃었다.“그분은 지금 경성에서 가장 유명한 변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 분이세요. 왜 로펌에 안 가시고 여길 찾아오셨나요?”“안 계시나요? 그럼 언제 돌아오시는지는 아세요?”양시은은 잠시 멍해져서 생각에 잠겼다.‘방금까지도 통화를 했는데 여기 없다고? 그럼 이런 상황에서 어디로 갔을까?’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죄송하지만 저도 나 변호사님의 개인 스케줄까지 알고 있진 않아서요. 궁금하시다면 직접 전화로 연락해 보시는 게 어떠세요?”양시은은 더 이상 직원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돌아가려고 했지만 그때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다시 말을 걸었다.“잠시만요. 양시은님 맞으세요?”직원이 조금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양시은을 보며 물었다. 그제야 직원은 자신이 양시은의 신분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걸 떠올렸다.그 말을 들은 양시은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습니다만... 무슨 일이세요?”“나도현 변호사님께서 떠나시기 전에 당부하셨거든요. 만약 양시은님께서 오신다면 사무실에서 기다리게 하라고 하셨어요.”“그럼 금방 돌아오시는 거죠?”양시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그가 돌아오는 걸 기다리기로 했다.그녀는 나도현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고 혹시나 자기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양시은은 사무실에서 그를 두 시간 동안이나 기다렸다.나도현이 미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소파에 누워서 잠들어 있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약간 엉켜 있었는데 표정에서는 피곤이 가득 묻어났다.그 모습을 본 나도현의 눈빛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양시은은 꿈속에서 누군가가 자기를 어루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주 가벼운 터치여서 그저 간지럽기만 했다.그녀는 손을 들어 한 번 툭 치고는 이렇게 중얼거렸
Read more

제1582화

사실은 나도현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도 조금 있었다.원래는 이렇게 빨리 동의할 생각이 없었지만 피곤한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바뀌었다.나도현은 그녀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양시은은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그의 말이 그녀의 마음을 돌렸다.“입사 축하 선물로 밥 사주는 거야. 꽤 괜찮은 식당이 있거든. 네가 좋아하는 맛일 거야. 우리 돌아가서 하민이도 데리고 가자.”그가 하민이 얘기를 꺼내자 양시은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 하민이는 사실 평소에 외출을 자주 하지 않았기에 그녀는 늘 미안한 마음이 갖고 있었다. 그래서 뭐라도 더 해주고 싶었다.그래서 나도현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 하민이를 데리고 왔다.마침 아주머니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려 했던 참이었기에 양시은은 그냥 저녁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외식을 하러 나간다는 소식에 하민은 너무 기뻐했다.“엄마, 뭐 먹으러 가요? 저 바비큐 먹고 싶어요!”양시은은 사실대로 이미 레스토랑을 정했놓았다고 하민이를 타일렀지만 그의 반짝이는 눈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말을 바꿨다.“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하자.”그 말을 들은 하민은 아주 기뻐했다.그가 웃는 모습을 보니 양시은도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갔다.“미안하지만 아까 말한 그 식당은 못 갈 것 같아...”그녀가 말을 끝내지도 못했을 때 나도현이 운전사에게 말했다.“괜찮은 바비큐집으로 가요.”양시은은 고개를 숙이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바비큐집에 도착했다. 이 바비큐집은 인테리어가 아주 깔끔한 데다가 테이블도 각각 분리되어 있어서 깨끗했다. 그래서인지 양시은은 더욱 안심되었다. 사실 바비큐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하민이도 있는 만큼 위생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주문한 바비큐가 나왔지만 그들은 별로 먹지 않았고 대부분 하민이가 다 먹었다.하민이가 얼굴에 기름을 잔뜩 묻히며 먹는 모습을 보자 양시은은 휴지를 가져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닦아주었다.“입에 묻은 것 좀 봐.”“엄
Read more

제1583화

차는 뒤로 돌며 겨우 멈춰 섰다.운전기사조차 왜 멈췄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앞길에서 통제 불능 상태의 트럭이 돌진해 왔다.트럭은 너무 빨리 달려서 그대로 몇십 미터를 미끄러지며 여러 대의 차량을 들이받았다. 날카로운 소리가 귀에 들려왔고 운전기사는 마음이 아찔해 났다.‘만약 방금 양시은이 제때 경고하지 않았다면...’나도현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양시은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려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회전해서 다른 길로 돌아갑시다.”운전기사는 한참 뒤에야 방금의 충격에서 벗어나 차를 다시 운전하기 시작했다.그들이 떠난 뒤, 길은 금세 교통경찰 차량에 의해 둘러싸였고 모든 차는 강제로 에둘러서 가야 했다.차는 안정된 길에서 가고 있었고 운전자도 더욱 긴장하며 운전했다. 사고가 또 일어날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그 후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무사히 집에 도착한 양시은은 잠든 하민이가 그 위험한 장면을 직접 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린아이의 마음에 트라우마라도 남겼을 것이니 말이다.양시은의 가슴은 아직도 두근거리고 있었다.하민이를 침대에 눕힌 다음 방문을 닫고 나온 그녀는 물 한 모금을 마시며 말했다.“방금 사고는 우리를 노린 거였어.”그 말을 들은 나도현은 실눈을 떴다.양시은은 휴대폰을 꺼내서 방금 받은 메시지를 그에게 보여주었다.“아까 우연히 화면 상단에 뜬 메시지를 보게 됐거든. 거기엔 통제 불능의 차 때문에 일어나는 차 사고가 있을 거라고 적혀 있었어.”“그것도 양채은이 보낸 거야?”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잠시 후, 양시은이 먼저 말했다.“응. 채은이 번호였어. 예전에 몇 번 연락을 시도했을 때는 잘 안됐는데 이번에 다시 나타났더라고.”이렇게 말하는 양시은은 가슴 한편이 아파져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양시은은 지금까지 양채은의 모습도, 양채은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도 전혀 알지 못했다.그녀의
Read more

제1584화

식사를 마친 후, 양시은은 하민이를 유치원에 데려갔다. 거리는 멀지 않았기에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멀리에서 긴 머리에 목도리를 한 여자 선생님이 유치원 입구에서 부모님과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양시은은 그 선생님이 바로 공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공 선생님은 하민이를 보더니 쪼그려 앉아서 말을 걸었다.“네가 하민이야? 참 잘생겼네.”하민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부끄러워하며 양시은의 뒤로 숨었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내밀고 선생님을 관찰했다.공 선생님은 그런 하민이를 보고 너무 귀엽다고 생각했다.양시은은 조금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하민이가 좀 낯을 가려서요...”“괜찮아요. 어린아이들이 다 그렇죠. 자, 이제 들어갈게요. 하민이 어머님, 유치원 내부 좀 구경하실래요?”“아니요. 조금만 있으면 출근 시간이라서요. 퇴근하고 구경할게요.”하민이를 선생님에게 맡기고 간단히 인사를 마친 후 양시은은 자리를 떠났다.출근길에 그녀는 깊은숨을 쉬었다.오늘은 하민이의 첫 유치원 등교일 뿐만 아니라 양시은의 첫 출근일이기도 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그녀는 어느덧 나진 그룹 건물에 도착했고 이미 많은 직원들이 출근해 있었다.오늘이 첫 출근이었기에 그녀는 자신의 업무 자리에 바로 가지 않고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회사와 업무에 대해서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이 모든 건 나진 그룹에서 보낸 비서들이 준비해 주었다.요즘, 나도현은 아버지를 돌보느라, 회사의 여러 일을 해결하느라 바삐 돌아쳤다.물론 나도현은 변호사가 사업에 참여하는 건 규정 위반이라는 변호사로서의 원칙을 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회사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그뿐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하지만 회사의 직원들은 아무도 그의 비밀을 지켜주지 않고 하나같이 그를 대표님이라고 불렀다.“여기가 회의실입니다. 오늘 오전 10시에 중요한 회의가 열릴 거거든요? 비서로서 당신의 업무는 회의 내용을 기록하는 것입니다.”차준기는 양시은
Read more

제1585화

양시은은 구석에서 집중한 상태로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있었다.나도현은 겉으로는 회의 내용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은연중에 양시은을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그러다 열정적으로 발표하던 팀장이 물었다.“나 대표님, 이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나도현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나 대표님?”팀장이 다시 한번 부르자 나도현은 그제야 대답했다.“별로예요. 다시 만들어 오세요.”그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미간을 찌푸리고 화면을 한 번 훑어보더니 단번에 판단을 내리며 냉정하게 말했다.열심히 발표하던 팀장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나 대표님이 기분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은데... 착각인가?’회의는 절반쯤 진행되다가 중단되었다.차준기가 갑작스레 한껏 심각한 표정으로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나 대표님, 급한 일이 생겼습니다.”나도현은 손짓으로 기획팀 사람들에게 돌아가서 다시 방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하고는 홍보팀에게는 여론을 처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양시은은 자신의 노트를 쳐다보다가 잠시 멈추고 회의실을 나섰다.“무슨 일이에요? 표정을 보니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요.”차준기는 나도현을 한 번 보고 나서 대답했다.“오성 구역 쪽에서... 문제가 생겼거든요.”양시은은 짐작이 간다는 듯한 미간을 찌푸렸다.오성 구역은 바로 나진 그룹이 매입한 땅이었다.그곳에는 대부분 오래된 주택들이 밀집해 있었는데 이미 오래전에 철거해야 했던 곳이었다.비록 이번에는 나진 그룹에서 주도했지만 사실 이 프로젝트는 위에서 내려온 공공사업이었다. 그렇기에 반드시 잘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철거 과정이 이렇게 어려울 줄 누가 알았겠는가.오성 구역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첫 번째로 할 일은 그쪽으로 사람을 보내는 것이었다.나도현은 차준기를 보며 말했다.“준기 씨가 한 번 가보세요. 절차에도 익숙하시니까요. 사람을 더 데려가도 좋지만 소란이 일어나는 걸 방지해야 합니다. 특히 기자나 언론은
Read more

제1586화

나도현은 차갑고 의심이 많은 사람이었고 한 번 결정한 일은 절대 바꾸지 않는 사람이었다.‘대표님의 결정을 바꿀 수 있었던 사람이 있다니...’양시은은 조금 당황스러웠다.그녀는 택시를 타고 오성 구역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녀는 나도현이 왜 가지 말라고 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그쪽 때문에 우리 어머니 병이 엄중해졌잖아요! 빨리 돈이나 갚아요.”“여러분, 저 사람들을 막아야 해요. 저 사람들은 우리 집을 철거하려고 하거든요!”마을 사람들이 몇 명의 힘없는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몽둥이와 삽이 들려 있었고 누가 봉기를 일으킨 것만 같았다.하지만 그들은 정의로운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 중앙에 서 있는 중년의 남자는 땀을 흘리며 간절히 말했다.“저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새집을 지을 뿐이에요. 새집을 짓고 나면 들어와서 사셔도 좋다고 했잖아요. 이사 비용도 드리겠다고 했고요.”“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까짓 몇 푼 안 되는 돈 때문에 내가 너희들 눈치 보면서 살아야 해?”한 사람이 소리를 질렀다.그 비명을 선두로 비난의 소리가 이어졌다.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양시은은 급히 차준기에게 물었다.“사태가 안 좋게 흘러가는 것 같은데... 차 비서님께서 부른 사람들은 도착했나요? 빨리 가서 막아야 할 것 같아요.”차준기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아직 안 왔어요. 조금만 더 기다려요.”두 사람뿐이었기에 지금 나섰다가는 저 사람들한테 당하기만 할 뿐, 아무 소용 없을 것이었다.차준기는 자신이 위험하지는 건 상관없었다. 하지만 양시은은 달랐다. 만약 그녀에게 만일의 경우라도 생기면 나도현이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었다.그래서 차준기는 양시은을 붙잡고 조심스레 말렸다.“가지 마세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원래 나서려고 했던 양시은은 사람들의 흉악한 모습을 보며 그만두기로 했다.시간은 1분 1초 흘러갔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오지 않았다.그 사람들은 중간에 있는 중년 남자를 잡아가려는 계획을
Read more

제1587화

그 남자는 손을 뻗어 양시은을 잡으려 했고 그녀는 급히 피하려 했지만 결국 손목을 잡혔다. 손목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양시은은 입을 열었다.“뭐 하시는 거예요?”양시은은 다른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바로 신고 전화를 걸려고 했으나 그 남자는 그녀의 휴대폰을 빼앗아 바닥에 내팽개치는 것이었다.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액정이 깨져버렸다.양시은은 자기가 너무 성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이 사람들을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경찰에 신고해 보든가.”그 남자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멀리서 차준기가 이 상황을 보고 급하게 달려오려 했다.“시은 씨, 잠깐만요. 제가 갈게요.”“오지 마세요!”양시은이 그를 불러 세웠다.그녀는 자기가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이상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양시은의 급박한 목소리에 차준기는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초조함은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서 가시질 않았다.그는 한시도 마음 편히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했다.그 남자는 양시은이 차준기와 대화하는 걸 보고 실눈을 떴다. 그는 양시은도 나진 그룹의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했다.“역시 너도 그 회사 사람이지? 나도현이 널 보낸 거야? 그놈은 무슨 생각으로 널 보낸 거지?”“예쁜 여자분이 이런 위험한 일에 나서면 안 될 텐데...”그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모두 불쾌한 웃음을 터뜨렸다.그 남자가 하는 말을 들은 양시은이 차분하게 물었다.“저희 대표님을 아세요?”그녀는 손목에 느껴지는 통증을 참아가며 여전히 마음속에는 나도현을 떠올리고 있었다.‘나도현을 알고 있는 걸 보면 역시 일부러 나진 그룹을 타깃으로 삼는다는 건데... 배후에서 이 사람들을 조종하는 사람이 누구지?’그 남자의 눈빛이 점점 더 위험하게 변했다. 그는 손에 힘을 더 세게 주면서 말했다.“지금 나를 떠보는 거야?”말로 그 남자를 떠보려는 작전은 실패했지만 양시은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는 남은 손으로 가방에서 호신용 스프레이를 꺼내더니 그의
Read more

제1588화

나도현은 요즘 너무 피곤한 상태였기에 양시은은 더 이상 그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런데도 나도현은 여기까지 찾아왔다.“왔구나. 안 올 줄 알았는데...”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손목이 부러질 뻔한 양시은은 왠지 모르게 서운한 마음을 느꼈다.사람은 누구나 그런 듯했다. 어떤 상황에서는 강하게 버티면서도, 누군가에게서 걱정과 관심을 받으면 그 마음을 견디기 힘들었으니 말이다.나도현은 눈시울이 붉어진 양시은을 품에 안으며 어깨를 미세하게 떨렸다.“미안, 늦었어.”양시은은 나도현을 밀어내지 않고 그에게 조용히 기대었다.소란을 일으킨 사람들은 순조롭게 연행되었다.양시은은 나도현의 차에 타려던 찰나, 어떤 수상한 여인이 카메라를 들고 몰래 다가오는 걸 포착했다.“저 여자 파파라치야!”양시은이 소리쳤다.나도현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녀를 노려봤다. 그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에 파파라치는 깜짝 놀라며 도망치기 시작했다.하지만 결국 도망치지 못하고 붙잡혔다.나도현은 파파라치의 카메라 안에 있는 사진을 확인한 후, 안색이 어두워졌다.양시은도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으나 카메라를 건네받고서야 깨달았다.카메라의 메모리 카드엔 두 사람의 사진이 가득했는데 심지어 지난번에 하민이를 데리고 문구점을 갔을 때 찍힌 사진도 있었다.양시은은 화가 나서 손이 떨렸다. 파파라치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녀는 이 사람이 바로 하민이가 부딪혔던 그 여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지난번 우리가 부딪혔던 그 사람 아니세요?”“아니에요...”양시은은 처음에 확신이 없었다. 겨우 한 번 마주친 사람을 쉽게 기억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파파라치가 급하게 부인하는 태도를 취하자 그녀는 더욱 확신했다.“역시 맞았네... 그러니까 왜 부딪혀 놓고 아무 말도 안 하나 했지.”알고 보니 그때부터 몰래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던 것이다.양시은은 최근 온라인에서 떠들썩하게 퍼진 사진들을 떠올리며, 그 여자가 한 짓이라는 의혹을 품었다.“혹시 인터
Read more

제1589화

양시은은 일찍 퇴근해 하민이를 데리러 유치원으로 가야 했다.이를 알게 된 나도현은 자기도 따라가겠다고 말했다.“내가 차로 데려다줄게. 하민이 첫 등교 날이 어땠을지 나도 궁금해서 그래.”양시은은 망설이지 않고 알겠다고 했다.나도현은 하민의 아빠이기도 했으니 그가 하민을 걱정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유치원에 도착했다. 그들은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차를 세웠지만 차가 워낙 고급 차다 보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건 어쩔 수 없었다.대부분의 아이들은 그 차를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와, 진짜 멋지다...’하민이가 새로 사귄 친구는 차에 관심이 많은 아이였다. 그 친구는 한눈에 그 차를 알아보며 말했다.“나도 저 차 본 적 있는데 진짜 비싼 차야. 우리 아빠도 저런 차는 없어.”하민은 잠깐 차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저거 우리 아저씨 차야.”하민이가 이렇게 말했지만 친구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하민이를 부인했다.하민은 아무리 설명해도 친구가 믿지 않자 살짝 화가 나기 시작했다.“말했잖아. 저 차는 우리 아저씨 차라고. 난 거짓말 같은 거 안 해.”그러자 친구는 팔짱을 끼고 말했다.“그럼 차 안에 앉아 있는 사람한테 내려오라고 해 봐. 할 수 있어?”“당연하지...”“하민아, 무슨 얘기 하는 거야?”그때, 양시은이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하민은 우울한 표정으로 양시은에게 달려가 그녀의 품에 안기며 방금 일어난 일을 하소연했다.그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잠시 당황했다.그 차는 사실 나도현의 차가 맞았지만 어린이 앞에서 그 정도로 차에 대해서 진지하게 설명하려니 어색할 것 같았다.하지만 그 어린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아이는 진지하게 고개를 들어 양시은을 바라보며 물었다.“하민이 어머님 맞으세요? 왜 하민이한테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가르쳐 주지 않았나요? 저희 엄마는 항상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가르쳐 주거든요.”“하민이는 거짓말을 하
Read more

제1590화

하민이가 얼굴이 빨개져서 다시 머리를 숙이자 양시은은 그 모습이 귀여워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그를 놀렸다.“하민이한테 상을 줘야겠네. 오늘은 집에서 저녁 만들어 먹자. 내가 요리할게.”양시은이 이렇게 말하자 하민이가 바로 물었다.“아저씨도 와요?”나도현은 양시은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그건 너희 엄마한테 물어봐야 해.”하민과 나도현, 두 사람은 동시에 양시은을 쳐다보았다. 역시 피는 못 속이는지 가까이에서 본 두 사람은 아주 닮아 있었다.이런 눈빛을 마주한 이상 그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양시은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같이 먹자. 가면서 시장에서 재료도 사고...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재밌잖아.”채소 시장은 그들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채소 시장에 도착하자 양시은은 하민이를 차에서 내려주었다. 채소를 파는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은 하민이를 보면 웃음을 참지 못했고 사는 것마다 조금씩 서비스를 더 줬다.양시은은 이 시장에 자주 왔기에 길을 걷다 보면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 몇몇 사람은 양시은 뒤에 따라오는 남자가 누군지 매우 궁금해하며 물었다.“시은 씨, 뒤에 있는 사람은 남편이에요?”양시은은 잠깐 멈칫했지만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나도현이 대답했다.“맞아요. 시은이 남편이에요.”양시은이 짜증을 내며 그를 쳐다보자 나도현은 잠시 멈칫했다가 말을 바꿨다.“미래의 남편이죠.”시장 아주머니들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과거의 경험이 떠오른 듯 말했다.“그래요? 시은 씨도 이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찾았나 보네요.”아주머니는 이렇게 말하며 양시은에게 셀러리를 건네주었다. 양시은은 받지 않겠다며 거절했지만 아주머니의 고집에 못 이겨 결국 받게 되었다.장 본 후 집에 돌아오자 이미 저녁 시간이었다. 해가 점점 지고 있을 때, 그들 세 사람은 서로 손을 꼭 잡고 집에 도착했다.양시은은 손에 짐을 들고 있었기에 문을 열기가 어려웠다. 그러자 나도현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에서
Read more
PREV
1
...
157158159160161
...
170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