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현은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고개를 들어 바라보며 말했다.“아버지가 한 거 아니세요? 아니면 해놓고 인정할 용기가 없으신 건가요?”나용민이 화가 나서 기침을 하며 분노했다.나도현은 표정이 어두워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척 괴로워했다.진실을 알았을 때, 그 또한 믿을 수 없었다.비록 아버지와의 관계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나도현은 아무래도 가족인데 이런 배신을 당할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번 일로 그는 가혹한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너!”나용민은 분노에 차서 계속 기침을 했다.박은희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고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나용민을 위로하며 나도현에게 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 했다.“그만 해. 너희 아버지 고혈압이 있으시잖아. 화를 내면 안 돼.”양시은은 나도현이 주먹을 움켜잡는 걸 보며 손을 뻗었다.그녀는 무언의 위로를 전했고, 나도현은 조금 나아진 듯했다.나용민은 잠시 진정한 뒤에야 안색이 조금 나아졌지만 두 사람 모두 계속해서 서로를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었다.나용민은 몇 번 깊게 숨을 쉬며 나도현을 바라보았다.“너는 돌아왔다는 게 나랑 말대꾸하러 온 거냐?”“말대꾸하러 온 것보다는, 왜 그런 짓을 하셨는지 알고 싶어서요. 친 아들에게 이렇게 무자비한 짓을 할 이유가 뭔지 말해보세요. 집안의 재산을 꼭 제가 상속해야 한다는 건가요?”나도현은 같은 어조로 반문했다.“너는 내 아들이야. 네가 아니면 내 재산을 누가 상속하겠냐?”“그럼 제가 아닌 다른 사촌들이 상속할 수 있죠.”나용민은 냉소를 지으며 웃었다.회사에서 수십 년을 강하게 버텨온 그가 어떻게 자신의 모든 삶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겠는가?“어쨌든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네가 이제 얌전히 회사에 있는 수밖에 없어.”나용민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넥타이를 매며 마지막으로 선언했다.박은희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여보, 그게 무슨 말이야...”“지금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저에 대한 소문은 아버지가 퍼뜨린 거라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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