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희는 조금 다친 ‘경호원’을 옆에 끼고 배여진을 찾아갔다. 병실 밖엔 잔뜩 피곤해 보이는 선기현이 먼저 보였고 배여진은 선기현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쓰레기 같은 사람.’배여진은 부승희를 보고 한참 침묵하더니 눈을 붉히며 사과를 했다.“아니야. 승우 오빠 멀쩡하니까 언니 몸이나 잘 챙겨. 그리고 언니, 내가 오지랖이라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세상엔 본인 목숨과 아이보다 중요한 건 없어. 그리고 언니 지금 상태가 조금 안 좋아 보이는데 제대로 검사받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배여진은 이불 끝을 꽉 잡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부승희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두 사람 병실에 붙여둘 테니까 입원해서 몸 잘 추스르고 있어.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 퇴근하면 언니 보러 올게.”그 말에 배여진은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만 뚝뚝 흘렸다.친구로서 할 수 있는 건 이게 전부였다.병실을 나서고 배여진은 선기현을 지나쳐 이승우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리고 배여진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이승우를 집에 바래다주고 보니 밥때를 놓친 게 생각났다.이승우는 소파에 앉아 메시지를 보냈다.[혹시 밥도 챙겨주나?]“입을 벌릴 수는 있겠어? 안 아파?”[그렇다고 굶을 수는 없잖아.]“...”부승희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하룻밤 굶는 건 큰일 아니잖아. 상처가 좀 아물려면 내일 아침 먹는 게 좋겠어.”이승우는 고개를 돌려 조용히 부승희를 바라봤다.‘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부승희는 웃음을 꾹 참다가 말했다.“죽 끓여주면 빨대로 먹을래?”[고깃국, 계란찜, 각종 죽 다 먹을 수 있어.]부승희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먹고 싶은 것도 많네.”이승우는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문자를 보냈다.[여진이는 네 친구잖아.]‘그러니까 네가 책임져.’“선기현 그 개자식은 오빠 친구잖아!”이승우는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지난번에 벌써 절교했어. 이번엔 네가 부탁해서 만난 거라고.]그 말인즉슨 부승희가 책임을 돌릴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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