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761 - Chapter 770

908 Chapters

제761화

지우는 가난한 여행길에 올랐다.그녀는 기차가 어디에 도착하면 어디에 정착했고 여행하면서 글을 썼다.여름 바다, 가을 초원 그리고 겨울의 설산도 보았다.길가에 텐트를 치고 소와 양과 함께 산책했다.시고 떫은 산과일을 먹었고 시냇물의 단맛도 보았다.십여 개의 도시를 다니며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그들은 서로 다른 인생과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유일한 공통점은 모두 삶을 사랑하고 자신이 지향하는 미래가 있다는 것이었다.지우는 그렇게 천천히 삶의 막막함에서 벗어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슬픔을 떨쳐내고 현재를 즐기게 되었다....세월은 덧없이 흘러갔고 어느새 1년 후, 봄이 다가왔다.안성.지우의 이번 역은 안성이었다.이유는 두 가지였다.첫 번째는 그녀가 다음 달에 독자 미팅이 있는데 현장에서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 줘야 했다.그리고 두 번째는 정안과 남하준이 안성에서 결혼식을 올리는데 초대를 받은 것이다.그녀가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정안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지우야, 신부 들러리가 되어 줄래?]지우는 몇 초 동안 머뭇거리다가 답했다.[완자야, 난 복도 없고 운명도 불길하고 신분도 어울리지 않아. 네 들러리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 다른 사람 찾아봐.][너 언제부터 이렇게 비굴하고 미신을 믿었어?][난 정말 적합하지 않아.][너 안성에 도착했어? 언제 시간 돼? 우리 만나서 얘기해.][내일 아침에 보자. 어디서 볼까?][남씨 가문 본가. 네가 와서 나 결혼식 당일 입을 웨딩드레스랑 한복 좀 봐줘]지우는 휴대전화를 들고 다시 한번 남태준이 떠올라 오랫동안 그녀에게 대답할 수 없었다.정안이 다시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내일 아침에 기사 보낼게. 호텔 위치 보내줘.]지우는 잠시 생각하다가 위치를 보냈다.그녀가 핸드폰을 내려놓고 베란다 밖으로 나가자 햇빛이 그녀에게 쏟아졌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손을 들어 눈부신 햇살을 막았다.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푸른 하늘을 감상했다. 안성의 하늘은 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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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지우는 여기서 남태준을 만날 줄은 몰랐다.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그녀는 심장이 두근거리고 긴장해서 어쩔 줄 몰라 했고 남자의 뜨거운 눈동자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 인사했다.남태준은 혈 자리에 찍힌 듯 꼼짝 못 하고 서서히 주먹을 쥐었다.1년 만에 지우를 만나니 그의 마음은 소용돌이치는 물결처럼 도저히 진정할 수 없었다.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성숙한 음울함이 배어 있었다.안 변한 것 같기도 하고 많이 변한 것 같기도 했다.그녀의 웃음은 부드럽고 온순하며 약간 덤덤한 느낌이 있었다.“지우야!”정안은 놀라고 기뻐하며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지우를 다정하게 끌어안았다.“완자야, 오랜만이야.”“정말 오랜만이야.”정안은 그녀를 밀어내고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더 예뻐졌네.”지우는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오므리며 엷은 미소를 지었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남태준은 서서히 앞으로 다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인사했다.“지우야. 오랜만이야.”지우는 눈도 들지 않고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거리감 느껴지는 인사는 살짝 어색했다.남태준은 가볍게 숨을 내쉬며 주춤주춤 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이 순간, 그는 정안이 왜 그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굳이 오늘 휴가를 내라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정안은 힐끔힐끔 남태준의 기색을 살피더니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지우의 손을 잡고 집으로 걸어갔다.“지우야, 어서 들어가자. 거의 2년 동안 못 만나서 할 얘기가 너무 많아.”지우는 정안을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남태준은 두 손을 허리에 짚고 문 앞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발걸음이 뿌리내린 듯 도저히 나갈 수가 없었다.그는 뒤를 돌아보며 집으로 들어갈까 고민했다.그가 막 돌아서서 두 발짝 걸었을 때, 지우의 어머니가 그에게 무릎을 꿇고 빌던 장면이 뇌리를 스쳤다.심장이 욱신욱신 쑤시고 주먹이 쥐어지더니 다시 돌아섰다.1년 동안 참아왔는데 이번만큼도 참으면 그만이었다.그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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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지우가 다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 난...”그녀가 미처 거절하기도 전에 허윤미가 말을 끊었다.“그래. 우리 집에 묵어. 여기 있으면 편하고 돈도 절약하고 안전하잖아. 여자 혼자 호텔에 묵으면 얼마나 위험하니?”“저 괜찮아요. 아주머니. 호텔에 묵으면 돼요.”지우는 크게 당황했다.벌써 1년이 지났는데 남태준은 이미 결혼했는지 알 수 없었다.어쩌면 다들 그녀가 남태준과 한때 만났다는 것을 모를 수도 있었다.그녀가 여기에 사는 것은 너무 불편했다.“지우야. 그냥 여기서 지내.”정안이 지우의 팔을 껴안고 애교스럽게 말했다.“요 며칠 나 결혼식 준비로 엄청 바쁘단 말이야. 네가 있으면 내게 조언도 해주고 얼마나 좋아. 그럼 나한테 아주 큰 도움이 될 거야.”“나도 결혼한 적 없는데 내가 무슨 도움이 되겠어?”지우는 얼떨떨해서 황급히 그들의 호의를 거절했지만 그 열정을 지우가 당해낼 수 없었다.허윤미는 일어나서 뒤에 있던 도우미를 향해 말했다.“아줌마, 가서 지우 방 하나 정리해줘요”“네. 사모님.”도우미가 대답하며 위층으로 올라갔다.지우는 완전히 얼이 빠져 벌떡 일어났다.“정말 괜찮아요. 호텔에...”“호텔은 무슨 호텔이야. 그냥 우리 집에 있어.”정안은 그녀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가자. 내가 결혼식에 입을 드레스 보여줄게.”지우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허윤미와 남창민에게 인사했다.“저 완자랑 올라가 볼게요.”“그래. 어서 가봐.”허윤미는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지우는 정안의 손에 이끌려 방에 도착했다.정안은 드레스룸에서 웨딩드레스 한 벌과 전통 한복 한 벌을 꺼냈다.아름다운 웨딩드레스에 지우는 눈이 번쩍 뜨이며 감탄했다.“너무 예뻐!”너무 아름답고 눈부셔서 지우는 감히 손을 대지 못했다.정안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미간에는 환희가 가득했다.“오빠가 특별 제작해준 거야.”“도련님 너한테 참 잘해준다니까.”지우가 감탄하자 정안은 드레스를 침대 위에 올려놓고 지우 곁으로 가서 그녀의 손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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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지우는 그렇게 자신을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저녁 무렵.남씨네 가족들은 모두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는데 유독 남태준만 없었다.공사다망한 남하준도 제시간에 집에 돌아와 아내와 가족과 함께 식사하고 있었으니 지우는 남태준이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어쨌든 지금 두 사람의 관계는 어색했으니 말이다.남씨 가문은 형제가 많은 대가족이었다. 남태준을 제외하고 거의 다 결혼했고 심지어 아이도 한두 명씩 있었다.셋째 형은 이혼한 지 1년 만에 또 재혼했고 재혼한 아내도 임신 중이었다.이런 대가족은 정말 시끌벅적했다.지우는 가족의 온정을 느낀 지 오래고 집밥도 먹어본 지 오래였다.모든 사람이 지우에게 예의를 갖추어 친절하게 대접했다.몇몇 아이들도 지우를 특히 좋아했는데 그녀를 지우 언니라고 부르며 그녀와 함께 놀려고 했다.저녁 식사 후, 남씨네 가족들은 거실에 앉아서 과일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정안은 남하준의 품에 등을 기댔고 남하준은 그녀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 안고 핸드폰을 들고 서류를 내려다보며 두 사람만이 아는 전문용어를 말하며 일에 대해 속삭였다.큰 형과 둘째 형은 최근 사업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고 큰 형수와 둘째 형수는 셋째 형수의 임신과 출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남영준은 옆에서 열심히 듣고 있었고 허윤미와 남창민은 손자와 놀고 있었다.이런 화기애애한 가족 분위기가 지우는 너무 부러웠다.그에 반해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쓰라렸다.오랫동안 지성을 보러 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지우는 서서히 고개를 숙이고 심장이 약간 무겁고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시간이 이렇게 늦었는데 태준이는 왜 아직도 안 돌아와?”허윤미는 걱정스러운 듯 문 쪽을 바라보았고 지우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어 허윤미를 보았다.‘남태준이 여기 산다고?’지우는 긴장해서 물었다.“태준 도련님은 단풍나무 숲 집에 사는 거 아니었어요?”그러자 허윤미가 엷게 웃으며 말했다.“눈 회복하고 나서는 쭉 여기 들어와 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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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태준이 왔어?”“태준아 오늘 왜 이렇게 늦었어? 아주 바빠?”“형, 지우 우리 집에 묵는 데 괜찮지?”“왜 그래 형?”남태준은 가족들이 웅웅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지만 한 글자도 들리지 않았다.그는 뜨거운 눈으로 지우를 바라보며 호흡 조절도 잊은 채 심장이 마구 뛰었다.정안은 남하준의 귀에 기대어 입을 가리고 몰래 웃으며 속삭였다.“태준 오빠 저 눈빛 누가 봐도 지우 좋아하는 거잖아요?”남하준은 사랑스럽게 웃더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다른 남자 보지 말고 내 눈빛이나 연구하지 그래?”“우리 어떻게든 두 사람 엮어봐요.”“그럴 필요 없어. 그냥 내버려 두면 돼.”“하지만...”남하준은 정안의 뒤통수를 낚아채고 그녀를 가까이 끌어당겨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억지로 얻은 물건은 오래 못 가. 지우는 형한테 아무 느낌 없어 보이잖아?”정안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씁쓸하게 말했다.“그건 오빠가 눈치 없어서 그래요.”남하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남태준은 거실 소파로 가서 사람이 많이 없는 빈자리에 앉았는데 마침 지우의 맞은편이었다.그는 소파에 앉은 후 조용히 지우를 바라보았다.지우는 가시방석에 앉은 듯 온몸이 불편하고 괴로웠다.“지우야.”남태준이 차분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갑자기 이름이 호명되자 지우는 심장이 움찔했고 긴장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지만 애써 냉정하고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네?”“아줌마와 지성은 잘 지내?”남태준이 예의 바르게 안부를 묻자 모두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남태준을 쳐다보았다.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지우는 그의 이 가시 돋친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지우는 마음이 아팠지만 침착한 척하며 자신의 불운한 집안 사정으로 인해 모두의 기분이 상하는 것을 원치 않아 무심코 대답했다.“잘 지내요.”말을 마친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젖었다.“너...”남태준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했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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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지우가 방 안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백완자인 줄 알았는데 남태준이었다. 다소 긴장하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남태준은 뜨거운 눈빛으로 부드럽게 말했다.“바로 옆이 내 방이야. 무슨 일 있으면 나 찾아와.”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을 수 있을까?지우는 어쩔 수 없이 입술을 오므렸다. 백완자는 아마 일부러 그녀의 방을 남태준 방 옆으로 안배했을 것이다.그녀는 예의상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요.”말을 마친 그녀가 문을 닫으려 하자 남태준은 문짝을 덥석 짚고 약간 긴장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다른 할 말 있어요?”남태준은 서서히 손을 거두고 목젖을 위아래로 굴리더니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며칠... 묵는 거야?”지우는 속으로 괴롭기 짝이 없었지만 덤덤한 척 물었다.“내가 여기 있는 거 싫어요?”그러자 남태준이 다급히 설명했다.“아니. 난 그런 뜻이 아니라 네가 안성에 얼마나 있는지 알고 싶어서 그래.”“완자 결혼식 끝나면 이 집에서 나갈 거예요. 하지만 다음 달에 독자 미팅이 있어서 일 끝나면 바로 안성을 떠날 거예요.”남태준은 서서히 주먹을 쥐고 호흡이 흐트러졌다.“다음 달 며칠?”“5일이요.”“완자 결혼식 끝나면 급히 떠나지 말고 그냥 여기 있어.”남태준은 주먹을 쥔 채로 다소 긴장한 말투였다.“네가 우리 집에 묵는 건 네 어머니께 말하지 않을게. 괜히 걱정하시겠다.”남자의 말에 지우는 다시 슬픈 기억이 떠올랐다.그녀가 전 남자친구 집에 묵는다는 걸 진효연이 알았다고 해도 걱정할 리가 없는데 이 남자의 말이 좀 이상하게 들렸다.그러나 지우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남태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수천 마디의 말을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긴장해서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지우는 남자가 더 할 말이 없자 문을 닫았다.“잘 자요.”그도 마지못해 말했다.“잘자.”문이 닫히는 순간 그는 또 문을 잡고 싶었다.손이 이미 문짝에 닿았지만 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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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지우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고마워요.”여자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태도는 아주 냉담했다.애초에 헤어지자고 한 사람은 남태준이었으니 지금 그녀에게 접근할 이유가 더더욱 없었다.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결과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필사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가고 싶고 그녀에게 잘해주고 싶었다.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자 지우가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어디 가셨어요?”“손자 손녀들 수업 보내러 가셨어.”“아.”지우는 입술을 오므리고 가볍게 웃더니 목을 끄덕였다.“그럼 나 갈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돌아서서 떠났고 남태준은 심란하게 거실을 서성거리다가 참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와 지우를 뒤쫓았다.지우가 별장 앞 큰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그녀의 등 뒤에서 돌진해 와서 그녀의 팔을 잡고 끌어당겼다.화들짝 놀란 그녀는 멍해져서 상대방을 바라보았다.남태준인 걸 확인한 지우는 괜히 긴장해서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아침 거르면 위에 안 좋아.”남태준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말했다.“이따가 배고프면 밖에서 대충 먹으면 돼요.”“나 오늘 쉬는 날이라 나가서 기분 전환하고 싶어. 같이 가자.”이건 그가 돌아온 지 일 년 만에 처음 가진 휴가였다.그것도 아침에 임시로 결정한 것이다.예전에 그는 쉬지 않고 필사적으로 일했다. 일이 바쁘면 그녀를 생각할 시간이 없고,그녀를 생각하지 않으면 마음이 아프고 슬플 일도 없으니.그는 자신의 사랑을 억제하고 모질게 그녀를 떠났고, 모질게 그녀를 생각하지 않았고 또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 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녀가 곁에 있으니 도저히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다.마음속에 꿈틀대는 욕망이 가까운 거리에 의해 폭발하고 말았다.지우는 착잡한 심정으로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는데,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이 가슴을 뒤흔들며 그녀를 답답하게 하고 숨 막히게 했다.그녀는 힘없이 다시 거절했는데 말투는 나른했다.“그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우리가 어떻게 같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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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이번에 남태준은 더 쫓지 않았다.지우의 말에 그는 이성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결과가 없는 미래이니 확실히 더 이상 그녀에게 매달리지 말아야 했다.아무리 힘들어도, 그녀를 걱정하고, 그녀에게 다가가고 싶어도 꾹 참아야 했다.그들 사이는 결국 그녀 어머니의 고비를 넘지 못하는데 그녀를 방해할 필요가 있을까?지우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사랑을 억누르는 것은 잃는 것보다 백 배나 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그 후 며칠 동안 남태준은 평소대로 출근했고 지우는 일부러 그를 피했다. 그가 집에 있을 때는 가능한 한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정안과 남하준은 결혼식 준비로 바빴고 가끔 지우를 데리고 다니며 고르기도 했다.정안은 여전히 지우를 신부 들러리로 세우고 싶었다.그러나 지우가 여전히 자신은 적합하지 않다고 고집하자 정안은 더 이상 무리하지 않았다.결혼식 이틀 전.정안은 친정으로 돌아가 결혼식 준비를 했고 남씨네 가문도 시끌벅적하게 집안을 장식했다.지우는 형수 몇 명과 함께 풍선도 만들고, 청첩장도 붙이고, 꽃도 꽂고, 물건도 차리느라 바빴다.몇몇 형수님들과 친해진 후, 사정을 모르는 형수들은 그녀와 남태준을 놓고 장난을 쳤다.“지우 씨, 우리 넷째 도련님 아직 미혼이에요. 만약 괜찮으면 고려해보는 건 어때요? 아주 좋은 사람이에요. 얼굴도 잘생겼고 사람도 다정하고.”“맞아요. 우리 동서지간 해요. 넷째 도련님께 시집가서 정말 손해 보는 거 없다니까요. 월급이 높은 건 아니지만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많고 기업 주식도 있고 투자도 있어 수입이 적지 않아요.”“우리 도련님과 그렇게 오래 알고 지냈으면서 서로 아무런 느낌도 없는 거예요?”지우는 말 없이 웃었다.늘 생각 없다, 느낌 없다는 말로 얼버무렸다.현지 풍속에 따라 결혼식 당일 신랑 신부는 사탕을 먹어야 했다.그런 사탕은 연밥으로 과당을 만들어야 했다.허윤미는 아들 며느리를 위해 직접 요리해서 연밥을 만들었다.지우는 조리법이 궁금하고 배우고 싶어서 주방에 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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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허윤미는 더욱 죄책감이 들었다.“태준아, 이따가 지우 데리고 병원에 가봐.”지우는 불쾌한 듯 얼굴을 찡그리며 그를 올려다보았다.“왜 그렇게 오버해요?”그리고 허윤미를 보며 나긋나긋 말했다.“아주머니 저 정말 괜찮아요. 찬물에 조금 헹구면 돼요.”허윤미는 죄책감 가득한 채 나가서 도우미를 들여보내어 바닥의 설탕물을 청소하게 했다.수도꼭지 앞, 지우는 자신의 등이 남자의 가슴에 닿을 것 같은 느낌이 들며 호흡이 흐트러졌다.남자의 따스한 손바닥에 닿은 손목은 전기처럼 피부에서 팔다리로 퍼져나갔고 다리는 나른해졌다.“내가 하면 돼요. 이것 좀 놔줄래요?”지우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남태준의 심장도 견딜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향긋한 냄새에 그는 도저히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그는 천천히 지우의 손목을 풀어주고 말했다.“10분만 더 헹구고 병원에 가자.”“정말 괜찮아요. 전에도 자주 데었어요. 이 정도로 병원 갈 필요 없고 화상 연고만 바르면 돼요.”그녀의 말은 남태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그는 거실로 나가 약상자에서 화상 연고를 찾아 들어왔다.찬물에 오래 헹군 지우는 손등이 덜 아픈 것 같아 수도꼭지를 잠갔다.그녀가 돌아서자마자 남태준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고는 깨끗한 흰색 수건으로 부드럽게 감싸주었다.“내가 할게요.”지우는 그의 손길을 또 거절하고 싶었다.그러나 남태준은 놓아주지 않았고 그녀 손에 묻은 물기를 부드럽게 닦아주고 손목을 잡아당겨 캐비닛 옆에 있는 의자에 그녀를 앉히고는 연고를 손가락에 살짝 짜냈다.그는 지우의 하얗고 보드라운 손을 잡고 붉게 달아오른 곳을 바라보며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연고를 발라줬다.옆에서 몰래 지켜보던 도우미는 참지 못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지우는 어색하지만 손을 뺄 수도 없고 준수한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니 괜히 가슴이 떨렸다.마음속에 토끼가 팡팡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그의 동작은 매우 부드러웠고, 눈에는 가슴 아픈 기색이 역력했으며, 불안한 모습이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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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석양이 서쪽으로 지고 붉은 노을이 하늘에 가득했다.남태준은 거실 발코니 밖에 서서 하늘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했다.지우가 곁에 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위층에서 내려온 남하준은 밖에 서 있는 남태준의 뒷모습을 보니 좀 쓸쓸해 보였다.그는 남태준의 어깨에 한 손을 얹고 말했다.“형 요즘 자주 쉬네?”남태준이 그를 한 번 돌아보더니 온화하게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다. 지난 1년 동안 그는 한 번도 휴가를 낸 적이 없었다.모든 일을 혼자 도맡아 하면서 자기 자신을 바쁘게 만들었다. 너무 바빠 지우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지우를 찾아갈 생각은 더더욱 단념했다.심지어 그녀의 소식, 그녀의 이름조차도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까 봐, 그녀를 완전히 떠날 수 없을까 봐 두려웠다.“어때?”남하준은 손을 놓고 난간에 등을 기대고 옆을 바라보며 물었다.“뭐가?”“지우 씨가 왔잖아. 이제 어떻게 할 거냐고.”남태준은 그의 뜻을 알고 고개를 떨구더니 기분이 조금 쓸쓸해졌다.“완자의 노력은 알겠는데 우리는 불가능해. 지우 좋은 사람이야. 힘들게 만들고 싶지 않아.”“적어도 이유는 있을 것 아니야?”남하준은 그가 지우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우 엄마가 반대했어. 심지어 내 앞에서 무릎을 꿇으셨어.”그는 언제나 올바르고 예의 바른 청년이었다. 어른이 그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것은 얼마나 무거운 간청이고 심지어 애원일까?“두 사람 만났었어?”남하준은 조금 의아해했다.남태준이 작은 마을에 몇 개월 동안 전근 간 건 알았지만 그렇게 빨리 지우의 마음을 사로잡아 연애도 하고 심지어 헤어졌다니.남하준은 도저히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남태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하준은 더욱 경악했다.지난 몇 년 동안 남태준은 일밖에 몰랐으며 여자나 결혼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근 1년 동안 많은 재벌가 딸들이 그에게 대시했지만 모두 거들떠보지 않았다.이제 보니 지우를 잊지 못한 것이었다.남하준은 생각하더니 다시 손을 들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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