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는 자신의 모든 저축을 털었고, 진효연도 저축한 돈을 모두 내놓았고 매점을 양도하고 친척에게 조금 더 빌리기까지 했다.이렇게 해서 5천만 원을 모아 피해자에게 배상했다.그 후 집안은 더욱 쓸쓸하고 처참하게 변했다.진효연의 병세는 갈수록 심해졌고 어떤 일에도 흥미를 끌지 못했다.지우는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계속 돈을 벌어야 했기에 늘 지치고 힘들었다.나중에는 남태준을 떠올릴 시간과 정력도 없었다.진효연은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잘 먹지도, 잘 자지도 못하고 매일 울었으며 무기력하게 침대에 누워 하루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밖에 나가지도, 사람을 만나지도 않았다.자주 남편과 아들의 사진을 들고 구석에 숨어서 종일 울곤 했다.지우는 감옥에 있는 지성이 안에서 잘 먹도록 매달 몇만 원의 소비 돈을 보냈고 진효연을 데리고 면회를 가기도 했다.지성은 살도 빠지고 많이 퇴폐해졌다.그런 지성을 볼 때마다 진효연은 눈물범벅이 되었다.어머니의 병 때문에 지우는 병원을 찾는 빈도가 잦아졌다.이런 생활은 결국 어느 깊은 밤 완전히 끝이 났다.새벽 5시 반에도 잠을 이루지 못한 진효연은 옥상으로 올라가 7층에서 뛰어내렸다. 그날 밤, 그녀는 자신의 생을 마감하고 남편을 보러 갔다.경찰차의 경적, 구급차의 경적, 수군거리는 인파의 소리가 모두 귀에 거슬렸다.지우는 바로 옆에 서서 하얀 천으로 뒤덮인 진효연을 영혼이 가출한 듯 바라보았고 피로 가득한 땅바닥을 보며 등골이 오싹했다.그녀는 눈물범벅이 되었고 두 다리에 힘이 빠지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제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그러나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버텼다. 어머니의 뒷일을 차분히 처리했고 고향 풍습에 따라 모든 친척과 친구들을 맞아 장례를 치렀다.이번이 그녀 인생의 두 번째 장례식이었다.지난번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불과 3년 만에 또 어머니의 상을 치르고 있었다.지성도 하루 풀려나 어머니께 상복을 입혔다.그는 어머니 묘비 앞에서 숨이 끊어질 듯 통곡하며
Last Updated : 2024-12-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