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1071 - Chapter 1080

1088 Chapters

제1071화

그녀를 맞이하기 위해 남씨 가문은 온 마음을 다해 준비했다. 가족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였고, 그녀를 위한 환영 파티까지 열렸다.정원에는 세련된 정장을 갖춰 입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진수성찬과 좋은 술이 차려져 있었다. 한쪽에서는 피아니스트가 우아한 선율을 연주하고 있었으며, 정원의 장식에도 그녀를 환영하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이다은은 남우영의 손을 꼭 잡고 서 있었다. 잔뜩 긴장한 채, 어색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그가 소개하는 가족들을 하나하나 마주했다.마지막에는 얼굴이 뒤섞여 보이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다가와, 누가 누구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그때, 남우영이 그녀의 귓가에 부드럽게 속삭였다.“걱정 마, 우리 가족은 다 좋은 사람들이야. 다들 널 마음에 들어 할 거야.”이다은도 느낄 수 있었다.이런 계층의 사람들을 직접 마주해보니 알 수 있었다. 돈 많고 권력이 있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오히려 품격이 있었다.그들은 TV나 영화 속 부유층처럼 속물적이지 않았다. 누군가를 높이고 낮추며 서열을 매기는 태도도 없었고, 그녀의 출신이나 학력을 문제 삼는 시선도 존재하지 않았다.그녀가 들은 것은 오직 따뜻한 칭찬뿐. 모두가 그녀의 장점만을 이야기했다.특히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녀를 유난히 마음에 들어 했다.그리고 이 집안에서 가장 사랑받는 손녀인 남서연 또한 그녀를 반겼다.그녀가 특별해서가 아니었다. 남우영이 선택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그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남씨 가문의 모든 이가 자연스레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당연한 듯했다.“새언니, 그거 알고 계세요?”남서연은 둥그렇게 부른 배를 가만히 감싸며 투덜거렸다.“오빠가 예전에 그랬어요. 세상에서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저라고요.”이다은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남서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남우영을 힐끗 쳐다보았다.“근데 말이죠, 오빠가 결혼한 이후로 제 위치가 완전 바닥으로 곤두박질쳤어요. 이젠 두 번째 손가락에도 못 낀다니까요.”이다은은 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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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백건은 남우영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손에 들고 있던 집게를 건네며 입을 열었다.“너도 알잖아, 내 팔은 안쪽으로 굽는다는 걸.”남우영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을 당할 줄은 몰랐다. 정말 최고의 외삼촌이 틀림없었다.그는 집게를 받아 들고 와규 한 점을 올려 구웠다.“배고프니?”백건이 남우영을 바라보며 물었다.남우영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집사람이 너무 긴장한 것 같아서요. 통 먹지를 못하네요. 제가 좀 구워서 가져다줘야겠어요.”백건은 앞쪽에 앉아 있는 이다은을 슬쩍 쳐다보았다.“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아 보이네.”남우영은 간단히 대답했다.“네.”백건이 그를 바라보며 이어 말했다.“혹시 이 여자 때문이야? 그동안 다른 여자들과는 전혀 인연이 없었던 이유가.”남우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백건은 감탄하듯 말했다.“너 정말 너희 아버지를 똑 닮았구나, 정말 한결같은 남자야.”남우영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에이, 그런 외삼촌은 뭐 엄청 자유로운 스타일이신가 봐요? 외삼촌도 예전엔…”백건은 재빨리 손을 내저으며 남우영의 말을 끊었다.“그만! 다른 얘기 하자고.”남우영은 가볍게 웃었다. 괜히 쿨한 척하는 외삼촌에 어이가 없었다.어쩔 수 없이 그는 대화 주제를 바꾸기로 했다.“서연이 출산 예정일은 언제예요?”“다음 달이야.”“그럼 얼마 안 남았군요.”“응.”“떨리시나요?”“그럼, 당연히 떨리지. 아빠가 되는 게 처음이라.”남우영은 백건 옆으로 다가가 몸을 기울이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외삼촌, 서연이랑 결혼한 거, 사실 속도위반 때문이었죠?”“아니야.”남우영은 이어서 말했다.“비록 해프닝이었지만, 어쨌든 그걸 핑계로 결혼을 결심한 거잖아요.”백건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 몇 초간 잠시 침묵했다. 그러다 남우영을 옆으로 흘깃 바라보며 말했다.“넌 이미 네가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에 골인했잖아. 그래 놓고는 뭘 그렇게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거야? 임신 문제는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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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그녀는 언제나 주변과 어딘가 동떨어진 느낌을 주었다.파티가 끝난 뒤, 남우영은 이이다은을 태우고 집으로 향했다.차 안에서 남우영은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피곤해?”이다은은 눈을 감은 채 나직이 대답했다.“응, 조금.”“집에 가면 족욕을 준비해 줄게. 마사지도 해주고…”그 말에 이다은은 움찔하며 정신을 차렸다. 순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괜찮아, 정말 괜찮아. 너도 피곤할 텐데, 나까지 신경 쓰지 마.”남우영은 살짝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그래? 나도 족욕하고 싶은데, 네가 해줄래? 마사지도 해줘.”이다은은 순간 얼어붙었다.남우영은 그녀의 당황한 얼굴을 힐긋 바라보며 되물었다.“내가 해주는 건 싫고, 네가 해주는 것도 싫고.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이다은은 입을 삐죽이며 뾰로통하게 중얼거렸다.“그건 네가 힘들까 봐 그런 거지.”“난 하나도 안 힘든데.”이다은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마지못해 말했다.“알겠어, 집에 가면 마사지해 줄게.”남우영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좋아.”“넌 정말…”이다은은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남우영은 가볍게 웃고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우리 가족 말이야, 널 정말 좋아해.”이다은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조용히 말했다.“응, 나도 느꼈어. 사실 내가 어디 특별해서 좋아하시는 게 아니라, 원래 좋은 분들이라서 그런 거야.”남우영은 잠시 침묵했다. 말없이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차 안의 공기가 조용히 가라앉았다.오랜 침묵 끝에, 남우영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다은아, 우리… 아이를 가져볼래?”이다은은 순간 멍해졌다.치맛자락을 꼭 쥔 손이 살짝 떨려왔다. 설렘과 긴장이 뒤섞인 감정이 밀려왔다.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남우영이 덧붙였다.“아이가 생기면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우리 결혼생활도 더 돈독해질 거고.”그녀는 남우영의 이런 생각이 싫었다.에이스타 그룹에서 그녀의 커리어는 이제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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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이이다은은 불쾌한 기색으로 눈썹을 찌푸리며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나랑 결혼한 이유가 너희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서였어?”남우영은 당황한 나머지 급히 말했다.“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그럼 대체 뭐야?”그녀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왜 그렇게까지 애를 갖고 싶어 하는데?”“너도 알잖아.”“아니, 난 모르겠는데?”남우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 때문에 불안해. 혹시라도 아이가 생기면 네가 날 떠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랬어.”“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면 애가 한 명이든 열 명이든 결국엔 널 떠나게 되어있어.”말을 맺기가 무섭게 이다은은 단호한 눈빛으로 문을 열고 나가더니 별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남우영은 황급히 그녀를 따라 달려갔다. 한걸음에 이다은의 손목을 붙잡으며 불안과 초조함이 가득 찬 채로 간절히 물었다.“여전히 나랑 이혼하고 싶은 거지?”이다은은 지쳐 보였다. 그녀는 담담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남우영, 넌 정말 말이 안 통해.”남우영은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 마디 한 마디 힘을 줘 말했다.“왜겠어? 다 너 때문이잖아.”그는 비겁할 정도로 그녀를 붙잡고 싶었다. 어떻게든 이 결혼을, 이 관계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왜 내 탓으로 돌리는 건데?”이다은도 화가 난 듯했다.그녀도 예상하지 못했다. 첫 부부 싸움이, 하필이면 아이 문제 때문일 줄은.남우영은 쓴웃음을 지었다.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다은아, 네 눈엔 내가 없어. 네 마음이 느껴지질 않아. 사랑이라고 부를 만한 게, 단 하나라도 있긴 해?”그 순간, 이다은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하지만 애써 삼켰다.그녀는 서운함과 분노가 뒤섞인 목소리로 쏘아붙였다.“네가 뭔데 그런 말을 해?”남우영도 더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정말 사랑이 느껴지지 않으니까!”이다은은 분노에 차 발을 굴렀다.“남우영, 넌 진짜 나쁜 놈이야.”그녀는 두 손으로 그를 밀쳐냈다. 돌아서서 눈물을 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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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이다은은 온 힘을 다해 비틀거리는 남우영을 방 안으로 데려왔다.그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화장실로 달려가 젖은 수건을 집어 들었다. 이내 조심스레 그의 얼굴을 닦으며 나직이 중얼거렸다.“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마신 거야?”남우영은 취기에 잠겨 정신이 흐릿했다. 침대에 누운 채 눈을 감고 있었지만, 입술 사이로 흐느적거리듯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처음엔 그가 뭐라고 하는지 잘 들리지 않았다.그러나 모든 뒷정리를 마치고 침대에 몸을 뉘려던 순간, 희미한 속삭임이 어둠 속에서 가볍게 울려 퍼졌다.“다은아… 사랑해… 정말 많이 사랑해… 이혼하기 싫어… 제발… 나랑 이혼하지 마…”이다은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 그의 품에 기대었다. 가슴 한편이 알싸하게 저렸다.그녀의 손끝이 자연스레 그의 뺨을 더듬었다. 희미한 조명 아래, 여전히 아름다운 얼굴로 잠든 남우영을 바라보았다.가슴이 두근거렸다.부정하고 싶었지만, 이 떨림을 숨길 수 없었다.이다은은 천천히 몸을 기울여,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살며시 포갰다.“이혼 안 해, 우영아.”그녀는 나지막이 속삭였다.“조금만 적응할 시간을 줘.”“다은아… 다은아…”이다은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남우영, 나도 너 좋아하는 것 같아.”그게 아니라면,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서로 다투고 있었는데, 그가 술에 취해 망가진 모습을 보자마자 이렇게까지 가슴이 아플 리 없었다.이튿날 아침이 밝아왔다.남우영은 천천히 눈을 떴다. 침대 위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머릿속이 텅 빈 듯 멍해졌다.어제 술을 조금 마셨고, 그 이후로 기억이 끊겼다.상반신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며 이다은의 흔적을 찾았다.그러나 방 안은 텅 비어 있었고, 그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침대맡에 놓인 휴대폰을 집어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오전 11시 30분.남우영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깊게 숨을 내쉬었다.어쩌다 이렇게 늦잠까지 자버린 걸까.다은이는 혹시 아직도 화난 걸까.그는 복잡한 마음을 안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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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제가 잘난 척을 하든 안 하든 현재 남우영의 아내라는 것만은 사실인걸요.”이다은은 화가 난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오히려 당신은 그렇게 힘들게 우리 집에 들어왔으면서 이런 비열한 수단으로 저랑 남우영 사이에 오해를 만들어요? 참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계시네요.”여태 누구도 감히 공아영을 비열하고 어리석다고 욕한 적이 없었고 이런 욕은 이다은이 처음이었다.공아영은 화를 억제 못 하고 손에 든 찻잔을 들어 이다은에게 끼얹었다.갑작스러운 물벼락에 이다은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몇 초 동안 멍해 있었다.물방울들은 이다은의 머리에서부터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고 그녀의 분노는 이 순간 완전히 타올랐다.공아영은 이다은에게 손가락질하며 경고했다.“이다은, 나 공아영은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원했던 건 어느 하나 빠짐없이 다 가졌었어. 사람도 마찬가지야. 기다려 봐, 남우영도 당신이랑 얼마 못 갈 거니까.”말을 마친 공아영이 가방을 들고 돌아서 나가려 하자 이다은도 따라 일어서며 소리쳤다.“공아영, 거기 서.”공아영이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자 이다은은 물 한 컵을 들고 똑같이 그녀의 머리에 끼얹었다.“악!” 공아영은 누가 감히 자신한테 물을 끼얹을 거란 생각은 전혀 못 하고 너무 놀라 비명을 지르며 분노에 차 떨리는 눈빛으로 이다은을 노려보았다.이다은은 정말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인 게 틀림없었다.“악! 감히 나한테 물을 끼얹어?”공아영은 여태 이런 모욕을 당한 적이 없어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칼같이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며 비명을 질렀다.“받은 걸 돌려줬을 뿐인데요?”반면 이다은은 큰 일 아니라는 듯 나긋나긋하게 말했다.공아영은 이를 악물고 이다은에게 손가락질하며 경고의 말을 했다.“감히 나 공아영을 건드려? 이다은 당신 죽을 각오 해.”말을 마친 공아영은 바로 자리를 떴고 이다은은 그제야 휴지를 꺼내 얼굴에 묻은 물방울들을 닦아냈다.이 순간 이다은은 겉으론 평온해 보였지만 마음속으로는 아주 당황스러웠다.이때 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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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한편 병원에서는 방금 응급실에서 나온 이적이 머리와 팔다리에 붕대를 감은 채 병상에 누워 있었고 그 모습은 매우 허약해 보였다.병원에 도착한 이다은과 남우영은 병상에 누워 계신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장애인인 이적을 이 정도로 때리다니,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이다은은 화가 나서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아빠, 대체 누가 아빠를 이 정도로 때린 거예요?”이적은 말없이 고개를 저으며 천천히 남우영을 쳐다보았고 남우영은 놀라 굳은 표정으로 위로의 말을 건넸다.“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제가 해결할 테니 치료부터 잘하셔야 해요.”너무 울어 눈까지 붉어진 김연아는 나지막하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다은아, 얼굴도 모르는 사회의 불량배들이 이유도 없이 너희 아버지를 몰아 공격해서 이렇게 때린 거야. 너 혹시 누굴 건드린 적 있어?”이다은은 의혹에 잠긴 눈빛으로 김연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엄마, 왜 그런 생각을 하세요?”김연아는 코를 들이마시며 목이 메어 말했다.“상대방이 너의 아빠를 때리면서 딸 교육을 잘못했다고 계속 욕했었거든.”이다은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남우영을 바라보았다.남우영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이다은을 마주 보며 물었다.“왜? 왜 이렇게 날 쳐다보는 거야?”이다은은 바로 시선을 피하며 김연아한테 물었다.“엄마, 경찰에 신고는 했어요?”“신고했어.”“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면 뒤에서 지시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기에 찾아내기 힘들 거야.”남우영의 말에 이다은은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그들은 잠시 이적과 함께 병원에 있다가 그가 잠든 후에야 병원에서 나왔다.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다은의 마음은 엄청 무거웠다.차 뒷좌석에서 남우영은 이다은의 표정을 보고 이상하다고 느껴지자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긴장하면서 물었다.“너 혹시 뭐 아는 거 있어?”이다은은 아무 말 없이 잠시 침묵하고 있다가 고개 돌려 남우영을 바라보았다.남우영은 차가운 눈빛의 그녀를 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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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집에 도착한 남우영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입구에 서서 휴대전화를 꺼내 부하직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다은도 뒤따라 내려 그의 옆에 서 있었다.“지금 당장 해고협의서를 작성해 공아영에게 보내주고 그녀와 연결된 모든 비즈니스와 고용 관계까지 전부 해지 시켜.”옆에서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이다은은 남우영이 이렇게 빨리 일을 해결할 거란 생각을 못 하고 너무 놀라 어리둥절해 서 있었다.통화가 끝난 후 남우영은 어리둥절해 서 있는 이다은의 손을 잡고 집으로 걸어 들어가며 말했다.“내가 새로운 집을 마련해 드릴 테니 아버님 어머님도 이제 그 낡은 집에 살지 말라고 하면 안 될까?”남우영의 말에 이다은은 마음속으로 큰 감동을 받았지만 그의 호의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어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건 좀 아닌 거 같은데.”남우영은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나한테 시집왔으면 내 재산의 일부도 너의 몫인 거야. 그러니까 넌 이제 부잣집 사모님인 거지. 근데 그렇게 많은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께 효도를 안 하겠다고?”이다은은 할 수 없이 가볍게 웃으며 동의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손을 잡고 현관문에 들어서자 거실에서는 정안이의 흥분하고 격동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 아들, 며느리 돌아왔어?”이 소리에 놀란 이다은과 남우영은 걸음을 재촉하며 소리가 나는 쪽으로 향했다.정안이는 거실에서 걸어 나와 환하게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다.“너무 오랜만이야.”“엄마, 언제 오신 거예요?”남우영도 두 팔을 벌려 안으려 하자 정안이는 바로 밀쳐버렸고 생각지 못한 행동에 그는 몸을 비틀거리며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정안이가 안고 싶은 건 며느리 이다은이었고 그녀 역시 멍해 서 있다가 열정적으로 다가가며 포옹을 받아 주었다.정안이는 이다은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미안해, 다은아. 저번엔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내가 약속을 어겼어.”“아니에요 어머님, 그런 말씀 안 하셔도 돼요. 그동안 아버님이랑 그렇게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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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남하준의 통화가 계속되자 정안이는 통화가 끝나면 그가 어떻게 할걸 이미 알고 바로 가방을 챙기고 신발까지 신고 기다리고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전화를 끊자마자 남하준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가자, 얼른 병원으로 가보자.”이때 정안이는 이미 준비가 다 된 상태였고 금방 병원에서 돌아온 남우영과 이다은은 놀라 멍해졌지만 부모님들의 행동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그들 넷은 집에서 나와 남하준은 정안이의 손을 잡고 앞에서 걸었고 남우영은 이다은의 손을 잡고 그 뒤를 따랐다.이다은은 걸어가면서 남우영의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버님 어머님은 사이가 엄청 좋아 보여. 어떻게 결혼한 지 수십 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저렇게 손을 잡고 걸어 다닐 수 있어?”남우영은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아빠는 엄마와 함께 있으면 항상 손을 잡고 다녀. 오래전부터 이미 습관 되어버린거야.”“아버님 안 무서워?”이다은은 다시 낮은 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상대가 누군가에 따라 달라. 우리 엄마한테는 아주 상냥하게 대해줘. 하지만 그 외의 사람들한테는 엄청 사나워 보이실 거야.”“그럼 너한테도 사나우신 거야?”“나한텐 엄격한 편이시지.”그들이 얘기를 주고받으며 앞으로 걸어가자 고급차 한대가 주차장에서 천천히 나오고 있었다.남하준이랑 정안이가 같은 차에 타고 남우영이랑 이다은은 또 다른 차에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차 안에서 이다은은 너무 피곤하고 졸려 참지 못하고 남우영의 어깨에 기대어 휴식을 취했다.갑자기 자기 어깨에 기대어 있는 이다은을 보며 남우영은 놀라 굳어진 몸으로 고개를 돌려 부드럽고 뜨거운 눈빛으로 이다은을 내려다보았고 너무 긴장되어 심장박동수가 점점 빨라졌지만 천천히 몸을 아래로 눌러 그녀를 좀 더 편안하게 눕혔다.이다은이 먼저 다가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 긴장된 남우영은 목을 축이며 속삭이듯 물었다.“힘들어?”이다은은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응, 좀 힘드네.”“그럼 좀 쉬어. 도착하면 깨워줄게.”“우영아, 아버님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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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한편, 병실에서 한시간 넘게 잔 이적은 호사가 약 바꾸러 왔을 때야 잠에서 깼다.약을 바꾸고 나서 김연아는 이적에게 귤을 까주고 둘은 한 조각씩 나눠 먹으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딸이 고른 사위가 사람 참 괜찮네. 사 온 귤까지 너무 달콤해.”김연아는 감개무량해하며 말했다.이적은 귤 모양을 힐끗 보고는 말했다.“이거 아마 엄청 비쌀걸.”“그럼, 큰 슈퍼마켓에 가면 이런 귤은 개별로 팔아. 소고기 양고기보다도 더 비싼 거야.”김연아는 달콤한 귤을 한 조각 입에 물고 말했다.이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호기심에 물었다.“우리 집이 저렇게 되었는데 사위한테 말하면 우릴 도와 해결해 주지 않을까?”김연아는 그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우리 이런 일로 딸한테 폐 끼치면 안 돼. 그런 말은 꺼내지도 마.”“내가 뭔 폐를 끼쳤다고 그래. 사위가 돈이 그렇게 많은데 이 정도쯤이야 그 사람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잖아.”“입 닥쳐.”김연아는 분노하며 말했다.“그 사람이 돈이 있는 건 그 사람 일이야. 어쨌든 당신은 뻔뻔스럽게 손 내밀며 도와달라고 하면 안 돼. 우리가 아무리 가난해도 남의 것 탐내면 안 되는 거야.”“이 여편네는 항상 체면만 차리고 고집이 너무 세서 문제야.”김연아는 콧방귀를 뀌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사위 집안은 돈도 있고 권력도 있는 집안이라 우리 딸이 워낙 어울리지도 않는데 우리까지 사사건건 찾으면 사돈집에서 얼마나 귀찮겠어.”이어 이적은 시큰둥하게 물었다.“딸이 부잣집에 시집가면 그럼 부모도 모실 수 없다는 건가?”“당연히 모시겠지. 그것도 딸이 혼자 해야 하는 거지. 우린 최대한 사위 집안에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잖아. 그래야 딸의 결혼생활도 오래 갈 거잖아.”이적은 시큰둥하게 듣더니 몸의 상처도 생각 못 한 채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사위는 왜 우릴 모시면 안 되는 건데?”“그럴 의무가 없잖아.”“근데 돈이 많고 그냥 조금만 줘도 너랑 나 남은 생은 아무 걱정 안 해도 되잖아.”이적은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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