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의 모든 챕터: 챕터 1021 - 챕터 1030

1088 챕터

제1021화

그러나 남우영의 반응에 이다은은 자존심이 상했다.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덤덤한 척 말했다.“농담한 거니까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남우영은 목을 축이고는 설명했다.“다은 씨, 난 같이 자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그냥...”“괜찮아요. 설명할 필요 없어요.”이다은은 가슴이 답답했지만 일부러 침착한 척했다.“알아요. 우리 천천히 해요.”말을 마친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우걱우걱 밥을 먹었다.남우영은 그녀의 표정이 굳은 것을 보고 안절부절못했다.“다은 씨...”남우영이 말을 하려는데 이다은이 황급히 끊었다.“밥 먹어요. 이 얘기는 그만 해요.”남우영은 어쩔 수 없이 숨을 내쉬고 밥을 먹었다.식사 분위기는 상당히 무거웠다.식사 후 이다은은 남우영에게 설거지를 맡기고 혼자 방에 숨어 울분을 토했다.남우영은 거실 소파에 앉아 혼자 멍하니 생각에 잠겨 헤어나오지 못했다.시간은 1분 1초가 지나갔고 밤이 깊었다.이다은이 방 불을 껐다.그러자 남우영은 갑자기 일어나 방으로 돌아갔다. 30분 후 그는 깨끗이 씻고 잠옷을 입고 방을 나섰다.그는 이다은의 방문 밖에서 배회했다.문을 두드리려고 손을 들었다가 또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손을 내려놓았다.그는 돌아서려다가 참지 못하고 돌아왔다.그렇게 끝없이 고민했다.그때, 문이 열리자 이다은이 빈 컵을 들고 안에서 나왔는데 그녀는 남우영이 문 앞에서 손을 드는 동작을 보고 어리둥절했다.남우영은 황급히 손을 내려놓고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아직 안 잤어요?”“잤는데 목이 말라서요...”이다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우영이 그녀가 들고 있던 컵을 뺏어갔다.“내가 물 따라줄게요.”“아니...”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남자는 이미 그녀의 컵을 들고 가서 따뜻한 물 한 잔을 가져다주었다.“고마워요.”이다은이 손을 내밀며 말하자 남우영은 컵을 그녀에게 주지 않고 그녀 옆을 비집고 방에 들어갔다.“내가 안으로 갖다 줄게요.”이다은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가 컵을 들고 방에 들어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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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외도와 기만.”기만이라는 말에 남우영은 긴장한 나머지 침을 삼키고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다은은 그의 기분이 가라앉은 것을 보고 말했다.“너무 무리하지 말고 당신 속마음을 따라요. 세상의 시선 때문에 결혼하지 말고, 대를 잇기 위해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평생 얽매여있지 말아요.”남우영은 멍해졌다.“그 말이 좀 이상한 것 같은데. 대체 무슨 뜻이죠?”이다은은 그가 정말 능청 맞는다고 생각해서 솔직하게 물었다.“당신 동성애자죠? 남자 좋아하잖아요. 여자 안 좋아하죠?”남우영은 동공이 흔들리더니 두 손으로 문짝을 짚고 그녀를 가둔 채 또박또박 말했다.“내가 어떻게 동성애자예요? 난 여자 좋아해요. 그것도 엄청.”정말 미칠 지경이었다.그가 동성애자라고 말한 건 이다은이 처음이 아니었다.그의 어머니와 사촌 여동생도 그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다만 어머니와 사촌 여동생에게는 증명해 보일 수 없지만 이다은에게는 증명할 수 있었다.그는 화가 나서 입을 벌리고 숨을 쉬며 정중하게 다시 말했다. “나 정말 여자 좋아해요.”이다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못 믿겠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대꾸했다.“아.”“못 믿겠어요?”그녀가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이다은은 그의 뜻에 따라 계속 물었다. “만약 당신이 여자를 좋아한다면, 설마 성 기능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아무 문제 없어요.”남우영은 억울함을 토로할 곳이 없었다. 그는 이다은의 오해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이 방면의 오해라니.이다은은 마음이 착잡하고 무기력하게 중얼거렸다. “아. 그럼 동성애자도 아니고 몸도 문제없는데 왜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내 몸에 손대지 않는 거예요? 그럼 단순히 내게 관심이 없어서 손대기 싫은 거예요?”“혼자 이상한 생각하지 말아요!”남우영은 마음이 지쳐 황급히 설명했다.“난 당신을 좋아해요. 아주 많이 좋아한다고요. 첫눈에 반했어요.”“그럼 대체 이유가 뭐냐고요?”이다은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그를 응시하며 얼굴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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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그녀는 긴장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어쨌든 그녀는 처음이었다.내일 또 아주 중요한 면접이 있었으니 그녀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했다.이다은은 급히 머리를 흔들어 남자의 입에서 입과 혀를 빼내고 숨을 헐떡이며 힘없이 몸부림쳤다.“제발 그만해!”남우영의 키스는 그녀의 목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고 그녀의 잠옷 단추가 하나씩 풀렸다.이다은의 몸은 이미 그의 손에 함락되었고 이성은 여전히 몸부림치고 있었다.“안 돼. 그만!”“아!”이다은은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남자의 키스가 그녀의 가슴으로 옮겨지자 그녀는 고개를 약간 젖히고 눈을 감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민감한 피부는 그의 키스에 나른해졌고 그녀는 수줍은 소리를 냈다.남우영은 동작을 멈추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그녀의 부드럽고 향기로운 몸 위에 엎드렸다. 이렇게 급정거를 해야 하는 고통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그는 참느라 미칠 것 같았다.전에 없던 열정과 욕망이 남우영을 괴롭히고 있었다.“나 당신을 갖고 싶어요.”남우영은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속삭였다.“난 싫어요.”이다은은 수줍게 대답했다.남우영은 자신이 경험이 없어서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그는 이다은의 입가에 천천히 키스하고 속삭였다.“조심해서 할게요. 어디가 맘에 안 드는지 알려줘요.”“시간이 이미 늦었어요. 내일 아주 중요한 면접이 있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내일을 맞이하고 싶어요.”이다은이 설명했다.“내일 면접은 분명 통과할 거예요.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요.”이다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그렇게 위로하지 말아요. 모르는 일이니까.”남우영은 미칠 것 같은 욕망을 참으며 괴롭게 심호흡했다. 천천히 그녀의 옷을 잡아당겨 단추를 채웠다.그는 이다은의 부드러운 몸에서 일어나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응시하며 단추를 채워주고 이불을 끌어다가 덮어주었다.부끄러운 이다은은 감히 그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 채로 눈을 감았다.“내일 저녁.”그는 목이 쉬었고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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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다음 날 아침.이다은은 엄청 일찍 일어났다.그녀는 오늘의 면접을 매우 중시했다. 특별히 연한 화장까지 하고 치장을 한 후 30분 일찍 외출했다.길이 막힐까 봐 그녀는 일부러 지하철을 타러 갔다. 그녀가 막 지하철 입구 밖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나타난 한 그림자가 그녀를 공격했다.녹색 물감이 든 작은 통의 물이 그녀에게 쏟아졌다.이다은은 갑자기 놀라서 몸이 굳어버렸고 비명을 질렀다.“아!”추위가 두피에서 아래로 내려오자 그녀는 온몸이 흠뻑 젖었고 충격적인 얼굴로 그녀에게 물을 끼얹은 사람을 바라보았다.임신한 소이현이었다.지하철 입구를 오가는 사람들도 이 장면을 보고 어리둥절해져서 호기심에 멈춰 서서 구경하고 이것저것 떠들어댔다.이다은은 어금니를 꽉 깨물어 참고는 천천히 손을 들어 눈 속의 액체를 닦아냈다. 고개를 숙여 자신의 옷을 한 번 본 후, 다시 소이현을 바라보았다.만약 그녀가 임신하지 않았다면 분명 싸대기를 몇 대 때리고 소이현을 땅바닥에 눌러 때려주고 있었을 것이다.이다은은 화가 나서 가슴이 답답했고 입을 살짝 벌리고 숨을 내쉬더니 물었다.“소이현, 너 미쳤어?”소이현은 일부러 몸에 꼭 끼는 옷을 입고 임신한 배를 들어 올렸다. 그녀는 피해자인 척 눈물을 흘리며 이다은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이다은, 감히 내 남편을 꼬드겨? 넌 정말 사람도 아니야.”구경꾼들이 점점 많아지자 모두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했다.이다은은 재빨리 마스크를 꺼내 쓰고 화를 냈다.“어디서 생사람 잡고 있어?”소이현은 억울해하며 울먹였다.“나 두 사람 채팅 기록 봤어. 그런데도 시치미를 떼고 있어?”채팅 기록.이다은은 우스꽝스럽다고 느꼈다. “봤으니 너도 잘 알겠네. 네 남편이 내게 매달렸고 네 남편이 내게 고백했어. 난 이미 분명하게 거절했고 차단까지 했어.”소이현은 배를 움켜쥐고 울먹였다.“네가 희망을 주며 꼬드기지 않았다면 왜 계속 너를 잊지 못하고 매달리겠어?”이다은은 순간 어이가 없었다.이건 그녀가 들어본 것 중 가장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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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소이현은 각종 검사를 받고 있었다.이다은은 병원 벤치에 앉아 휴대폰의 시간과 그녀가 보낸 사과 메시지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그녀는 좋아했던 남자를 소이현에게 빼앗겼다.그리고 지금 그녀가 꿈꾸던 일이 또다시 소이현에 의해 망가졌다.어쩌면 전생에 소이현에게 빚을 진 것 같았다.얼마나 지났을까, 정하늘이 부랴부랴 병원에 도착했다. 그는 이다은을 보는 순간 멈칫하더니 의아해하며 물었다.“다은아, 네가 왜 여기 있어? 이현이는? 근데 너 머리와 옷이 왜 다 젖었어?”이다은은 성난 눈으로 아무 말 없이 그를 노려보았다.그녀 눈 밑의 분노에 정하늘은 어리둥절했고 긴장하여 침을 삼키고 사방을 둘러보았다.“아이가 다쳤다고 이현이가 말하던데. 대체 무슨 일이야?”이다은은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아이가 다친 게 아니라 소이현이 그녀를 괴롭히는 수단일 뿐이었다.병원에 와서 머리부터 끝까지 검사를 받았다. 심지어 간 기능 5종, 혈연병, 유전병 등등...그녀를 호구로 여기고 검사비 200만 원을 넘게 내게 했다.이다은은 액땜하고픈 마음에 소이현과 따지지 않았다.그때, 소이현이 검사 보고서를 들고 의사 사무실에서 나왔다.“이현아, 아이는 괜찮아?”정하늘은 소이현을 보자마자 달려가 그녀를 부축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소이현은 배를 잡고 차가운 눈으로 이다은을 째려보며 괴로운 척했다.“여보, 나 배가 너무 아파. 흑흑... 다은이가 날 밀어서 내가 넘어졌어.”정하늘은 화가 나서 이다은을 향해 소리쳤다. “이다은, 화풀이하려거든 나한테 덤벼. 어떻게 임산부인 이현이를 밀 수 있어?”이다은은 짜증이 밀려와 한마디도 하기 싫었다.그녀는 노인과 임산부의 미움을 사는 것이 가장 번거로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말 백 마디로 변명할 수 없었다.이다은은 일어나서 차가운 얼굴로 소이현과 정하늘에게 다가가 쌀쌀한 어조로 또박또박 말했다.“입원할 필요 없다면 아이는 분명 문제없는 거네. 근데 넌 이 기회를 틈타 내 돈으로 전신 신체검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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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이다은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얼음장 같은 눈으로 억제할 수 없는 한을 품고 있었다.그녀는 다시 돌아서서 떠났다.정하늘은 눈 밑에 눈물이 맺힌 채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는 것이 마치 넋이 나간 꼭두각시처럼 보였다.소이현이 그의 곁으로 다가와 팔짱을 끼고 안쓰러운 듯 속삭였다.“여보, 우리 아이와 나를 생각해서라도 더 이상 집착하지 마. 다은이는 이미 결혼했어.”정하늘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뺨을 가리고 벽에 몸을 던져 펑펑 울기 시작했다.소이현은 그의 뒤에 서서 바라보며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고 주먹을 쥐고 가늘게 떨었다....이다은은 병원을 떠나 택시를 탔다.그녀는 기분이 가라앉아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한 번 보았다.에이스타 그룹 인사팀 팀장의 메시지였다.[이다은 씨, 오늘 일이 생겨서 못 오시면 내일이나 모레로 미룰 수 있어요. 평일 아무 때나 면접 보러 오셔도 돼요.]이다은은 메시지를 보며 실감이 나지 않았다.세상에 이렇게 좋은 회사가 다 있을까?정말 사기꾼이 아닐까?그녀는 유명하지도 않고 학력도 미달한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 왜 에이스타 그룹의 인사팀 팀장이 이렇게 그녀를 존중하고 있을까?정말 이상했다. 이런 비현실적인 겸손과 공손함에 이다은은 크게 의심하기 시작했고 마음이 복잡했다.집에 돌아온 이다은은 머리와 몸을 깨끗이 씻고 물감 든 옷을 모두 버렸다.그녀는 기분이 우울해서 머리를 말리고 큰 침대에 누워 아무 생각 없이 깊이 잠들었다.이다은은 점심을 먹지 않고 저녁까지 잤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 창턱 밖에는 노을이 가득했고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커튼이 가볍게 휘날리고 있었다.문밖에서 거실 대문 닫히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이다은은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와 슬리퍼를 신고 긴 머리를 풀어헤친 채 풀이 죽어 방을 나섰다.그녀는 거실에서 남우영을 볼 수 없었고 주방에서 소리가 났다.나른한 몸으로 힘없는 발걸음을 질질 끌며 부엌으로 들어갔다.발소리가 들리자 남우영이 뒤돌아보았다.갑자기 작은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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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남우영은 당황하더니 급히 핑계를 댔다.“당신 기분이 안 좋으니 아마 면접 때문일 것 같아서요.”이다은은 그의 허술한 설명을 믿지 않고 되물었다.“면접을 통과하지 못해서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잖아요? 근데 왜 내가 면접에 안 갔다고 생각해요?”남우영은 할 말을 잃었고 이다은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를 보았다.곧 남우영은 화제를 돌려 주방으로 향했다.“아직 밥 안 먹었죠. 내가 저녁 준비할게요.”“남우 씨...”이다은이 그를 따라가며 불렀지만 남우영은 여전히 질문을 회피했다.“뭐 먹고 싶어요? 소고기 괜찮아요?”“정말 해명하지 않을 거예요?”“그냥 추측한 거예요.”이다은은 긴 한숨을 내쉬며 할 말이 없었다.질문을 피하려고 남우영은 저녁 내내 서재에 숨어 바쁘게 일했고 밤이 깊어서야 방으로 돌아가 쉬었다.이튿날 아침.이다은은 원하는 대로 에이스타 그룹 인사팀에 왔다. 1차 면접만 보고 바로 합격했다.이 간단한 절차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면접이었고 그저 형식처럼 보였다. 회사는 그녀를 채용하는 데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노동 계약서를 받고 자신의 이름을 서명할 때까지 이다은은 꿈을 꾸는 것 같았다.만약 에이스타 그룹처럼 큰 기업이 여기에 있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그녀가 항공연구개발부서 직원이라니.이다은은 면접부터 입사, 그녀의 사원증을 받기까지 단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비현실적인 꿈을 꾼 느낌이었다.입사 후 그녀는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인사팀 팀장이 그녀를 옆의 매우 넓은 건물로 데리고 갔다.내부에는 대부분 기계류 장식과 연구개발 부서의 작업실이 있었다.연구개발부서 사무실에서 모두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인사부 팀장은 그녀의 자료를 연구개발부서 이사에게 건네주며 은근히 한마디 던졌다.“유 선생님, 특별 채용한 신입사원이니 잘 챙겨주세요.”연구개발부서 이사는 머리카락이 적고 배가 불룩한 50대 중년 남자로 두꺼운 안경을 쓰고 심각한 얼굴로 이다은을 훑어보았다.특채라는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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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유시민은 갑자기 멍해져서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이다은을 바라보았다.이다은은 급변한 그의 눈빛에 당황했다.인사팀 팀장이 그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매우 궁금했다.갑자기 눈빛이 왜 이렇게 이상해졌을까?조금 전까지 어두운 얼굴을 하고 매우 불편한 태도를 보이던 유시민은 팀장의 말을 듣고 즉시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동그란 얼굴로 환하게 웃는 것이 방금 그와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그는 이다은에게 다가가 부드럽고 겸손한 태도로 상냥하게 입을 열었다.“이다은이라고 했죠?”이다은은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이사님.”유시민은 활짝 웃으며 예의 바르게 말했다.“다들 날 유 선생님이라고 부르니 다은 씨도 그렇게 부르면 돼요.”이다은은 공손히 말했다.“네. 유 선생님.”유시민이 연구개발부서의 이사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능력 외에도 눈치가 빨랐기 때문이다.그는 직접 이다은을 자리로 데려가 새 컴퓨터와 새 사무용 문구 세트를 준비해주었고 다른 직원들에게 부드럽고 자상하게 그녀를 소개했다.아까 그녀를 깔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아주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다른 직원들에게도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인사팀 팀장은 옆에서 이 모습을 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이다은은 인사팀 팀장을 따라 연구개발부를 떠났다.건물 밖으로 나가자 인사팀 팀장이 예의 바르게 말했다.“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돌아가서 푹 쉬세요. 내일 아침 늦지 않게 출근하시면 돼요.”“감사합니다. 팀장님.”인사팀 팀장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감개무량해 했다.“이름은 같은데 정말 다른 운명이네요. 얼마 전에 입사한 직원도 이름이 이다은이었어요. 항공우주대학을 졸업한 좋은 학벌을 갖고 있었지만 다은 씨보다 운이 좋지 않았어요. 홍보팀에 작은 사무직으로 입사했어요.”이다은은 움찔하더니 심장이 조여왔고 긴장해서 물었다.“홍모팀에도 이다은이라는 직원이 있다고요?”“네. 왜 그러세요?”“항공우주대학을 졸업했고요?”“맞아요. 키가 크고 약한 직원이었는데 혹시 알아요?”이다은은 씁쓸하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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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여민지는 입을 떡 벌리며 경악했다.“뭐? 네가... 네가 에이스타 그룹에 입사해?”이다은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민지는 차갑게 웃으며 조롱했다.“네 학벌로 에이스타 그룹에 들어와? 화장실 청소부 같은 건가?”좋은 마음으로 일깨워줬는데 빈정거리다니.이다은은 꾹 참고 마지막 경고를 했다.“내가 어떤 직책이든 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적당한 이유를 찾아 네 본명으로 바꾸는 게 좋을 거야. 다시는 내 이름과 신분으로 일하지 마.”여민지가 불쾌하게 물었다.“너 정말 입사했어?”보아하니 그녀는 정말 믿지 않는 것 같았다.이다은은 사원증을 꺼내 보여줬다.여민지는 어떤 부서인지는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익숙한 사원증에 크게 당황했고 급히 이다은의 손을 잡아 구석으로 끌고 갔다.그녀는 낮은 소리로 외쳤다.“넌 절대 여기서 일할 수 없어. 네가 여기서 일하면 날 해치게 될 거야.”이다은이 차갑게 웃었다.“그때 나를 그렇게 비참하게 만들었으면서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못 느껴? 내가 지금 너를 찾아와 특별히 알려준 것만 해도 충분히 인정을 베풀고 있는 거야.”여민지는 이를 악물었다.“네 부모님이 우리 집에서 받은 돈이 얼만데. 내가 왜 양심에 찔릴 수 있겠어?”이다은은 이 일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파 죽을 것 같았다.부모님이 여민지의 돈을 받지 않았다면 진작 신고했을 것이다.“내 부모님이 받은 돈은 대학 학위 값이지 네가 평생 내 신상정보를 쓸 수 있다는 건 아니야.”여민지는 화가 나서 눈을 붉혔다.“나 몰라. 나도 어렵게 에이스타 그룹에 입사했어. 넌 절대 나와 같은 회사에서 일할 수 없어. 이건 너무 위험해.”이다은은 그녀가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다.“여민지, 난 네게 빚진 것이 없어. 오늘 널 찾아와 알려준 건 내가 자비를 베푼 거야. 네 신분이 들통났을 때 너무 초라하지 말라고. 만약 너 스스로 이 일을 해결하고 싶지 않다면 오늘 내가 한 말은 못들은 셈 쳐.”여민지는 급히 이다은의 손을 잡고 긴장하며 물었다.“얼마면 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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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택시 한 대가 막 지나갔다.이다은은 급히 손을 흔들었고, 차가 멈춘 후 그녀는 즉시 문을 열고 올라가서 앞에 있는 고급 차를 가리켰다. “기사님, 저 앞에 있는 차를 따라가세요.”기사가 차를 출발시켜 따라갔다.이다은은 자신이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단지 남편을 닮은 남자일 뿐인데, 그녀는 이렇게 신경 쓰고 있었다.차량이 한참을 따라갔고 약 30분 후 고급 차가 호화로운 별장에 들어섰다.기사가 차를 세우고 이다은에게 말했다.“손님, 저 차가 들어가서 더 이상 따라갈 수가 없어요.”이다은은 창문을 내리고 앞에 있는 호화로운 별장을 보며 궁금해서 물었다.“기사님, 혹시 이 별장이 누구 것인지 아세요?”기사는 무던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알고 있죠. 여기가 바로 M 국 갑부의 별장이잖아요. 골프장 두 개보다 더 커요.”M국 갑부의 집? 이다은은 완전히 멍해졌다.이다은은 돈을 내고 차에서 내려 옆에서 기다리다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벨이 몇 번 울리자 남우영은 전화를 받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다은 씨 무슨 일이에요?”“퇴근해서 집에 도착했어요?”“오늘은 일이 좀 있어서 늦게 도착해요. 저녁은 나 기다리지 말고 혼자 먹어요.”“네.”이다은은 집에 돌아가지 않고 의심스러운 듯 근처 화단 옆에 앉아 기다렸다.그녀가 남우영을 의심하는 이유는 일자리가 너무 말도 안 되게 갑작스럽게 생겼기 때문이었다.어둠이 내리고 저녁 바람이 조금 쌀쌀해지자 이다은은 두 팔을 껴안고 문질렀고 배가 고파서 꼬르륵거렸다.그녀는 한 시간 넘게 기다렸다.그 고급 차는 마침내 안에서 나왔다.차량이 그녀 곁을 지나갔지만 광선 때문에 안에 있는 사람을 볼 수 없었다.이다은은 지금 또 다른 택시가 지나가길 바라며 지나가는 차량들을 긴장해서 보고 있었다.그러나 근처에 택시가 거의 없어서 이다은은 고급 차가 그녀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다시 남우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받은 남우영이 첫마디로 말했다.“나 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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