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박 도련님이 장씨 가문에서 회연단을 사셨나요?”“그건...”박진용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애초에 이 회연단이라는 약은 본래 유씨 가문에서 개발한 거였는데 장씨 가문이 빼돌린 셈이었다.그러니 이걸 사들였다고 말하는 게 좀 껄끄러웠다.“맞아요, 꽤 많은 양을 샀죠.”박진용은 어차피 숨길 필요가 없었다.박진용이 직접 확인한 결과, 회연단의 효과는 확실했다.그래서 이 회연단으로 시세를 조정해서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박서명이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 칭찬해 줄 것이다.“박 도련님, 선의로 한마디 하자면 지금이라도 회연단을 전부 처분하세요. 안 그러면 손해가 어마어마할 겁니다.”“말도 안 되는 소리네요.”박진용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유정 씨, 제가 아까 도와드리려고 했던 거 아시죠?”“알아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충고하는 거예요.”유정의 말에 박진용은 코웃음을 쳤다.“유정 씨, 혹시 질투하는 겁니까?”“질투요?”유정이 피식 웃으며 박진용을 쳐다봤다.“박 도련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더 이상 말하지 않을게요.”어차피 할 말은 다 했으니 믿든 말든 그건 상대방의 몫이었다.박진용은 더 이상 대화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박진용이 사라지자 여전히 텅 비어 있는 발표회장을 보며 진서준이 입을 열었다.“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건데?”“서두를 필요 없어요. 진짜 재미있는 건 이제부터니까요.”유정의 눈빛이 반짝였다.“유정 씨, 제가 뭐 도와드릴 일 있을까요?”조슬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조슬기 씨는 저 자리에 앉아 계시면 됩니다.”유정이 무대 위 한가운데에 놓인 눈에 띄는 좌석을 가리켰다.“네? 그게 다예요?”조슬기가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이제 막 뭔가 중요한 걸 시키는 게 아닐지 긴장하고 있었는데 앉아만 있으라니, 조슬기는 이해할 수 없었다.“네, 그리고 혹시 누군가 조슬기 씨와 신수란 씨를 알아보면 국색천향을 홍보해 주시면 됩니다.”“네, 그 정도야 문제없죠.”조슬기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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