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1181 - Chapter 1190

1194 Chapters

제1181화

고성운은 담담한 눈빛으로 젊은 진서준을 바라봤다.진서준에 대한 소문은 들은 적 있지만 여태껏 직접 본 적은 없었다.오늘 처음 보니 진서준이 겨우 스무 살을 넘긴 나이란 사실에 고성운은 큰 실망감이 들었다.스무 살 청년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얼마나 강력할 수 있을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실력과 바탕은 타고난 재능으로는 보완할 수 없는 것이었고 오랜 시간을 거친 노력이 필요했다.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결국 무용지물일 것이다.“저 녀석을 끝장내주세요.”서광철은 뒤로 물러나 고성운과 육위준에게 공격을 개시할 공간을 남겼다.“얼마나 오랫동안 사람을 죽이지 않았던가. 사람을 죽이는 느낌을 까먹을 지경이야.”고성운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날카로운 눈에는 한 점의 동요도 없었다.진서준은 고성운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웃었다.“그럼 오늘도 사람을 죽이는 느낌을 경험할 수는 없을 거야. 그 대신,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는 느낌을 제대로 경험할 거야.”고성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비웃음이 흘러나왔다.“얼씨구? 요즘 젊은이들은 모두 이렇게 오만한가? 20년 전 내가 강남 종사들을 죽일 때 네가 그 모습을 보았다면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고성운의 도발에도 진서준의 눈빛은 여전히 평온했다.“20년 전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죽는 사람은 오히려 너였을 거야.”고성운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예전의 나도 너처럼 젊고 혈기 왕성했지.”“젊고 혈기 왕성하다고?”말이 떨어지자마자 진서준의 허리에서 청색의 빛이 발산해 나왔다.곧바로 그 빛은 고성운의 눈앞에서 점점 확장해 칠척 길이의 장검으로 변했다.청색의 검이 천지 사이에 우뚝 서 있었고 태양의 빛마저 절반으로 가른 듯했다.이 장검이 나타나는 순간, 고성운은 발바닥에서부터 서늘한 기운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고 그 기운은 고성운의 사지에 빠른 속도로 퍼졌다.순간, 고성운의 몸에 소름이 돋았다.“너...”고성운이 입을 열려던 찰나,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이며 측면으로 뛰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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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이렇게 엄청난 천재를 키워낸 스승 역시 실력이 형편없는 무인일 리 없었다.“저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다만 진서준이 서울의 감옥에 있었던 적이 있다는 것만 들었습니다.”서광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멀리서 진서준과 대치하고 있는 서광철과 육위준의 눈에는 믿을 수 없는 놀라움이 넘쳐흘렀다.특히 육위준은 이 상황을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육위준은 고성운과 거의 동등한 실력을 갖춘 인물이었다.방금 진서준의 그 일격을 정면으로 맞았다면 육위준 역시 고성운과 마찬가지로 꼴사나운 모습으로 곤경에 처했을 것이다.“이 녀석이 정말 소문대로인 것 같군...”조금 전과 달리, 육위준의 눈에는 더 이상 진서준에 대한 경멸이 없었다.이 순간, 육위준은 강력한 적에 맞서는 것처럼 긴장감이 감돌았다.“전에 내가 당신들에게 말했죠? 저 녀석을 절대 얕보지 말라고요.”서광철은 다소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진서준이 정말 형편없는 실력이었다면 서광철이 굳이 고성운과 육위준 같은 고수를 모시기 위해 그렇게 막대한 돈을 지급할 필요가 없었다.쿵!갑자기 고성운이 떨어진 자리에서 강력한 기세가 폭발했다.허공에서 흩날리던 먼지가 순식간에 이 기세에 의해 사방으로 흩어졌다.다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쪽을 쳐다보며 확인하려고 했다.반백의 머리였던 고성운이 지금은 온통 백발이 되어 있고 온몸이 피투성이인 채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고성운이 내뿜는 기세는 상처 입은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는데 마치 방금 진서준의 그 일격이 고성운에게 닿지 않은 듯했다.진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비장의 카드를 꺼내 드는 걸 보니 고성운도 참으로 신중한 사람이 맞는 것 같았다.진서준의 추측이 빗나가지 않았다. 고성운은 증원단이라는 단약을 복용했다.증원단의 효능은 폭원단과 비슷했다.증원단은 짧은 시간 내에 자기 실력을 대폭 향상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폭원단보다 몇 배 더 좋았다.본래 육급 정점 대종사급에 있던 고성운이 지금은 육급의 한계를 뛰어넘어 칠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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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칠급 대종사의 실력을 갖춘 고성운과 육위준을 바라보며 진서준의 얼굴에는 여전히 평온함이 가득했다.이 두 사람은 20년 전의 난전에서 살아남은 인물이니 결코 평범한 존재가 아니었다.두 사람이 폭원단 같은 단약을 복용했을 가능성도 진서준은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칠급 대종사.”진서준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참선검을 천천히 가슴 앞에 가로로 들었다.단순히 실력을 논하자면 고성운과 육위준은 증원단을 복용했어도 신농산의 그 무인들의 실력에 미치지 못했다.신농산의 인물들도 진서준을 상대하기에 버거웠는데 이 두 사람이 진서준의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고성운과 육위준은 긴장한 채 몸을 바짝 당겼다.증원단을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서준을 상대하자니 두 사람에게 목에 칼이 드리워진 것처럼 숨이 꽉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진서준이 손에 잡은 그 청색 장검이 언제든지 두 사람의 목을 베어낼 것만 같았다.두 사람은 차가운 숨을 들이켰다.“오늘 반드시 저 녀석을 죽여야 해.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가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야 해.”고성운이 갑자기 초조한 말투로 외쳤다.고성운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처음 진서준을 마주할 때 보였던 선풍도골의 모습이 지금은 흉악한 모습으로 변했다.육위준 역시 이 상황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었다.진서준이 오늘 죽지 않는다면 두 사람이 운 좋게 도망칠 수는 있어도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진서준은 유유히 웃으며 고성운의 직설적인 말을 듣고 있었다.그러고는 참선검의 칼날을 살짝 비스듬히 하여 청광이 하늘을 찌르듯 비추게 했다.“날 죽이겠다고? 너희는 혹시 개미가 하늘을 뒤흔드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개미가 하늘을 흔든다니, 진서준 이 녀석이 칠급 대종사 두 명을 개미에 비유하고 자기를 하늘에 비유하는 오만한 태도를 보자 서광문은 저도 몰래 쓴웃음을 지었다.하지만 진서준은 오만하게 굴만한 근거가 있다.적어도 현재로서는 진서준의 기세가 이 두 사람 못지않았다.“얼씨구? 어디 두고 보자고, 도대체 누가 개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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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하늘의 먹구름도 검빛의 영향을 받은 듯 신기하게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이건 뭐지...”서광문 일행은 이 광경에 몸이 경직되었고 그 갑작스러운 검빛을 바라보며 말문이 턱 막혔다.검빛이 검은 강기를 뚫고 나가자 주변의 강기도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이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사라져 버렸다.거의 동시에 세 사람의 형체가 다시 사람들의 시선 속에 나타났다.그중, 누군가가 한 손으로 검을 들고 서 있었고 그의 그림자는 먹구름을 뚫고 들어오는 햇빛에 의해 길게 늘어졌다.고성운과 육위준은 전부 몸이 굳어 있었다.두 사람은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고 눈 속에는 공포 외에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응? 이게 어떻게 된 거지?”정신을 차린 서광문 일행은 너무나 기이한 장면을 바라보며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려고 애썼다.불길한 예감이 서광철의 마음속에 스멀스멀 피어올랐다.고성운과 육위준이 설마 조금 전 그 참격을 맞고 죽은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서광철 역시 대종사였기에 방금 전 하늘을 찢고 나오는 그 검빛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단 일격으로 두 명의 칠급 대종사를 죽인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현실적인 상황인 것 같았다.칠급 대종사는 이미 일반 사람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경지에 이르는 무인의 등급이었다.게다가 한 단계 더 나아가면 팔급 대종사가 되는데 그 경지에 이르면 일반 사람과 완전히 다른 세계에 들어서는 것이다.전 세계 팔급 대종사를 다 합쳐도 그 숫자는 겨우 열 명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서광문 일행이 도대체 조금 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검의 소리가 울려 퍼지며 진서준의 손에 잡고 있던 참선검이 계속 회전하다가 결국 팬던트가 되어 그의 허리에 돌아갔다.“진서준이... 지금 검을 거둔 겁니까?”서광문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말했다.고성운과 육위준이 정말 서광문의 예상대로 죽은 걸까?쿵!거대한 옥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갑자기 천지 사이에 울려 퍼졌다.진서준의 허리에 걸려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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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밤이 되었다.무도 포럼에 강남 서씨 가문 계정으로 올린 게시물이 등장했다.[용존 진 마스터, 검을 휘둘러 단 일격으로 육급 대종사 고성운과 육위준을 처단하다!]강남에서 가장 실력이 튼튼한 서씨 가문이 무도 포럼에 게시물을 올리는 일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하지만 매번 서씨 가문에서 글을 올릴 때마다 수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역시나 이번에도 서씨 가문이 올린 게시물은 대한민국 무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이건 아무래도 헛소리겠지? 용존 진 마스터가 이미 석 달 동안 잠적하지 않았나? 왜 갑자기 또 나타난 거지?][검을 휘둘러 단 일격으로 육급 대종사 두 명을 죽였다고? 웃기고 자빠졌네. 육급 대종사가 뭐 사과처럼 마음대로 자를 수 있는 과일인 것 같아?][내가 기억하기로, 이전 봉호전 때 진 마스터는 겨우 오급 대종사였던 것 같은데...]본래 잔잔한 호수처럼 조용했던 포럼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무도 포럼을 거닐던 수많은 무인이 이 게시물에 시선을 고정했다.단 일격으로 육급 대종사를 죽이는 건 르벨에 있는 팔급 검도 대종사 외엔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너무 믿기 어려운 내용이었던지라 대다수 무인은 이 게시물의 진위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3개월 동안 잠잠했던 용존 진 마스터가 이렇게 무도계를 발칵 뒤집는 엄청난 사건을 터뜨리며 다시 사람들 앞에 등장한 것이다.곧바로 게시물 아래에 달린 댓글 하나가 고정됐다.[저희 서씨 가문은 이 게시물의 진위를 명예를 걸고 보장합니다.]물론 여전히 서씨 가문의 계정으로 남긴 답글이었다.서씨 가문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자 대다수 의심하던 사람들도 자연스레 의심을 거두게 되었다.강남 서씨 가문의 신뢰도는 이 바닥에서 여전히 높은 편이었다.[이 용존이 석 달 내내 세 번의 경지를 넘어서 팔급 대종사가 됐단 말이야?][불가능해,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난 이게 진짜라고 믿지 않아, 동영상이 있어야 믿을 수 있어.][다들 더 무서운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어? 용존 진 마스터는 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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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좋아, 나도 더 이상 널 가르치려고 하지 않을게, 건가 잘 챙기고 이 전투에서 죽지 않도록 해.”전화를 끊고 난 후, 진서준은 다시 식탁으로 돌아갔다.“서준아, 얼른 밥 먹어.”서지은이 진서준에게 손짓했다.“알았어, 곧 갈게.”진서준이 미소를 지으며 서지은의 옆에 앉았다.진서준이 식탁에 앉자 서광문 가족이 드디어 젓가락을 들었다.이전에는 서광문이 서지은의 체면을 고려해 진서준에게 평온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제는 진서준에게 약간의 경외심이 생겼다.만난 지 겨우 석 달 만에 단 일격으로 고성운과 육위준을 처치했으니 1년이 더 지나면 서씨 가문은 이 용존 앞에서 진짜 하찮은 가족에 불과할 것 같았다.“진서준, 다음 계획이 무엇인가?”서광문이 물었다.진서준은 서지은이 집어준 그릇 안의 고기를 먹은 후 담담하게 대답했다.“용멸 계획이 곧 시작될 예정이니, 국경으로 갈 생각입니다.”서광문은 그 대답에 한순간 눈살을 찌푸렸지만 금세 인상을 풀었다.진서준이 오늘 보여준 실력으로 보아 만약 해외 강자와 맞닥뜨려 아쉽게도 패배하게 되더라도 적어도 그 상황에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래서 서광문은 진서준을 굳이 설득하지 않았다.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고 분투하는 건 모든 국민이 응당 해야 할 일이다.진서준이 그런 능력이 있으니 서광문은 자연스럽게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우리 서씨 가문에서 도와줄 건 없어?”서광문이 진서준를 바라보며 물었다.“혹시 이 약재들, 서씨 가문에서 구할 수 있을까요?”진서준은 진서라의 체내 독소 치료에 필요한 약재 리스트를 꺼냈다.그중 하나는 임씨 가문 가주가 진서준이 떠나기 전에 이미 준비한 것이었다.서광문이 대충 훑어보더니 마지막 약재를 보았을 때, 시선이 그 약재에 고정되었다.“그래, 이 약재는 네게 주지. 우리 서씨 가문에 두어도 큰 의미가 없으니까.”서광문이 집사에게 손짓했다.“가서 얼른 이 약재 가져와.”오하늘이 위에 적힌 약재를 보고 흠칫 놀라며 물었다.“저기... 가주님, 이 약재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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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이번 해외 강자들이 대한민국을 포위해서 공격하는 건 절호의 기회였다.만약 진서준이 이번 용멸 계획에서 큰 공을 세운다면 서광문이 언급한 전용 권리를 얻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대한민국 무도계를 공격하는 해외 강자는 결코 실력이 형편없는 사람들이 아니었다.국안부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번에 공격에 참여한 해외 강자들은 기본적으로 지의방과 인의방에 오른 강자였다.대한민국 국안부의 종사 수는 본래 많지 않은 데다 지의방과 인의방에 오른 사람은 더욱 적었다.이번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안부는 산이나 농촌에 은거하고 있는 구시대 종사를 여러 명 초청했다.하지만 서씨 가문 같은 명문대가 내의 종사들은 거의 출동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단순했다. 가문 내 종사가 출동한 틈을 타서 다른 세가에 습격당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이것이 왕안석과 이한석이 아직 서씨 가문에 남아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진씨 가문의 대종사도 물론 출동하지 않았다.나라가 없으면 가정이 없다고 했다.하지만 이런 이치를 아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드물었다.적어도 서광문은 그렇게 할 수 없다.서광문은 자기 가족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게 최우선이었다.식사가 끝난 후, 서지은은 진서준을 데리고 자택의 정원을 한가롭게 거닐었다.잠시 후, 서지은과 진서준은 호수 가운데 있는 정자에 도착했다.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정자에 앉았다.“서준아, 넌 아빠가 방금 한 말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너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난 명분 따윈 없어도 괜찮아.”서지은이 고개를 돌려 진서준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대다수 여성은 감성이 뛰어난 동물이다.여자 서지은은 일반 여성보다 더더욱 감성적이었다.서지은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이 거지라고 해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권력이나 재물을 추구하는 다른 여성들과 비교하면 서지은이 원하는 건 단순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이 단순한 행복은 서지은이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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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원망하지 않아, 하지만 반드시 무사하게 전투에서 살아남겠다고 약속해.”서지은은 고개를 들고 맑은 눈동자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응.”진서준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은 더 이상 혼자만을 위해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진서준의 아버지는 신농산의 금지구역에 갇혀 그의 구출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진서준의 여동생 진서라 몸속의 독소도 진서준이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임씨 가문과 서씨 가문에서 각각 약초 하나를 제공한 지금, 필요한 약초는 아직 일곱 가지가 남아 있었다.진서준은 이번 대한민국 무도 위기가 해소된 후, 서남쪽 성약당에 다시 방문하기로 결심했다.어쩌면 성약당에서 필요한 약초 일부분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서준아...”서지은은 고개를 젖히고 눈을 살짝 감으며 진서준의 이름을 부드럽게 중얼거렸다.달빛을 받으며 품에 안은 아름다운 여성을 바라보는 진서준의 숨결이 조금 가빠졌다.“응...”얼굴이 붉어지는 나지막한 목소리의 속삭임이 정자 안에 울려 퍼졌다.어둠 속에 숨어 있던 경호원들은 이미 서광문이 명령해 철수한 상태였다.이제 주위 백 미터에는 진서준과 서지은만 남았다.순간, 분위기는 매우 애틋해졌다....경성, 국안부.진서훈은 아직 경성을 떠나지 않았다.진서훈 외에도 천자진군 송경식이 경성에 있었다.두 사람은 해외의 악당들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성을 지키고 있었다.“진 장군님 집안 손자 성장 속도가 좀 놀랍더군요.”송경식이 진서훈을 바라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아이는 요한의 자식이니까 재능이 뛰어난 건 당연한 겁니다. 게다가 창욱 어르신이 3년 동안 정성스레 교육했으니까 성장 속도가 빠른 거지요.”진서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이번 용멸 계획 중에 많은 해외 무인들이 호시탐탐 그 아이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정말 변경에 보내 전투에 참여시키는 겁니까?”송경식이 탁자 위의 차가운 차를 집어 들자 2초도 안 돼서 차가 김을 내기 시작했다.그러나 그 맞은편에 앉아 있는 진서훈은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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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진서준이 도착했을 때, 류재훈은 이미 강남을 떠나 동부 국경으로 향했다.하지만 류재훈이 떠나기 전, 간호사를 따로 배정해 권해철을 돌보게 했다.진서준이 들어오자 권해철은 몹시 흥분을 표정을 지으며 진서준을 반겼다.이전에 진서준이 이곳을 떠날 때, 권해철은 진서준이 가짜 천기각 각주의 손에 죽을까 봐 내심 걱정했었다.이제 진서준이 무사히 돌아온 모습을 보니 권해철은 가슴에 걸려있던 돌을 내리고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진 상경님...”권해철은 일어나고 싶었지만 몸의 뼈가 전부 부러져 힘을 쓸 수가 없었다.“편히 누워 계세요. 오늘 저는 권 마스터님 부러진 뼈를 맞춰주러 왔어요.”진서준이 침대 옆으로 가서 권해철에게 말했다.“정말 고마워요, 진 상경님...”권해철은 진서준의 말을 듣자 감격스러워 눈물이 고였다.“권 마스터님 상처는 저 때문에 입은 거잖아요. 제가 없었다면 권 마스터님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예요. 오히려 제가 권 마스터님에게 미안해요.”진서준의 눈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권해철이 진서준과 가까운 사이가 되지 않았다면 구지범도 굳이 권해철에게 손을 대지 않았을 것이다.“자, 시간이 촉박해요. 긴말은 필요 없고 이제 뼈를 맞춰줄게요.”말을 마친 후, 진서준은 침대 옆의 벨을 눌렀다.잠시 후, 몸매가 흐트러진 중년 여자 수간호사가 들어왔다.“뭐예요?”수간호사는 진서준을 보며 냉담하게 물었다.“이분 옷을 벗겨주세요.”진서준이 정중하게 말했다.“당신은 손이 없나요?”수간호사는 팔짱을 끼고 되물었다.수간호사가 이런 당당한 태도를 보이자 진서준은 순간 당황했다.환자를 돌보는 게 간호사의 의무 아닌가?그런데 그 의무를 우리가 너에게 빌며 부탁해야 하는 것처럼 건방지게 굴다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다.진서준의 표정이 즉시 굳어졌다.“당신이 류재훈이 배정한 이분을 간호하는 간호사 맞죠?”“그게 당신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당신이 돈을 준 것도 아닌데, 내가 어떻게 하든 내 마음이에요.”여자 간호사는 귀찮은 표정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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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철썩!중년 여자는 따귀를 맞고 제자리에서 거의 여덟 바퀴 돌았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그리고 동시에 입안의 이가 시뻘건 피와 함께 입 밖으로 튕겨 나갔다.진서준의 이 귀싸대기는 중년 여자를 어안이 벙벙하게 했다.여자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한 눈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이 병원에서 여자에게 대들거나 소리친 사람은 한 번도 없었고 여자의 얼굴에 손을 대는 사람은 더욱 있을 수 없었다.“감히 날 때려? 오늘 넌 이 폐인이랑 함께 끝장날 거야!”중년 여자의 눈이 붉게 달아올랐고 미친 사자처럼 화를 버럭 내며 고함을 질렀다.하지만 진서준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쌀쌀한 눈빛으로 여자를 쳐다보며 한 번 더 강조했다.“사과해.”“죽어도 안 할 거야. 여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 지금 당장 사람을 부르러 갈 거니까.”중년 여자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 병실을 나갔다.진서준은 그 여자를 제지하지 않았다. 작은 수간호사가 과연 어떤 엄청난 배경이 있는지 지켜보려고 했다.“진 상경님,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사실 저 여자가 말한 것도 틀린 건 아니에요. 전 죽음을 앞둔 사람이에요...”눈에 서글픈 감정이 넘쳐나는 권해철은 자기 인생을 한탄하며 한숨을 내쉬웠다.여태껏 유명세를 누리며 살아온 자기 인생이 이렇게 비참하게 끝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런 우울한 말 하지 마세요. 오늘 점심 식사 전에 권 마스터님을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습으로 치료해 드릴게요. 그리고 권 마스터님의 끊어진 경맥과 단전도 제가 해결해 드릴 방법을 찾아낼 거예요.”경맥과 단전은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진서준이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수간호사가 오지 않자 진서준은 간호사 스테이션에 가서 나이 많은 간호사 두 명에게 권해철의 옷을 벗기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권해철이 노인이란 사실을 알고 두 중년 간호사는 별다른 생각이 없이 권해철의 옷을 벗겨주었다.권해철의 옷이 벗겨진 후, 진서준은 어젯밤에 서씨 가문에서 준비한 고약을 꺼냈다.이 검은색 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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