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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251 - Chapter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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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10시가 되었을 때, 크랭크인이 정식으로 시작되었다.박민정은 이미 연지석의 사람을 따라 비행기에 올라 직접 그 장면을 보지 못했다.촬영기지.새 드라마의 크랭크인은 원래 감독이 맡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지원이 끼어드는 바람에 오늘의 주인공은 이지원이 되고 말았다.감독은 이지원같은 실력 없는 스타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자본의 힘에 어쩔 수 없이 굴복하고 말았다.맞춤 제작한 예복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선 이지원이 드라마 소개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꾸만 멀지 않은 곳의 유남준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그래서 꽃다발을 들고 점점 다가오는 임수호를 발견하지 못했다.정장을 차려입은 임수호는 더는 이지원을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쳐다보지 않았다.임수호가 이지원과 10미터 거리로 좁혀졌을 때, 이지원은 그제야 임수호를 발견하고 경호원을 찾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녀의 경호원은 이미 연지석의 사람들에게 제압당했다.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임수호가 올라가 얘기했다.“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이지원 전 남자 친구입니다.”그 말에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유남준의 사람들이 얼른 달려들어 그를 끌어내리려고 했다.이때 누군가가 유남준의 곁에 왔다.“유 대표님, 뭘 그리 조급해 해요? 저 사람 익숙하지 않아요?”연지석이 얘기했다.연지석의 말을 듣고 다시 임수호를 쳐다보자 유남준은 갑자기 박민정을 차로 친 사람이 떠올랐다.동일 인물이었다!그는 핸드폰을 들고 경호원들더러 끼어들지 말라고 전했다.이지원은 낯색이 파리하게 질렸다.“경호원 어딨어요? 얼른 이 사람을 끌어내요! 난 모르는 사람이라고요!”하지만 이지원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같은 드라마 스탭 중 한 명이 올라가려는데 다른 사람이 막아나섰다.“왜 경호원들이 지켜주지 않겠어. 잘 생각해봐.”그제야 스탭은 이지원이 사람을 잘못 건드린게 아닐까 생각했다.이지원은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자 주변을 보다가 유남준 옆의 사람을 확인했다.연지석이었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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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만약 이 일이 진짜라면 이지원은 여기서 완전히 끝장이다.무대 위의 이지원은 거의 쓰러지기 직전이었다.어렵사리 손에 넣은 것들을 임수호 때문에 잃게 되었다.그녀는 그대로 이성을 잃고 말았다.“너 이 자식, 넌 속아도 싸! 차라리 가서 죽지 그랬어! 너 같이 아무 것도 아닌 남자가 나랑 어울린다고 생각해? 이 영상이 날 망칠 거라는 생각은 안 했어? 왜 너 같은 전 남자 친구를 뒀을까! 내가 정말 미쳤지!”이지원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임수호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울면서, 이지원은 유남준 쪽을 바라보았다.인터넷의 팬들은 이지원의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댓글창에 그녀를 응원하는 글이 올라왔다.[내가 이지원이었으면 이런 전 남친이 있다고 인정도 하지 않을 거야. 더러운 사람.][그러게 말이야. 헤어졌다고 보복하는 건 너무하잖아!]일부 사람들은 이지원의 연기에 시선을 돌렸지만 대부분 사람은 선과 악을 잘 분간해 낼 수 있었다.만약 임수호가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지원은 범죄도 저질렀고 내연녀 역할도 한 것이었다.순진 무구한 컨셉으로, 고아라는 불쌍한 이미지 바이럴을 한 여자가 사실은 이렇게 악독하다니.결국 경찰이 와서 이 모든 일을 정리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이지원과 임수호가 동시에 끌려갔다.차에 탈 때, 이지원이 유남준에게 문자를 보냈다.차에 탄 유남준은 핸드폰을 열어 그녀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남준 오빠, 나한테 또 빚진 거야.]빚지다니.유남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홍보팀에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 있던지 이번 일로 유앤케이 그룹의 명성에 먹칠하면 안된다.이번 일은 그룹 뿐만이 아니라 유남준에게도 영향이 있었다.이지원은 항상 유남준과 사귀는 척을 해왔다. 그런데 오늘 다른 남자와 성관계 하는 영상이 퍼졌으니, 유남준은 뭐가 되는가.회사에 있던 서다희도 라이브 방송을 보고 얼른 홍보팀을 호출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예전처럼 순조롭지 않았다.많은 매체들을 협박해 보았지만 이번 라이브 방송은 이미 퍼질대로 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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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유남준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사람을 풀어 찾아봤어?”“주변을 다 찾아봤지만 찾지 못했습니다.”유남준은 핸드폰을 꼭 쥐었다. 지금 이 순간, 그가 그려왔던 미래는 모두 무너져 버렸다.전화를 끊은 그는 담담한 척 기사한테 얘기했다.“얼른 가.”“네.”기사는 무슨 일인지도 잘 몰랐다. 1분도 지나지 않아 유남준은 그를 쫓아내고 직접 운전석에 앉아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 아주 위험하고 빠른 속도로 정림원을 향해 운전했다.가는 길에 그는 경호원에게 연락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얼른 가서 박민정을 찾아. 찾지 못하면 다들 죽을 줄 알아.”20분도 남지 않은 거리지만 그는 이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졌다.박민정에게 전화를 계속 걸었지만 받는 사람은 없었다.유남준은 눈가가 시큰해졌다.정림원데 도착한 그는 바로 달려들어갔다.도우미는 두려워하면서 그에게 편지와 혈액 검사 결과를 건넸다.편지에는 예쁜 글씨로 적혀져 있었다.[남준 씨, 남준 씨가 이 편지를 보고 있을 때면 난 이미 진주를 떠났을 거예요. 제발 날 찾으러 오지 말아줘요. 부탁이에요. 서로 감정이 없다는 걸 알면서 왜 굳이 서로를 힘들게 해야하나요.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난 당신을 싫어하지 않아요. 원망하지도 않고요. 그저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거예요.]사람을 잘못 봤다니?편지를 든 유남준의 손이 바르르 떨렸다.[떠나기 전에, 이 말은 꼭 해야할 것 같아요. 남준 씨가 믿든지 말든지 상관 없지만 진실을 하나 알려줄게요. 그때, 김인우 씨와 남준 씨의 어머니를 구한 건 나에요. 못 믿겠으면 혈액 검사 결과를 보면 알겠네요. 하나는 내 것이고 하나는 이지원 씨 거예요. 제 기억으로 남준 씨 어머니는 저와 같은 O형이고 이지원 씨는 A형이에요. 그러니까 이지원 씨가 남준 씨 어머니한테 수혈해줄 수 없는 거죠.]이지원의 혈액 검사 결과는 사람을 시켜 어렵게 구한 것이다.[만약 못 믿겠다면 직접 가서 검사해 봐요. 난 할 말을 다 했으니까요. 그럼 이만,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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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서다희는 그런 유남준을 보면서 걱정되고 두려웠다.그는 유남준을 위로하며 얘기했다.“대표님, 걱정하지 마십쇼. 사모님과 윤우가 잠시 놀러 나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찾을 겁니다.”이건 그저 어린 아이를 속이는 거짓말이었다.하지만 유남준은 그 말을 믿었다.“그래, 박민정이 날 버리고 갔을 리가 없어.”다만 붉어진 눈시울과 내려온 다크서클이 그의 진심을 드러내주는 것만 같았다.서다희도 어쩔 수 없이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유남준은 눈을 밟으면서 앞으로 갔다. 커다란 그의 그림자가 오늘따라 유독 쓸쓸해 보였다.몇걸음 걸은 후, 그는 돌아서서 서다희를 쳐다보았다.“박민정은 자기가 사람을 잘못 봤다고 했어.”서다희는 순간 이해하지 못해서 물었다.“무슨 사람을 잘못 봤다고요?”유남준은 대답하지 않고 차 문을 연 뒤 차에 올랐다.차에 앉은 그는 또 다시 혼자 편지를 꺼내 읽었다.[서로 감정이 없다는 걸 알면서 왜 굳이 서로를 힘들게 해야하나요.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난 당신을 싫어하지 않아요. 원망하지도 않고요. 그저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거예요.]사람을 잘못 봤다라...유남준은 목이 메어오는 것만 같았다. 머리속에는 자기와 똑같은 얼굴을 한 사람이 떠올랐다.그는 항상 온화한 인상을 지니고 있었다.“그럴 리가.”유남준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다른 한편. 이지원은 증거 부족으로 풀려났다. 그녀는 바로 비서한테 물었다.“유 대표님은?”비서는 고개를 저었다.“유 대표님이 날 풀어주신 게 아니야?”비서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시선을 따라가자 눈밭에 세워진 은회색의 마세라티가 보였다.창문이 천천히 내려가자 김인우의 잘생긴 얼굴이 드러났다.이지원은 기뻐하면서 얼른 달려갔다.“인우 오빠! 역시, 날 구해줄 줄 알았어요!”그녀가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굳게 잠긴 문은 열리지 않았다.“오해하지 마. 널 풀어준 건 널 구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니까.”김인우가 차갑게 말을 뱉어냈다.이지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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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한 사람이 누군가를 떠나려고 마음먹었을 때, 아무리 찾아봐도 그 사람은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유남준은 이 말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저번과 달랐다. 그는 너무 침착했다. 침착하다 못해 무서울 지경이었다.서다희는 그를 따라 두원에 돌아가 박민정의 방에 들어가 보았다.방안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쌓여있는 선물들은 하나도 손을 대지 않은 모양이었다.유남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어가 그 선물들을 하나하나 열었다. 그가 얼마나 신경을 써서 박민정이 원하던 클래식 옷들과 빈티지 명품들을 구했는지 모른다.“서다희, 사람 불러서 이 물건들 분류해서 정리하게 해. 박민정이 돌아왔을 때 한눈에 볼 수 있도록.”“네.”서다희는 바로 알바를 불렀다.유남준은 선물 포장을 풀며 물었다.“바움 그룹 빌딩은 거의 다 지어 가?”“두 달이면 완공됩니다.”서다희가 대답했다.“박민정이 돌아오기 전에 다 지을 수 있어?”유남준이 물었다.서다희는 유남준의 모습에 놀라 급히 머리를 끄덕였다.이때, 타이밍 좋지 않게 쥬얼리 매장에서 보낸 사람이 도착했다.매니저는 계단을 올라와 유남준을 발견하고 물었다.“유 대표님, 요구하신 대로 100종류의 결혼반지를 준비했습니다. 사모님더러 고르시라고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사모님...생소한 호칭에 유남준은 잠깐 반응하지 못했다. 그는 조금 지나 대답했다.“다 두고 가. 박민정이 돌아오고 나서 직접 고르라고 해.”“네.”매니저는 반지들을 내려놓으라 지시하고는 자리를 떠났다.서다희도 지금에서야 유남준이 박민정에게 결혼반지를 예약해줬다는 것을 알게 됐다.당시 그들이 결혼 할 때의 결혼반지는 서다희가 아무거나 대충 산 것이었다.서다희는 유남준이 지금 이 꼴이 된 게 가슴이 아팠다.“대표님, 민정 아가씨는 대표님께 어울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연지석의 애도 가졌잖아요!!”유남준의 차가운 시선이 그를 향했다.“내가 전에 얘기하지 않았던가? 오지랖 부리지 말라고.”서다희는 고개를 숙였다.유남준이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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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박민정이 아니었다면 유남준은 평생동안 자기 어머니를 구한 생명의 은인이 이지원이 아닌 박민정이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당연히 조사도 하지 않을 것이다!이지원의 사생활에 그는 원래부터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말을 꺼내지 않은 것이다.이지원은 끌려가면서 미친 사람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서다희는 이 층에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항상 온화하던 이지원이 이러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해운 별장에서.박예찬은 할일없이 방안에 앉아있었다.그는 엄마와 동생이 전주시를 떠난 것을 알게 되었다. 김인우가 아직 그를 풀어주는 것을 원치 않는 게 유감스러울 뿐이었다.이렇게나 남을 아들로 삼는 걸 좋아하면, 며칠 동안 아빠가 된 감정을 느껴보라지.쿵.2층에서 큰 소리가 울렸다.아래층의 거실에서 대화를 나누던 김인우와 방성원은 모두 갑작스러운 소리에 놀랐다.미처 반응하기 전에 또 “쿵쿵쿵!”소리가 연속으로 났다.방성원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역시 아이가 있으니 다르네.”김인우는 손에 든 술잔을 내려놓았다.“남준이 안 왔으니까 오늘은 이만하자.”그는 지금 금쪽이를 훈계하러 가야 한다.위층으로 올라가 보니 박예찬은 어디서 주워온 건지도 모르는 배구공을 들고 신나게 놀고 있었다. 다만 신난 그의 기분과는 달리 김인우 방의 창문이 모두 깨져있었다.집안의 오브젝트로 세워 둔 도자기들도 다 처참하게 부서졌다.“뭐 하는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공이 그의 잘생긴 얼굴에 날아왔다.박예찬은 그제야 그를 발견한 것처럼 말했다.“죄송해요.”김인우가 화를 내기 전, 그는 짐짓 차분한 체하며 말했다.“모르시나 본데, 이 시기의 애들은 다 이렇게 활발해요.”김인우는 배구공을 들고 창밖으로 던졌다.“모르긴 해. 하지만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있으면 난 분명히 널 혼낼 거야.”그는 아픈 얼굴을 쓸며 속으로 생각했다. 네댓 살이라 다행이지, 힘이 더 셌으면 잘생긴 얼굴이 망가졌겠다고 말이다.김인우는 작은 남자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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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고영란이었다.그녀는 화를 내면서 얘기했다.“이지원이 이렇게 더럽게 노는 아이인 줄은 몰랐어! 차라리 박민정이 낫지. 그 애는 우리 집에 3년 동안 있으면서 아무 논란도 만들지 않았잖아!”3년. 박민정은 유씨 가문 사람을 보살피지 않으면 집에만 있었기에 알고 지내는 남자가 거의 없었다.유남준은 어머니의 원망을 들으면서 한참 있다가 입을 열었다.“어머니. 아까 알아보니 그때 어머니를 구한 게 이지원이 아니라고 합니다.”고영란은 멍해졌다.“그럼 누군데.”“박민정이요.”유남준은 자기가 조사한 것들을 그녀에게 알려주었다.옛 저택의 고영란은 마음이 복잡해졌다.“이렇게 중요한 일을, 박민정은 왜 말하지 않은 거야!”“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생각했겠죠. 이지원이 공로를 빼앗아 간 걸 몰랐을 수도 있고요.”고영란은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책상에 놓인 사진을 보면서 박민정에게 한 짓을 떠올리고 약간 죄책감을 느꼈다.“내일 민정이를 데리고 와. 밥이나 먹자.”“떠났어요.”그 한 마디만 하는데 유남준은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만 같았다.“떠나다니? 어디로?”고영란이 물었다.“몰라요. 다른 일이 없으면 이만 끊겠습니다.”유남준은 더이상 박민정이 떠난 일을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그는 관자놀이를 짓누르며 창밖을 쳐다보았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게 그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고영란은 원래 유남준에게 동생 유남우의 일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유남준은 간밤 자지 못했다.이튿날 아침. 유남준은 회사로 가지 않고 박민정을 찾아 나섰다. 다만 행방을 알아낼 수는 없었다.연지석을 감시하는 사람 말에 따르면 연지석은 에스토니아로 돌아갔다고 한다.유남준은 그 보고를 들으면서 속이 탔다.겉으로 티는 내지 않았지만 이 며칠 동안 그는 정말 미칠 것 같았다.박민정은 그저 그렇게 도망쳤다.이번에는 그가 보는 앞에서 도망쳤다.유남준은 그녀의 편지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을 설명해줄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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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해운 별장.박예찬을 데려온 조하랑은 한숨을 돌렸다. 이윽고 김인우를 보면서 얘기했다.“무조건 배상해줘야 해요!”김인우가 수표를 밀었다.“나도 그쯤은 알아요.”김인우는 조하랑과 박예찬을 보면서 약간 실망했다.솔직히 자기한테 아들이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 싫다기보다 기대되었다.박예찬은 약간 장난기가 많긴 했지만 그는 그런 박예찬이 좋았다. 또 총명하기도 했고.조하랑은 수표를 건네받고 미간에 힘을 풀었다. 이 돈이 그녀의 발등에 떨어진 불을 잠시나마 꺼뜨린 것 같았다.“그럼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을게요. 이만 안녕히 계세요. 영원히 다시 만나지 말자고요.”조하랑은 말을 마치고 박예찬을 데리고 차에 올랐다.두 사람이 택시에 타서 멀어져갔다. 멀지 않은 곳에 세워진 검은 차에 탄 유남준이 이글거리는 시선을 박예찬에 고정시킨 채 그 모습을 쳐다보았다.유남준의 두 눈동자에는 놀라움만이 담겨있었다.서다희가 다가와 얘기했다.“박윤우가 아닙니까?”유남준은 입술을 꽉 말고 천천히 얘기했다.“따라가. 나는 김인우를 만나러 간다.”“네.”...김인우는 유남준이 올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는 유남준이 인터넷의 여론 때문에 바쁜 줄 알았다.“남준아, 걱정하지 마. 그저 여자일 뿐이잖아. 이지원 같은 여자는 널리고 널렸어.”김인우는 술 한 병을 따서 그의 앞에 놓아주었다.유남준은 그의 앞에서 이지원 얘기를 꺼내지 않고 물었다.“조하랑이 데려간 아이가 요즘 계속 너한테 있었어?”김인우는 약간 어색해져서 코를 긁적였다.“오해였어.”그는 앉아서 그와 박예찬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어떤 오해가 생겼는지 다 유남준한테 알려주었다.유남준은 그 말을 들으면서 아까 본 아이가 정림원에 있던 박윤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그 순간, 그는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니까 박예찬이라는 애가 조하랑의 아들이라고?”“응.”유남준은 바로 몸을 일으켜 떠나려고 했다.김인우는 그가 바로 떠나려는 것을 이상히 여겨 물었다.“왜?”유남준이 가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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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유남준은 박예찬과 박윤우가 쌍둥이라는 것을 확신했다.한 명은 조하랑과 있고 한 명은 은정숙과 있다.이게 무슨 뜻이겠는가.그날 밤. 차가운 바람과 함께 눈이 내렸다. 유남준은 추위를 못 느끼는 사람처럼 커다란 나무 아래 서 있었다.경호원이 보내온 자료에는 조하랑의 출국 전후의 일들이 적혀있었다.남자친구도 사귀지 못한 그녀에게 아이가 있을 리 없었다.그러니 이 두 아이는 다 박민정의 아이다.그렇다면 왜 유남준을 속인 것일까.담배에 불을 붙인 유남준은 얼마 가지 않아 세게 기침했다.기사가 나와 물었다.“대표님, 차에 타시는 게 어떻습니까.”“괜찮다.”이 추위만이 그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게 만들어 줄 수 있었다. 유남준은 박윤우가 자기 성을 연이라고 한 걸로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아이의 성은 박이었다. 그는 연지석과 박민정이 한 아이의 성을 연으로 하고 한 아이의 성을 박이라고 결정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유남준은 2, 3일 동안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더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그는 그저 당장 박민정을 찾아 자기 곁에 묶어놓고 어디도 갈 수 없게 만들고 싶었다.그 생각에 유남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잘생긴 얼굴은 유난히 초췌해 보였다.내일은 유씨 가문의 가족 모임이 있는 날이다.유남준은 거절했지만 고영란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라고 했다.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그는 조하랑과 박예찬의 일을 부하에게 맡겨두고 옛 저택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유씨 가문 옛 저택.모든 사람들이 유남준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항상 흐트러짐 없던 그가 지금은 꼴이 엉망이었고 수염도 나 있었다.여자 고용인이 그의 방에서 나오면서 반지 하나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유남준이 그녀를 막아 나서서 물었다.“손에 든 거, 뭐야.”고용인은 유남준을 보자마자 놀라서 무릎을 꿇었다.“죄송합니다, 도련님. 제가 일부러 훔친 건 아니고 이불을 정리할 때 베개 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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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고영란은 유남준이 온 것을 보고 얘기했다.“남우가 너랑 단둘이 얘기하고 싶대.”말을 마친 고영란은 다른 사람들을 다 물러가게 했다.유남준은 유남우에게로 걸어갔다.“전의 문자도 네가 보낸 거야?”유남우는 온화한 표정으로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유남준은 몸을 약간 숙였다. 유남우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그 애가 좋아하는 건 나야. 그 애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나고.”유남준은 손가락 마디마디가 새하얘질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눈빛은 어느새 차갑게 돌변해 있었다.이제야 박민정이 쓴 편지의 뜻을 알 것 같았다.사람을 잘못 봤다니.유남우와 유남준을 헷갈렸다는 소리였다.참 어이가 없었다.그는 박민정이 자기를 사랑하는 줄 알았다.유남우는 유남준의 감정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민정이의 남편은 나였어야 해.”유남준의 목울대가 약간 움직였다. 눈앞의 사람이 친동생만 아니었다면 죽이려고 들었을지도 모른다.“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내가 박민정 남편이야.”그가 허리를 곧게 펴고 얘기했다.“겨우 일어났으니 쉬어야 하지 않아? 다시 잠들면 영영 못 깨날지도 모르는데 말이야.”차갑게 말을 마친 유남준이 걸어 나갔다.유남우의 방에서 걸어 나오자 고영란이 그의 곁에서 얘기했다.“의사 선생님 말로는 기적이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도 몰라.”유남준은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 차가운 기운만 내뿜고 있었다.“영원히 일어나지 못했으면 좋겠네요.”말을 마친 그는 놀란 표정의 고영란을 그대로 둔 채 옛 저택을 떠났다. 두원으로 돌아가는 길, 유남준의 머릿속에는 박민정과 유남우의 목소리로 가득했다.“내가 사람을 잘못 봤어요.”“그 애가 좋아하는 건 나야. 그 애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나고.”유남준은 머리가 너무 아팠다. 휴식하지 못해 몸이 쓰러질 것 같았지만 잠에 들고 싶지는 않았다.그렇게 결국 두원에 도착했다.유남준은 술을 한 병 들고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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