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혁?"이때 낯익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려온 목소리를 따라 본 그는 사람들 속에 포니테일을 높게 묶은 키 크고 늘씬한 여자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양금희?'"금희야, 너가 왜 여기에 있어?" 임찬혁은 좀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양금희는 그의 동창으로, 그가 금방 감옥에서 나온 뒤 옷을 사러 갔을 때, 옷가게 직원으로 일하고 있던 그녀와 함께 동창회에 참가했었다.그 후로 다시 만난 적이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난 여기 면접 보러 왔지. 서비스업은 내가 나온 학과랑 맞지 않으니까. 너도 면접 보러 온 거니?"양금희는 밝고 이뻤다. 얼굴에는 약간의 쑥스러운 표정이 어려있었는데, 임찬혁을 짝사랑하던 대학시절의 그녀 같았다.세월은 그녀의 얼굴에도, 마음속에도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것 같았다.동창회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일이 좀 생긴 그녀는 일자리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 얼마간 머물렀었다.이번에 일자리를 찾으려고 할 때 마침 용운 그룹이 갑자기 나타나 대량의 사람들을 모집한다고 했기에 그녀는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러 왔다."응." 임찬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양금희가 그냥 옷을 팔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했다."그렇구나, 그럼 같이 있자." 이력서를 쓰고 있던 양금희는 임찬혁에게도 한 부를 건네주었다.두 사람은 이력서를 작성한 뒤 길게 서있는 사람들 뒤에 가서 줄을 섰다."사람이 많네. 내가 붙을 수 있을까?" 양금희는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용운 그룹은 천남성에서 처음으로 그 자산이 1조가 넘는 그룹이기에, 많은 명문가들의 자식들 마저도 입사하고 싶어했다."넌 할 수 있을 거야. 난 너를 믿어." 임찬혁은 안심하라는 눈빛을 건넸다.양금희는 다재다능하고 성적도 매우 좋은 사람으로, 이뻤지만 다른 여자들처럼 청춘을 낭비하지 않았다."너도 할 수 있어!" 양금희는 응원하는 동작을 해보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고 웃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임찬혁이 어떤 예쁜 여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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