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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용왕 귀환: Chapter 1381 - Chapter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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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1화

이 말이 떨어지자 박민정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지금까지 사부님인 멸정 사태는 언제나 남자는 다 똑같은 쓰레기라며 가까이하지 말고 멀리하라 가르쳐왔는데 이제 와서 직접 남자에게 다가가라고 하다니... 아무리 임무라지만 이건 정말 충격이었다.그녀는 조금 당황한 얼굴로 입술을 달싹였고 멸정 사태는 그런 제자의 반응을 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마라. 너더러 정을 주라는 말이 아니야. 네 외모라는 무기를 활용하라는 뜻이지. 절대 감정에 휘둘리지 마. 만에 하나라도 진심이 생기면 너는 지금까지 쌓아온 내공이 모두 허사가 될 것이고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옥패의 힘은 그녀에게도 크나큰 유혹이었다. 만약 그것을 손에 넣는다면 자신의 무공은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며 진정한 천하제일의 존재가 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세상의 남자들 따위가 아닌 여인이야말로 이 세상을 지배할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멸정 사태 본인도 강하긴 했지만 결코 무적이라 말할 수는 없었다.비룡위의 창시자인 용진성만 해도 이미 오십 년 전에 육지 신선 경지에 도달했고 그녀는 아직도 그를 이기지 못했다.더군다나 최근엔 모든 실무를 청룡에게 맡기고 자신은 온전히 내공 수련에 몰두하고 있다고 하니 그 실력은 더욱 깊이를 알 수 없었다.“알겠어요.”박민정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적부터 멸정 사태에게 길러졌고 사부님의 말은 거역할 수 없었다. 게다가 지난번 예천우를 한 번 본 적 있었던 그녀로서는 그 남자에게 호감까진 아니더라도 혐오감은 없었기에 접근하는 것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만약 다른 남자였다면 단호히 거절했을 테지만 예천우라면 그래도 억지로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좋아. 단... 절대 감정에 빠져선 안 돼. 더더욱 관계를 맺는 일은 있어선 안 되고.” 멸정 사태는 마지막까지 우려를 감추지 못한 채 신신당부했고 박민정은 조금 놀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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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제가 도와준 거 고마워서 그러는 거예요? 그런 건 신경 안 써도 돼요. 별일도 아닌데요.”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감사 인사도 있지만... 사실 드릴 말씀이 조금 있어요.” 이신향의 목소리는 약간 조심스러웠다.“그래요? 오늘 오전엔 회사에 있는 거예요?”예천우는 마침 머릿속에 떠오른 일이 있었다. 바로 마두석을 정리할 타이밍이 온 것이다.“네, 근데 왜요?”이신향이 되묻자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저도 마침 너희 회사에 볼 일이 좀 있어서요. 가서 얼굴 보면서 얘기나 해요.”전화를 끊은 뒤 이신향은 잠시 멈칫했다. ‘천우 씨가 회사를? 무슨 일이 있는 거지?’하지만 이내 며칠 전 어떤 이가 백씨 가문조차 예천우 앞에선 꼼짝 못 한다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그리고 실제로 그녀와 유사라가 회사로 돌아왔을 때 평소 고압적이던 마두석의 태도는 정반대로 바뀌어 있었다.‘설마... 예천우 씨랑 마두석 본부장님이 아는 사이야?’게다가 마두석이 그토록 예천우를 두려워하는 걸 보면 틀림없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백성 그룹으로 향했다. 건물 앞에 막 도착했을 때 그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발신자는 바로 정우환이었다.“주인님, 예웅남이 모레 밤에 움직일 예정입니다.” 전화 너머에서 정우환이 낮고 단호하게 말했다.“생각보다 빠르군.”예천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대답했다.“예웅남 쪽에선 예 어르신께서 이미 주인님의 귀환을 준비하고 아예 족장 자리를 주려 한다는 말을 듣고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합니다.”정우환의 말에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이제 이 모든 걸 끝낼 시간이야.” 전화를 끊은 그는 즉시 절정 노조와 함께 갈 비행기 표 두 장을 예약하도록 지시했다.그리고 바로 남궁은서에게도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 어머니가 뭘 준비하든 그는 개입할 생각이 없었다.그다음으로 양박군에게 연락해 화간종의 노조 원은희를 데리고 용도로 오게 하라 지시했다.또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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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두 여자는 도무지 무슨 일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결국 더 생각해 봐야 의미 없다는 걸 깨닫고 그냥 예천우가 말한 대로 곧 알게 된다는 말만 믿기로 했다.하지만 이신향은 여전히 마음이 복잡했다.‘혹시 천우 씨가 내 부탁 들어주려는 걸까?’이제 와서 다른 방법도 없고 그녀로선 더 이상 손쓸 길이 없었다....한편 이신향이 자리를 떠난 후 예천우는 조용히 사무실 문 앞에 섰고 문을 그대로 밀고 들어섰다.그런데 예상치 못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화려하게 치장한 여자가 마두석의 무릎 위에 앉아 서로 정신없이 입을 맞추고 있던 것이다.예천우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그 순간, 등을 보이고 있던 마두석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불쾌하게 외쳤다.“씨X, 누군데 막 들어와? 문도 안 두드리고!”그는 자기 사무실에 아무도 감히 그냥 들어오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방금 유혹에 못 이겨 문 잠그는 것도 잊고 말았다.하지만 설마 진짜 누가 문을 열고 들어올 줄이야...“허허, 잠깐 안 본 사이에 마 대표는 아주 바쁘시네요? 위세가 대단하십니다.” 예천우가 조소 섞인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그제야 마두석은 돌아봤고 그 순간 그의 얼굴은 사색으로 변했다.예천우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예, 예 대표님... 죄, 죄송합니다. 제가 미처 몰라뵈었고... 방금 그건 정말...”“됐고.” 예천우는 말을 끊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오늘 내가 여기 온 이유는 하나야. 네가 앉아 있는 본부장 자리... 이제 그만두시지.”“제, 제발요 예 대표님!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제발 이번 한 번만... 기회를...”마두석은 그대로 무릎을 꿇고 애원하기 시작했다. 간절한 표정으로 사정사정하며 손으로는 자기 뺨을 연달아 세게 때렸다. 대표 자리는 너무나 달콤했기에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여자 비서는 충격에 얼어붙었다.저렇게 위세 높던 마두석이 예천우 앞에서 이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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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바로 그때였다. 회사 전체 직원들에게 회의 소집 메시지가 전달되었고 장소는 다름 아닌 1층 대회의실이었다.모든 인원이 반드시 참석하라는 지시까지 함께 내려왔다.이신향과 유사라는 잠시 멍해졌다.‘갑자기 전 직원 소집 회의? 무슨 일이지?’직감적으로 두 사람은 이번 일 역시 예천우와 관련이 있다고 느꼈다. ‘혹시 아까 마두석이랑 무슨 중대한 거래라도 한 건가?’아무튼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사내 메신저에 회의 알림이 쏟아졌고 직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퍼지며 10분도 되지 않아 전 직원이 대회의실에 모이기 시작했다.모두 웅성이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추측하기에 바빴다.잠시 후 예천우가 마두석, 채광수와 함께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그런데 직원들은 곧 눈치를 챘다.마두석과 채광수, 두 사람의 얼굴빛이 심각하게 창백했고 걸음걸이도 힘이 없었다. ‘저 사람들한테... 뭔가 엄청난 일이 터진 게 틀림없어.’그 사이 마두석이 마이크 앞에 서더니 형식적인 인사도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모두 주목해 주십시오. 지금부터 여러분께 새로 부임하신 백성 그룹의 실질적 대주주이자 앞으로 우리 회사를 이끌어갈 새로운 대표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그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고개를 깊이 숙였다.“바로 이분... 예천우 대표님이십니다. 전 백씨 가문에서 보유하고 있던 모든 지분을 예 대표님께 양도하였습니다. 다 함께 박수 부탁드립니다.”이 말이 떨어지자 회의장은 순간 조용해졌고 모두가 충격에 말을 잃었다.백씨 가문이 회사를 장악하고 있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런 백씨 가문이... 지분을 전부 넘겼다고?’전혀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이신향과 유사라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진짜야? 예천우 씨가... 우리 회사 대표가 됐다고?’이내 두 사람의 얼굴엔 기쁨과 놀라움이 뒤섞인 미소가 떠올랐다. ‘이렇게 되면... 우리 또다시 예 대표님 회사에서 일하게 되는 거잖아?’ 그 사실만으로도 둘은 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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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이 말이 떨어지자, 회의장 안은 다시 한번 정적에 휩싸였다. 거기 모인 사람 중 절반 이상은 도대체 누가 이신향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듯이 이신향은 회사에 들어온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이들도 있었다.사실 당사자인 이신향과 유사라조차 충격에 말문이 막혔다.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 봐도 이런 전개는 꿈에서조차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순간 이신향은 조금 전 예천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작은 일인데 신향 씨랑도 좀 관련이 있어요.”‘그 작은 일이... 설마 이거였던 거야?’물론 승진이라는 생각이 아주 잠깐 스쳐 갔지만 회사 상황이나 인사 구조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는 곧 다른 의미로 해석했었다.‘그런데 이게 정말 승진이라니? 그것도 총괄 본부장?’“이걸 작은 일이라고 한 거예요. 예 대표님?”이신향은 마음속으로 외치고 싶었고 옆에 있던 유사라도 상황은 똑같았다.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었다.‘예 대표님... 우리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닌가요...’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발표에 반발이 없을 리 없었다. 회의장 뒤편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채널 사업부의 부장 황유한이 결국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예 대표님, 저는 대표님의 결정에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신향 본부장님은 아직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셨고 회사 구조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셨다고 보기엔 이르지 않나 싶어 이렇게 의견을 드립니다.” 그는 말을 조심스레 이어갔지만 분명히 불편한 속내가 담겨 있었다.예천우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아주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름이... 황유한 씨 맞죠?”“예, 예 맞습니다.” 황유한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이름 참 좋네요.” 예천우는 그저 웃는 얼굴로 말을 잇고 있었다.“근데 황 부장님, 지난 몇 년 동안 이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셨는지... 본인은 잘 아시죠?”그 말에 황유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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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그냥... 너무 갑작스러워서요.”이신향과 유사라는 여전히 상황을 정리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둘 다 왜 이렇게 긴장하고 있어요? 제가 뒤에 있으니까 그냥 믿고 마음껏 해봐요.” 예천우는 웃으며 말을 건넸다. “신향 씨, 자신은 있어요?”“없어요.”“...”“진짜 없어요!”이신향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어색하게 웃었다.“제가 관리직을 못 하는 건 아닌데 이건 너무 갑자기 닥친 일이라... 뭐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어요.”“걱정하지 마세요. 마두석이 앞으로 일주일간 신향 씨를 잘 보조해줄 거니까요.” 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네? 마 본부장이요? 능력은 있는데 좀... 그랬잖아요.”“걱정할 필요 없어요. 제가 이미 단단히 말해놨어요. 아무리 용기를 쥐어짜도 감히 신향 씨한테 손가락 하나 못 댈 거예요. 신향 씨 말 잘 듣고 신향 씨가 총괄할 수 있도록 제대로 도와줄 겁니다.”예천우는 말을 덧붙였다.“게다가 제가 마두석한테 딱 일주일 기한 줬어요. 그 안에 신향 씨를 제대로 된 본부장으로 키워내지 못하면... 그땐 인생 끝이라고 말했어요.”그 말에 이신향은 가슴이 벅차올랐다. ‘예 대표님이... 날 위해서 이 정도까지 준비했다고?’그가 자신 같은 한낱 팀원을 이렇게까지 챙겨주는 모습에 이신향의 눈빛이 떨렸다. “예 대표님, 정말 감사해요. 그렇게까지 도와주신다면... 저 진짜 잘해볼게요.”무엇보다 이번 기회는 예천우에게 다가갈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 ‘이번에 제대로 자리 잡기만 하면... 예 대표님 곁에서 더 가까이... 어쩌면...’지금까지는 그저 회사 말단 직원일 뿐이었지만 이제는 백성 그룹의 총괄 본부장이었다.그녀의 마음속엔 말 못 할 설렘이 살며시 피어올랐다.‘혹시... 나도 예 대표님의 여자가 될 수 있을까?’“좋아요. 바로 이런 패기가 좋지요.” 예천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사라 씨는 원래 영업 쪽 베테랑이잖아요. 예전에도 영업팀 관리도 해봤으니 굳이 채광수한테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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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그래 맞아요.”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물론 지금은 백가의 실질적 수장인 백강호가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니었지만 굳이 두 사람에게 그런 사소한 일을 알려줄 이유는 없었다.“예 대표님, 진짜... 너무 멋있고 대단하세요!” 두 여자는 감탄을 넘어 아예 마음속에 사랑이 가득 찬 표정이었고 예천우를 바라보는 눈빛은 말 그대로 반짝반짝 별이 떠다니는 듯했다.그 강한 시선에 예천우는 도리어 살짝 당황했다. “아니, 그냥 백씨 가문 하나 상대했을 뿐인데... 그 정도까진 아니잖아요.” 그의 말에 이신향과 유사라는 동시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백씨 가문뿐이라고요? 천우 씨, 그게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정말 모르시는 거예요?”두 사람은 동시에 쓴웃음을 지으며 혀를 내둘렀다.“그건 백씨 가문 사람들이 세상 제대로 못 봐서 그런 거지. 이제 알았잖아요. 이 회사는 제가 그냥 공짜로 받은 거예요. 그러니 부담 가지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 마음껏 부딪쳐 봐요. 그리고 이 회사엔 의외로 능력 있는 인재가 꽤 있어요. 그런 사람들 잘 묶어서 잘 써봐요.”“네, 최선을 다해볼게요.” 이신향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예천우는 또다시 뭔가를 휴대폰으로 전송했다.“자, 그리고 이거 하나 더.”두 사람의 휴대폰이 동시에 울렸다.“이건... 뭐예요?” 둘이 파일을 열어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 안엔 백성 그룹 내 중간 간부 이상 모든 인물의 성향, 인간관계, 숨겨진 약점까지 아주 자세하게 정리돼 있었다.그야말로 일대일 맞춤형 인사 전략 자료였다.‘이 정도면... 회의실에 앉아서 사람들 손바닥 들여다보는 느낌이잖아.’ 이신향은 가슴이 벅차올랐다.‘천우 씨가 이걸 우리 위해 준비한 거야?’ 그 배려와 준비에 감동이 밀려왔고 가슴이 꽉 막히는 느낌이었다.‘진짜... 몸 바쳐도 아깝지 않은 사람이야. 이것만 있으면 나도 어쩌면 잘 해낼 수 있겠지.’그녀는 마음속으로 절절하게 생각했고 유사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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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그런데...” 유사라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지만 예천우는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그만해요. 그깟 돈 조금 주고 끝난 걸로도 저쪽은 행운인 거죠. 신향 씨와 사라 씨가 더 물고 늘어지지 않은 걸 감사해야 할 일이에요.”“...”두 여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예천우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더는 얘기할 수 없었다.“그럼, 두 번째 일은 뭐예요?” 예천우가 다시 물었다.“그게...” 이번엔 이신향이 말을 꺼냈다. 표정이 조금 망설이는 듯했지만 곧 이를 악물고 말했다.“저... 천우 씨가 제 남자 친구 역할을 잠깐만 해주실 수 있을까요?”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남자 친구 역할? 지금 그럴 여유 없는데...’ 그는 곧장 떠오른 일정이 있었다. 내일 아침이면 동성시를 떠나야 했고 괜히 여기서 시간을 허비할 여유는 없었다.이신향은 예천우의 표정이 살짝 굳자 급히 덧붙였다.“진짜 어쩔 수 없어서 그래요. 오늘 저희 부모님이 동성시에 오시는데요. 제가 마음에 들어 하지도 않는 맞선 상대를 같이 데리고 오신대요.”“제가 남자 친구가 없다고 하면... 강제로 그 사람이랑 약혼시키려 할 거예요.”예천우는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그렇게까지 강요하셔요? 부모님이?”“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런 사람이에요. 전엔 항상 제 뜻보단 가족 생각부터 하게 됐었고... 오늘 오후에 도착하신다니까 진짜 시간이 없어요.”이신향의 목소리는 애타게 떨려 있었다.그녀는 잠시 부모님을 떠올렸다. 대학 등록금부터 생활비까지 모든 걸 감당해 주기 위해 그들은 가진 걸 다 털었고 빚까지 졌었다. 심지어 그녀의 동생은 대학도 못 갔기에 그런 부모에게 대놓고 맞서고 싶지 않았다. 지금껏 벌어들인 돈도 거의 다 집으로 보냈을 만큼 그녀는 그만큼의 빚을 스스로에게도 안고 있었다.예천우는 문득 유사라의 일도 떠올랐다. 그때도 단순히 돕는다고 나섰다가 일이 꽤 복잡해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 저는 내일 아침에 동성시 떠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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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다행히도 기차는 아주 정확하게 도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신향의 부모님이 역 출구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깊게 남아 있었고 옷차림 역시 단정하지만 소박했다. 딱 봐도 평범한 노동자 가정이었고 손엔 몇 가지 짐도 들려 있었다.그들 옆에는 젊은 남자 둘이 함께 있었다. 그중 한 명은 두 손이 텅 빈 채였고 명품 옷으로 치장한 데다 코끝이 하늘을 찌를 듯 세워져 있었으며 주위를 거만하게 훑어보는 눈빛엔 자신을 대단히 잘났다고 여기는 오만함이 그대로 묻어났다.반면 다른 한 명은 조금은 어색해 보였고 얌전한 인상에 미간도 꽉 찌푸려져 있어 뭔가 마음에 걱정이나 불편함이 가득한 듯했고 그의 손엔 역시 무언가 짐이 들려 있었다.그들이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본 이신향은 곧장 예천우의 팔을 풀고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살짝 저었다.‘사람 없을 땐 팔짱 꼭 끼더니 정작 보여줄 사람들 앞에선 바로 놔버리네? 이게 연기 맞아?’그렇지만 그녀의 팔이 팔에 닿던 그 순간의 부드러운 감촉은 꽤 인상 깊었다.이신향은 반가운 얼굴로 소리쳤다.“아빠, 엄마!”두 어르신은 딸의 모습을 보자마자 얼굴 가득 기쁨이 번졌고 손을 흔들며 반가이 맞이했다.곧 이신향은 옆에 있는 두 남자에게도 시선을 돌렸다. 특히 명품으로 도배하고 있던 그 남자의 눈빛은 예천우에게 바싹 고정돼 있었고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그를 본 순간 이신향은 얼굴을 찌푸렸다.‘설마 진짜로 따라온 거야?’그의 이름은 조신우였다. 올해 설날쯤에 이신향은 그를 한 번 본 적이 있었는데 그날 이후로 계속해서 자신에게 들이대며 집착하던 인물이었다. 조씨 가문 그중에서도 군내에서 최고 부잣집의 아들이었고 그 배경 때문에 그녀 부모도 강하게 결혼을 밀어붙이고 있었다.‘고향을 떠난 뒤로는 엮일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직접 찾아올 줄이야.’이신향은 간신히 고개를 한 번 끄덕여 대충 인사만 했다.그에 비해 옆에 있는 또 다른 남자에게는 미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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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예천우는 빠르고 쉽게 이 일을 처리하고 싶었다.“그렇게 말장난할 필요 없잖아요.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는 거죠. 비슷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죠?”조신우는 비웃음을 흘리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설마... 아예 사업도 하지 않으면서 일부러 허세 부리는 건 아니겠지?”그 말에 이신향이 벌컥 화를 냈다.“신우 씨야말로 허세 작작 부려요. 천우 씨 실력은 신우 씨 상상보다 훨씬 더 대단하다고요.”“그래요? 그럼 어디 한번 보자고요. 도대체 뭘 믿고 나보다 나은지.”조신우는 이신향이 예천우 편을 드는 걸 보자 눈에 불이 일었다.설날에 처음 본 이후부터 그녀는 조신우에겐 그야말로 운명의 여자였다. ‘이런 여잔 내 거야. 감히 다른 남자랑? 말도 안 돼.’긴장된 공기를 눈치챈 이신향 아버지 이제동이 급히 나섰다.“자자, 다들 괜한 말로 기분 상하지 말고... 다 배고프지 않아요? 일단 밥부터 먹어요.”조신우는 속으론 이를 갈았지만 겉으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래 급해할 거 없어. 식사 자리에서 확실히 보여주지. 나랑 저놈 사이의 차이를 말이야.’예천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무표정했다.‘이 자식을 죽이든 어찌하든 일단 밥은 먹은 먹어야겠지... 아무리 불편한 식사자리라고 해도 어쩔 수 없어. 차라리 빨리 식사를 끝내고 상황 정리하는 게 낫겠네.’이제동이 겨우 분위기를 정리하고 모두가 이동하려는데 문제는 차량이었다.예천우의 차는 다섯 명이 정원이었다.조신우가 당당히 차에 타려 하자 예천우는 문 앞에서 가볍게 말했다. “미안한데 제 차는 다섯 명밖에 못 타요. 신우 씨를 위한 자리는 없으니까 택시 타세요.”“뭐라고요? 너!”조신우의 얼굴이 벌게졌고 분노가 치밀었다.‘고작 아우디 A6 주제에 뭘 잘났다고 지랄이야.’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이게 고향인 장산군이었다면 내가 전화 한 통이면 벤츠 S클래스 열 대는 바로 오는데. 줄지은 차들 문 열리는 소리만 들어도 이딴 놈은 바로 무릎 꿇었을걸.’그러자 이제동이 급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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