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361 - Chapter 370

1681 Chapters

제361화

소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그러니까 우리 지금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하자. 다른 변화 없이 말이야. 그게 나을 것 같아.”이것은 아주 명백한 거절이었다.소원은 말을 마친 뒤 얼굴을 돌렸다. 하지만 서현재가 살짝 그녀의 팔을 잡았다.서현재는 아무 말 없이 몇 초 동안 그녀를 보았다.그러더니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그의 입술은 소원의 입술에 닿을 듯 말 듯하다가 멈추고 말았다.서현재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소원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누나, 내가 그 남자보다 더 잘 되면 나한테 와요.”서현재가 떠난 후에도 소원의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분명히 예전 소원의 눈에 서현재는 그저 꼬맹이일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소원은 점차 그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금요일 날 아침, 이하진은 윤혜인에게 데리러 갈 테니 주소를 보내 달라고 했다.그렇게 윤혜인은 곧바로 주소를 보냈고 이하진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집 아래로 내려왔다.두 발짝 앞으로 나가자 검은색 지프차가 보였다. 이하진은 조수석에 앉아 윤혜인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문을 열고 차에 탄 윤혜인은 뒤에 한 사람이 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정유미였다.윤혜인을 본 순간 정유미는 적개심에 불타 이하진을 향해 물었다.“하진아, 과외 선생님이 이분이야?”이하진은 대답이라 치고 ‘흥’하며 짧게 소리 냈다.정유미는 윤혜인을 좋아하지 않았고 윤혜인도 두 사람이 서로 앙숙 관계라 생각했다.윤혜인은 문을 닫고 정유미와 멀리 떨어진 문 옆에 앉았다. 정유미는 윤혜인이 작은 배낭을 메고 온 것을 보고 표독스럽게 웃으며 말했다.“그냥 이러고 가요?”그러자 윤혜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정유미는 더 신이 나서 웃어댔다.순간 정유미는 앞으로 이틀간의 여행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차가 시동을 걸고 나서야 윤혜인은 고개를 들어 앞줄을 훑어보았고, 그제야 차를 몰고 있는 사람이 이준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선글라스에 양복 대신 네이비 컬러의 바
Read more

제362화

정유미의 힘은 세지 않았다.하지만 윤혜인의 피부가 워낙 하얀 탓에 정유미가 뺨을 때리자 얼굴에는 금세 빨간 손자국이 남겨졌고 보기도 좋지 않았다.뺨을 때리고 난 뒤, 정유미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정혜인의 뺨과 자신의 손을 번갈아 보았다. 그러고는 비로소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아챘다.소리를 듣고 놀란 이하진이 멀리서 뛰어오더니 악에 받친 목소리로 말했다.“야, 정유미, 너 이게 무슨 짓이야, 왜 사람을 때리고 난리야!”이하진도 윤혜인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녀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매를 맞은 사실에 매우 불쾌했다. 어쨌든 윤혜인은 자신이 데려온 사람이니 말이다.사실 정유미는 곧바로 윤혜인에게 사과하려 했다. 비록 성격이 나쁘고 다른 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만 골라 하는 그녀지만 먼저 남을 때리는 일은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보다 어린 이하진이 대뜸 소리를 지르는 모습에 정유미도 욱하는 성질이 올라왔다.“넌 왜 난리인데, 내가 일부러 그런건 아니잖아.”“그럼 사과해.”이하진의 성질머리는 더 더러웠다. 당장이라도 정유미의 옷깃을 잡아당겨 윤혜인에게 사과시키려 하였다.놀란 정유미는 이준혁의 뒤로 숨던 그의 옷을 잡았다.이준혁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이하진의 손을 홱 잡고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무슨 짓이야,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잖아.”손을 잡힌 이하진은 뾰로통해서 말했다.“형, 틀린 건 바로잡아줘야지, 감싸줄 게 아니라.”“감싸줄 건데, 왜?”말을 마친 이준혁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산에 오를래, 말래?”사실 윤혜인은 조금 전에 발생한 일을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정유미가 의도적으로 그런 것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준혁이 정유미를 이렇게 감싸는 것을 보니 윤혜인의 안색이 좋을 수만은 없었다.‘누군가가 감싸준 다라... 참 좋겠네.’정유미는 웃으며 이준혁의 뒤만 졸졸 따라다니더니 뒤돌아서 약오르는 표정으로 이하진을 돌아봤다.이런 그녀의 모습에 이하진은 화가 났다.‘아버지가 국내에 없는
Read more

제363화

이하진은 윤혜인의 체력에 굴복하여 손을 내저으며 중도에 정유미와 휴식을 취하였다.윤혜인은 계속 올라갔고 한참을 걷다가 목이 말라 견딜 수 없었다.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배낭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물 한 병을 꺼내 마실 준비를 했다.하지만 뚜껑을 열기도 전에 뒤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광활한 산골짜기를 보니 두피가 저릿저릿해나는 것 같았다.그러다 고개를 돌린 그녀는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이준혁의 모습에 놀라 뒤로 젖혀졌다.이준혁은 곧 넘어질 것 같은 윤혜인을 큰 손바닥으로 잡아당겼다.그렇게 윤혜인은 이준혁의 품에 안겼고 손에 있던 물도 바닥에 떨어져 굴러갔다.발밑은 온통 돌과 움푹 패여 있는 골짜기들로 가득해 넘어지면 엉덩이가 두 동강 날 정도였다.본능적으로 윤혜인은 손을 뻗어 이준혁의 허리를 감싸 안았고 얼굴은 그의 단단한 가슴에 바짝 갖다 댔다.“쿵쿵쿵.”이준혁의 차분하면서도 힘찬 심장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윤혜인은 잠시 숨을 돌린 뒤에야 자신이 이준혁을 매우 애매한 자세로 껴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숨을 ‘합’하고 참더니 그녀는 마치 무언가에 데인 것처럼 이준혁을 바로 밀어냈다.쓰자마자 버리는 행동과 같은 모습에 순간 안색이 굳어지더니, 이준혁이 사나운 말투로 말했다.“이런 밀당같은 수작 좀 작작 해. 등산하는 남자는 많고 나는 너한테 관심 없어.”윤혜인은 입을 열기도 전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리고 안색도 이따금씩 붉으락푸르락하며 변했다.때마침 서너 명이 짝을 지어 산을 오르는 남자들이 그들 곁을 지나갔다.이준혁의 말을 들은 그들은 바로 윤혜인에게 상황을 다 이해했다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 그녀가 등산하는 목적이 남자를 꼬시기 위해서인 줄 알고 말이다.그런 눈빛을 견디지 못한 윤혜인은 한참 이준혁을 쳐다보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위로 걸어갔다.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윤혜인은 방금 지나가던 남자 몇 명이 마치 쉬고 있는 것처럼 앞에서 자리에 멈추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하지만 윤혜인은 자신을 바
Read more

제364화

내려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윤혜인은 이준혁이 제자리에서 나무에 기대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이준혁은 힐끗 쳐다보았지만, 윤혜인은 그를 보고 싶지 않아 더 아래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나무 그늘에 앉아 이하진을 기다렸다.정오의 산 중턱이 어찌나 더운지 윤혜인은 자신의 목에서 연기가 나는 것만 같았다.하지만 유일하게 갖고 있던 물병은 조금 전 굴러 내려가 사라졌다.이틀 동안 그녀는 아직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랐다. 윤혜인이 자발적으로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한, 이하진은 아마 그녀에게 물을 주지 않을 것이다.윤혜인은 이준혁인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 눈을 감았다. 보이지 않으면 짜증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다.하지만 그가 앞에 지나갈 때 익숙한 차가운 향기가 불어왔다.‘둥’하는 소리에 윤혜인은 눈을 떴다. 이준혁이 다 마신 생수병을 던지는 것이었다.그 모습에 윤혜인은 눈썹을 찌푸렸다.‘아무 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다니... 왜 전에는 이렇게 시민의식이 낮은 걸 몰랐지?’햇빛이 비치자 그 안에 은은하게 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윤혜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들여다보았다. 안에는 약 반병의 물이 남아있었다.그녀는 5분을 참고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또 5분이 지나자 정말 참을 수 없어 윤혜인은 물병을 향해 다가갔다.물병을 주운 후, 그녀의 표정이 매우 복잡해졌다.윤혜인은 자신을 위로했다. 이준혁에게 아무런 병이 없다는 것은 적어도 알고 있었다.햇빛을 굴절시키며 생수병 안에 있는 물이 그녀를 유혹했다. 목은 타다 못해 연기가 날 지경이었다.곧 윤혜인은 마음을 먹고 병뚜껑을 열었다. 하지만 바로 입을 대지는 않고 조금 고개를 들어 입에 병 입구가 닿지 않도록 하고 물을 입에 부었다.총 반병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그녀는 많이 마실 수 없어서 두세 모금 정도로 조금만 마셨다.생수병을 내려놓자마자 윤혜인은 돌아오는 이준혁을 발견했다. 그는 두 팔로 팔짱을 끼고 눈을 가늘게 뜨며 윤
Read more

제365화

‘저렇게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전처가 있는데 내가 떠난다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정유미는 이준혁의 조각 같은 얼굴을 보고 순간 힘이 넘쳐나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내려가지 않을래요.”역시 외모를 가장 밝히는 정유미였다.그녀는 여태껏 이준혁보다 잘생긴 사람을 보지 못했었다.이준혁은 그녀를 힐끔 쳐다보더니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시간은 어느새 12시가 넘었다.이하진은 가져온 각종 요리를 꺼내 그들이 고르도록 했다. 도발하는듯한 눈빛으로 윤혜인을 바라보며 말이다.그 눈빛은 마치 배고프면 패배를 인정하라는 의미 같았다.윤혜인은 얼굴을 돌려 그들이 먹는 것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잠시 후 향긋한 반찬 냄새가 풍겨오자 윤혜인도 조금 배가 고픈 나머지 가방에 있는 육포를 꺼내 몇 조각 나눈 후 세 조각을 먹어 굶주림을 달랬다.다행히 그녀도 어느 정도 준비는 되어 있었다. 비록 가방은 작았지만, 안에는 모두 실용적인 물건들이 담겨있었다.식사를 마치고 또 길을 떠나 마침내 어둠이 드리우기 전에 산꼭대기에 도착했다.이하진은 고용인들을 데리고 텐트를 쳤다. 하지만 윤혜인에게만은 달랑 텐트만 던져주며 스스로 치라고 했다.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텐트가 다 완성되어도 윤혜인은 여전히 못질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실수로 그녀는 망치로 자신의 손을 찧게 되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그녀는 “아!”하며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곧이어 눈물이 쏟아졌다.순간 윤혜인의 앞이 어두워졌다. 고개를 들어보니 이준혁이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는 눈에 눈물을 머금고 습관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으로 그를 한 번 보았다.하지만 조롱이 섞인 그의 눈빛을 발견하고 윤혜인은 즉시 고개를 숙였다.속으로 자신을 바보 같다고 욕하며 말이다.‘저 사람은 나를 아주 싫어하잖아, 왜 잊었을까...’그때 정유미가 나와 이준혁을 불렀다.“준혁 씨, 와서 저녁 먹어요. 하진이가 정말 엄청 많이 가지고 왔어요. 맥주도 있어요.”정유미는 먹을 것
Read more

제366화

남자가 머리를 너무 세게 잡아당기는 탓에 두피가 벗겨질 것만 같았다. 윤혜인은 고통에 입을 꾹 다물고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다.그렇게 얼마간 끌려가고 나서야, 남자가 멈춰 섰다.그러고는 윤혜인의 입에 수건을 집어넣었고 또 굵은 밧줄로 그녀의 손을 묶었다.남자의 형상은 칠흑 같은 어둠에 덮여있었다. 오직 두 눈동자만이 빛을 내고 있었는데 그 음흉한 기운이 몸서리쳐질 정도였다.윤혜인은 그제야 자신을 잡아 온 사람이 뜻밖에도 두 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달빛을 빌어 그녀는 이 두 사람이 바로 낮에 자신을 조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냈다.마음속에서 순간 두려움이 미친 듯이 증폭하였다.낮에 좋은 말을 하며 그녀더러 가게 한 남자가 먼저 다가와서 웃으며 윤혜인에게 말했다.“무서워하지 마. 너를 다치게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 그냥 순순히 말만 잘 들으면 내가 잘해줄게.”다른 한 남자의 표정은 매우 사나웠다. 그는 날카로운 외국제 칼을 꺼내며 말했다.“감히 반항하려 든다면 이걸로 네 얼굴을 긁어버릴 거야. 알겠어?!”차가운 바람에 윤혜인의 머리카락이 헝클어졌다. 꽃같이 예쁜 얼굴에는 어느새 창백한 빛만 남아있었다.“알아들었냐고!”칼을 든 남자가 짜증을 내며 물었다. 포악한 눈빛은 줄곧 윤혜인의 풍만한 가슴에 머물렀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전혀 가리지 않았다.정신이 든 윤혜인은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너무 놀란 탓에 넋을 잃은듯했다.순간, 두 남자의 경계태세도 많이 줄어들었다.‘굳이 칼을 대지 않아도 충분히 겁을 줄 수 있겠는데?’그나마 선하게 생긴 남자가 윤혜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칭찬했다.“참 예쁜 아가씨야.”“아진아, 그만하고 얼른 하자. 나 더 이상 못 참겠어.”험악하게 생긴 남자가 말을 하며 동시에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참다못해 병이라도 난 것처럼 아주 급하게 말이다.점심에 윤혜인을 만났을 때, 그는 사실 그 자리에서 바로 그녀를 “처리”하고 싶었다.하지만 눈치가 빨랐던 아진은 그녀와 싸우던 남자가
Read more

제367화

아진은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 조금 전 넘어지며 다친 것인지 윤혜인의 발에는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확실히 현재 그녀가 있는 곳에는 울퉁불퉁하고 뾰족한 돌들이 잔뜩 있었다.더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강현이 윤혜인의 옷깃을 잡으며 말했다.“너 왜 이렇게 시간 끌어? 내가 먼저 할 거야, 그럼.”말을 끝마치고 그는 윤혜인을 조금 더 평평한 곳으로 끌어갔다.그러자 윤혜인이 작은 목소리로 울먹이며 외쳤다.“오빠, 조금만 천천히... 이렇게 끌지 말아 주세요. 바닥이 전부 돌이라고요. 저 혼자 갈 수 있습니다.”한마디 말에 강현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예쁜 목소리로 여자가 오빠라 불러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강현은 그녀를 끌지 않고 앞에 있는 공터를 가리켰다.“빨리 가서 누워. 나 정말 얼어 죽을 것 같다고.”산속에서의 낮과 밤의 온도차는 매우 컸다. 바지도 입지 않은 터라 그는 추위에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윤혜인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걸어갔다. 손으로는 계속 밧줄을 풀려고 애를 쓰며 말이다.다행히도 조금 전 아진이 너무 세게 밧줄을 묶지는 않았고 또한 그녀의 손목이 매우 가늘었기에, 밧줄은 이미 대부분 벗겨져 있었다.공터에 다다르자 그녀는 순순히 쪼그려 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녀는 두 남자 몰래 손에 묶인 밧줄을 완전히 풀어냈다.강현이 조급한 듯 말했다.“너더러 누우라고 했지 언제 앉으라고 했어?”윤혜인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이 자세가 좋아서요.”그러자 강현이 헤벌쭉하며 웃었다.“뭘 좀 아네? 이런 자세도 다 알고...”그는 윤혜인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음흉한 목소리로 말했다.“빨리, 빨리, 나 낮부터 지금까지 참고 있었다고. 곧 터져버릴 것 같아...”“알겠어요, 오빠.”윤혜인은 아주 쿨하게 승낙했고 심지어는 조금 기뻐하는 듯한 기색도 보였다.의심스러워진 강현이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기도 전에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아아아!”그는 돼지
Read more

제368화

윤혜인은 자신이 너무 이 상황에서 구원되고 싶은 나머지 헛것을 들었다 생각했다.그러나 곧이어 또 한 소리가 들려왔다.“윤혜인, 어디 있어?”익숙한 목소리였다.윤혜인은 힘차게 외쳤다.“진혁 씨, 나 여기 있어요! 읍...”앞에 있는 사람이 그녀의 입을 가렸다.곧 아진과 강현, 두 사람은 힘을 합쳐 그녀를 다른 곳으로 끌고 갔다.윤혜인은 온 힘을 다해 죽을 각오로 몸부림쳤다.그러나 두 건장한 성인 남자를 막기에는 무리였고 둘은 그녀를 어둠으로 끌고 들어갔다.그러나 윤혜인은 포기하지 않고 뒤꿈치로 바닥에 흔적을 남겼다.무언가 이상하다 느낀 이진은 곧장 윤혜인의 머리를 힘껏 당겨 그녀가 힘을 쓰지 못하게 했다.그렇게 윤혜인이 거의 포기할 정도로 지쳐있을 때, 강한 바람이 불어보며 그녀를 끌고 가던 남자의 참혹한 울부짖음 소리가 산에 울려 퍼졌다.“아!”남자가 누군가에 걷어차여 날아갔다.이 시각, 이진혁의 눈동자에는 비할 바 없이 끔찍하고 포악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어찌나 강한 발차기였는지, 남자는 걷어차여 굴러간 후로 앓는 소리도 내지 못했다.뒤이어 그의 차가운 눈빛은 다른 사람에게로 돌아갔다. 그 예쁘고 얇은 입술로 뱉는 말은 덧없이 험악했다.“스스로 죽기를 자처하는 거지?”순간, 강현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해졌다.그가 여전히 어리둥절한 채 서 있을 때, 이진혁은 큰 손으로 강현의 목을 잡더니 옆으로 내던졌다.그러고는 윤혜인의 앞에 와 반쯤 쪼그려 앉더니 팔을 살짝 앞으로 뻗었다.하지만 곧 윤혜인이 자신의 손길을 꺼린다는 것을 떠올리고 묵묵히 다시 손을 거뒀다.“어디 다친 데 없어?”그는 포악한 기운을 감추고 눈썹을 찌푸렸다.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윤혜인은 걱정에 찬 듯 잔뜩 긴장한 그의 표정을 보아냈다.곧이어 오랫동안 버텨왔던 그녀의 강인함이 단번에 무너졌다.왈칵 눈물을 흘리며 윤혜인은 갑자기 이진혁의 품으로 뛰어들었다.그 동작이 이진혁의 마음을 완전히 강타했다.그는 망설임 없이 손을 뻗어 윤혜인
Read more

제369화

윤혜인은 손으로 이준혁의 등을 받쳤다. 놀란 얼굴은 창백하게 변했고 말도 울음소리에 먹혀 똑똑하게 들리지 않았다.“준혁 씨... 정신 차려요, 나 놀라게 하지 말고요!”이준혁의 가슴에서는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과다출혈로 인해 그의 잘생긴 얼굴도 하얗게 변해갔다.윤혜인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여 그의 이름을 거듭 불렀다.“준혁 씨, 잠들면 안 돼요. 나랑 얘기해요, 제발, 나랑 얘기해요, 네?”“울지 마, 바보야... 나 하나도 안 아파...”힘이 들어 손을 들 수는 없었지만, 이준혁의 의식은 여전히 깨어있었다.윤혜인이 눈물을 뚝뚝 떨구며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보고 이준혁은 하얗게 변한 입술로 씩 미소를 지었다.진통제를 맞은 듯 상처도 그렇게 아프지 않았다.‘날 여전히 신경 쓰고 있구나... 그래도... 자기 자신만 모르는 거였네.’그동안 윤혜인은 이준혁을 외면하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분명히 하며 상처를 주었다.그러나 이준혁은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감정을 감춰왔던 터라 겉으로는 담담한 척 할 수밖에 없었다.“혜인아, 아이 일은 나도 많이 슬퍼...”이준혁은 하얘진 입을 힘들게 열었다.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을 때마다 마치 온몸의 힘을 다 쓰는 것 같았다.“미안해. 나 용서해주면 안 될까...”이혼 후, 아이라는 화제는 건드릴 수 없는 금기처럼 여겨졌다.그들은 모두 침묵하여 여태 단 한 번도 언급한 적 없었다.그러나 현재 이준혁은 제 생각을 윤혜인에게 말하고 싶어한다.그 아이는 이준혁에게 있어 첫째 아이였다. 자신의 슬픔을 다른 사람처럼 뚜렷하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준혁이 슬퍼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윤혜인은 눈물을 가득 머금고 연신 말했다.“용서할게요. 용서해요. 준혁 씨만 괜찮으면 돼요...”아이를 잃었을 때, 윤혜인은 그를 증오하다 못해 죽이고 싶을 정도였다.그러나 그거 부상입은 몸을 던져 또 한 번 자신을 구해줬을 때, 그 증오는 순식간에 사라졌다.현재 윤혜인은 그저 이준혁이
Read more

제370화

윤혜인은 마음속이 복잡했다. 이혼에 대해서 그들 두 사람은 당시 이태수에게 숨기기로 했고 문현미에게도 숨기기로 했다.그러나 지금 그녀는 더 이상 문현미를 속이고 싶지 않다.“어머님, 죄송해요. 사실 저희 이혼했어요.”문현미는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너희! 너희가 이혼했다고?!”윤혜인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혜인아, 너 정말 멍청한 거 아니니? 준혁이가 겉으론 차가워서 그렇지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데, 걔 마음속에는 틀림없이 네가 있을 거라고!”문현미가 비통해하며 말했다.그녀는 윤혜인은 매우 좋아했다. 하지만 지금 저 수술실 안에 중상을 입고 누워있는 사람은 그녀의 유일한 아들이다!어머니로서 어찌 가슴이 아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혜인은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단 한 마디도 변명할 수 없었다.문현미의 마음속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윤혜인은 그녀에게 욕을 먹고 맞는다고 해도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굳게 닫힌 수술실 문과 윤혜인을 번갈아 보다가 문현미는 가슴이 통증이 극심해져 끝내 기절하고 말았다.“어머님! 어머님!”윤혜인은 문현미를 부축하고 두어 번 소리쳤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당황한 윤혜인이 외쳤다.“의사 선생님!!!”곧이어 의사가 문현미를 다른 응급실로 보냈다.다행히 문현미는 일시적으로 심장 박동수가 너무 빠른 탓에 쓰러진 거라, 응급처치를 거쳐 다시 심박 수를 원래대로 회복시킬 수 있었다. 이런 경우 그저 조용히 안정을 취하면 된다.윤혜인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다시 수술실 쪽으로 돌아가 이준혁이 나오기를 기다렸다.이하진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까지 이준혁의 수술은 끝나지 않았다.정유미도 오려고 했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강제로 데려가는 바람에 올 수 없었다.이하진은 서리 맞은 가지처럼 축 쳐져 있었다.그는 이신우에게도 이 사실을 알았다. 통화 속 이신우의 말투는 여전히 간결했지만, 이하진은 그가 돌아오면 자신이 엄청 혼나게 될 거라는
Read more
PREV
1
...
3536373839
...
169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