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소원은 또 소진용에 대한 꿈을 꾸었다.어릴 적, 소진용이 그녀를 데리고 시골로 자선 활동을 갔던 기억이었다.끝없이 이어진 논둑길 위에서 소진용은 그녀에게 본 적 없는 농작물을 하나하나 보여주며 그것들이 어떤 용도로 쓰이고 나중에 어떤 음식으로 변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어린 소원은 금세 지쳐버렸고 소진용은 몸을 낮추어 그녀를 등에 업었다.소원은 아버지의 등에 업힌 채 그의 설명을 들으며 즐거워했다.그때 소진용이 어떤 농부들은 하루 세끼를 고구마로 연명한다고 말하자 다섯 살밖에 되지 않았던 소원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물었다.“아빠, 왜 농부 아저씨들은 고기를 안 먹어요? 고기를 먹으면 배도 부르고 맛있잖아요. 왜 안 드시는데요?”소진용은 딸의 말을 듣고 잠시 멍해 있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아이의 천진난만함에 미소가 번진 것이었다.이 나이의 아이가 고기와 같은 값진 음식의 가치를 모르는 것은 당연했다.소원은 대도시에서 자랐고 가풍 덕분에 소씨 가문은 도우미들에게조차 인색하지 않았다.집안에서 일하는 도우미들조차 매 끼니마다 고기와 생선이 곁들여진 음식을 먹는 상황에서 시골 농부들이 왜 고기를 먹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소진용은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어른의 논리가 아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말로 설명해 주었다.“우리 소원이, 고기 좋아하니?”“네, 소원이는 고기 좋아요!”소원은 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고기는 얼마나 맛있는데, 부드럽고 향기로운 고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소진용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네가 먹는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는 다 농부 아저씨들이 키운 거란다. 하지만 아저씨들은 그것들을 먹지 않고 다 팔아서 집안 살림에 보탠단다. 많은 농부 아저씨들은 학교를 다니지 못했기 때문에 머리를 써야 하는 일을 하지 못해. 그래서 몸으로 하는 일로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해.”“아저씨들이 고기를 안 좋아하는 게 아니라 돼지 한 마리나 양 한 마리의 값이 그 집 한 해 생활비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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