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오히려 소원에게는 기회가 되었다. 소원은 아무렇지 않은 듯 앞쪽을 주시하며 속도를 확인했다. 속도가 70대까지 내려가자 기회를 잡은 소원은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다 기회를 잡고 운전기사가 방심한 틈을 타 손잡이에 손을 넣고 차 문을 열었다.탈칵.그렇게 운전기사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소원은 차 문을 열고 바깥으로 뛰었다.“어, 저 빌어먹을...”화들짝 놀란 운전기사의 목소리가 빗속을 뚫고 소원의 귀로 들어왔다가 차와 함께 사라졌다.쿵.소원이 바닥에 떨어지며 여러 번 뒹굴었다. 오른쪽 어깨가 빠졌는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소원은 이를 악문 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치 칼로 팔을 자르는 것처럼 너무 아팠다.앞으로 질주하던 차는 이내 방향을 틀고 뒤쫓아오기 시작했다. 큰비로 시야가 가려진 덕분에 소원은 옆에 있던 풀밭으로 도망갈 수 있었지만 바닥이 물컹해 발자국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이내 운전기사가 뒤따라왔다. 건장한 남자였기에 달리는 게 소원보다 빠를 수밖에 없었다. 소원은 걸음을 멈추더니 몽둥이 하나를 줍고 풀숲에 숨어 소리 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운전기사가 한걸음 다가올 때마다 자박자박하는 물소리가 들렸다.“아가씨,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나와. 내가 찾아내면 다리부터 분질러 버릴 테니까. 헤헤. 그러면 좋은 값에 팔 수가 없잖아. 그러면 장기를 뜯어내 팔고 사지를 잘라서 인형으로 만드는 수밖에 .:소원은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도대체 누가 나한테 이렇게 끔찍한 일을 저지르려는 거지?’순간 머릿속에 여러 이름이 떠올랐다.‘방민아, 육연주, 그리고 서씨 가문...’“아가씨, 말 들어. 다리라도 온전하면 아가씨도 덜 아프지 않겠어?”“숨어도 소용없어. 여기 내 친구들 많아. 어딜 가든 쉽게 도망치진 못할 거야.”소원은 마음이 강한 편이었기에 상대가 어떻게 말하든 그 자리에 숨어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운전기사가 2미터도 남지 않은 곳까지 가까이 다가오자 소원이 벌떡 일어나더니 손에 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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