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지자 도시의 화려한 불빛들도 하나둘 꺼져갔다.이 늦은 시각에 검은 벤 하나가 라운지 앞에 멈춰서더니 차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는데 그 중심에는 순백의 드레스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낸 젊고 예쁜 여자가 하나 있었다.그 다리는 조우현도 안아본 적이 있는 다리였다.불타는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던 그때는 저 다리를 잡고 온 밤을 움직였었는데.역시 그 여자는 조우현의 전 여자친구, 아니 사랑으로 사기를 친 유설이었다.유설은 자신이 원하던 대로 돈도 얻고 연예인도 되었지만 조우현은 2억을 대가로 다시는 사랑을 믿지 않게 되었기에 여기저기서 청순한 척하는 여자의 얼굴만 봐도 구역질이 나왔다....유설을 너무나도 뚫어지게 쳐다보는 조우현에게 직원이 다가오더니 주의를 주며 말했다.“사진은 찍으시면 안 돼요.”매니저가 조우현의 핸드폰을 확인하려 하자 소란스러운 그곳으로 고개를 돌린 유설은 오랜만에 다시 보는, 이미 성숙한 남자가 되어버린 익숙하면서도 낯선 그 얼굴에 넋이 나간 듯 그의 이름을 불렀다.“조우현.”하지만 유설이라는 대스타의 매니저로 살아온 여자는 유설의 말도 못 듣고 거리낌 없이 조우현의 핸드폰을 확인하려 했고 유설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조우현은 또 순순히 핸드폰을 내주었다.비밀번호도 없어 바로 드래그를 해보니 보이는 그의 바탕화면에는 한 여자가 젖은 머리로 호텔 방에 누워있는 모습이 찍혀있었다.야시시한 그 사진에 매니저는 우쭐대며 말했다.“딱 봐도 이상한 사람이네, 이런 사진을...”하지만 곧바로 매니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그 이유는 바로 사진 속의 여자가 4년 전, 18살쯤 된 유설이었기 때문이다.여자의 손에서 핸드폰을 뺏어 든 조우현은 바로 유설 앞까지 걸어가더니 그녀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다시는 내 눈에 띄지 말라고 했을 텐데. 왜, 또 돈 필요해서 몸이라도 팔러 왔어?”창백해진 얼굴의 유설은 입술을 달싹이며 무슨 말이라도 해보려 했지만 입이 선뜻 떨어지지 않았고 그녀를 도우려던 매니저도 조우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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