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왕이라는 세 글자가 적야 대제사장의 귀를 파고들었고 순간 적야는 안색이 달라졌다. 그의 뒤에 있던 다른 두 명의 대제사장도 마찬가지였다.“화진의 구주 군신 말인가요? 6년 전 홀로 우리 설국 수도까지 쳐들어와서 설국인들을 죽였던 그 사람이요?”적야는 깜짝 놀랐다.“네, 바로 그예요.”세나스가 말했다.“그럴 리가... 구주왕은 죽음의 바다에서 숨을 거뒀다고 하지 않았나요? 어떻게 살아있는 거죠?”적야가 다시금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아뇨, 그는 죽지 않았어요. 살아있었어요. 화진이 우리를, 전 세계를 속인 거예요!”적야는 당연히 세나스의 말을 믿었다.과거 세나스의 눈 한쪽을 빼앗은 당사자가 바로 윤구주였기 때문이다.다시금 흰 옷을 입은 윤구주를 바라본 순간, 적야는 몸을 흠칫 떨었다.“화진의 군신이었다니. 그래서 제 진마탑을 쉽게 막을 수 있었던 거군요!”적야는 중얼거리며 말하더니 고개를 돌려 윤구주를 바라보았다.“구주왕, 오랜만이군요. 구주왕은 화진의 최고 군신이며 최강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오늘 보니 역시 명불허전이네요.”세 번 연달아 그들을 공격한 윤구주는 우뚝 서서 엄청난 기운을 내뿜었다.“아부 떨 필요는 없어. 오늘 당신들 모두 죽을 테니 말이야.”매정한 말이 윤구주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적야는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구주왕께서는 오늘 저희 설국을 적으로 돌리려고 마음먹으셨나 보네요.”“일개 설국 따위는 당연히 벌을 받아야지.”윤구주는 패기 넘치게 말했다.적야는 한숨을 쉬었다.“결심하신 모양이니 오늘 구주왕 홀로 저희 설국을 없앨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보겠습니다. 자, 여러분, 이곳에 진법을 만듭시다!”적야가 명령을 내리자 옆에 있던 두 명의 대제사장이 빠르게 움직여 삼각형 모양으로 윤구주를 둘러쌌다.세 명의 설국 대제사장은 모두 절정 강자였다.특히 적야는 사상 절정이었다.세 사람은 윤구주를 둘러쌌고 적야가 우선 수인을 맺었다. 그러자 곧바로 원형의 빛무리가 윤구주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그 빛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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