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셔츠, 연한 캐주얼 바지, 뼛속에서부터 뿜어 나오는 좋은 가정 교양과 준수하고 우아한 얼굴은 대기실의 밝은 조명을 받아 더욱더 환하고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나상준은 눈동자를 살짝 움직이더니 서두르지 않고 평온한 속도로 걸어갔다.“다 됐어?”모두가 한곳에 모여 발걸음을 멈추자마자 온이샘이 먼저 말했다.차우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응. 선배 이제 캐리어는 나 줘.”온이샘이 뭔지 몰라 흠칫하더니 말했다.“괜찮아. 내가 들게.”“그게 아니라, 선배, 우리 탑승구가 달라.”온이샘 얼굴에 있던 부드러운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탑승구가 다르다고?’그는 머릿속으로 차우미가 나타나던 방향을 생각하더니 그제야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를 깨달았다.사실 온이샘은 비행기 탈 때 보통 퍼스트 클래스가 아닌 이코노미석을 타고 다녔다.가끔 중요하거나 급한 일이 있을 때만 퍼스트 클래스를 선택할 뿐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코노미석이 익숙했기에 오늘도 습관적으로 티켓팅을 할 때 이코노미석을 예약한 것이다.하지만 나상준은 달랐다. 그는 지위와 신분 때문에 매번 퍼스트 클래스를 타야 했는데 따라서 차우미도 그와 함께 다닐 때마다 자연스럽게 퍼스트 클래스를 탔다.그런데 온이샘은 오늘 티켓을 예매할 때 이 부분을 놓친 것이다.온이샘은 잠깐 생각하더니 곧바로 말했다.“잠깐만, 나도 좌석 업그레이드하면 돼.”말을 마치고 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서 좌석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온이샘은 차우미가 이코노미석인 줄 알고 있었는데 만약 차우미가 퍼스트 클래스인 줄 알았다면 진작에 퍼스트 클래스를 샀을 것이다.조금 전에 차우미는 온이샘의 표정을 보고 있다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온이샘이 먼저 말을 하는 바람에 차우미는 하려던 말을 하지 못했다.지금 온이샘의 행동을 보며 차우미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온이샘의 선택을 간섭할 권리가 없다는 생각에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차우미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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