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처음보다 더욱더 조용해진 것 같았다.나상준은 여전히 부드러운 차우미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는데 비록 부드럽지만, 거리감이 느껴졌고 아무도 그녀의 마음속에 쉽게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았다.그는 차우미의 명랑한 눈을 바라보았는데 여전히 푸른 산 아래 호수처럼 조용하고 안정적이고 맑았다.나상준은 그렇게 그녀의 얼굴과 눈매를 조용히 오래도록 바라보았다.그리고 조수석에 앉은 온이샘은 그동안 백미러로 줄곧 뒷좌석을 보고 있었다.온이샘은 차우미의 표정, 태도는 물론이고 나상준의 기분, 정서, 마음도 모두 꿰뚫어 보고 있었다.오후의 태양은 매우 강해서 거리에도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하지만 차들은 여전히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다란 용처럼 청주시를 둘러쌌다.진서원은 아무 말 없이 운전에만 신경을 썼는데 균등한 속도로 앞 차량과 언제나 안전거리를 유지했다.차 안에는 에어컨을 줄곧 켜고 있었기에 밖은 더워도 안은 조금 추운 것 같았는데 어찌 보면 적막한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다.진서원은 가끔 백미러로 나상준과 차우미도 보고 또 옆에 있는 온이샘도 바라보면서 분위기를 파악했다. 그러다가 또 시선을 거두고 앞에 거리 상황을 보며 각별히 집중했다.그는 차 안의 분위기가 폭풍전야 같았다.나상준은 오랫동안 차우미를 보고 있었는데 그녀가 고개를 돌리지 않자, 시선을 돌려 앞 좌석에서 백미러로 줄곧 뒷좌석을 보고 있는 온이샘을 보았다.백미러에는 그도 있고 차우미가 있고 또 온이샘도 있었다.순간 아무런 예고도 없이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는데 온이샘은 살짝 흠칫하고는 백미러로 계속 나상준을 보았는데 그의 눈은 깊고 날카롭고 위압적이며 강렬했다.온이샘은 피하지도, 움찔하지도 않고 침착하게 나상준을 마주 보다가 한참 지나자, 시선을 돌려 밖의 풍경을 바라봤는데 모든 것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러웠다.나상준은 온이샘이 시선을 돌리자, 눈동자를 살짝 움직이더니 눈을 감았다.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았지만 마치 보지 못한 듯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그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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