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그녀는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모두 생각해봤는데 그냥 자존심을 버리고 백채원에게 협조하면 해결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사실 그런 건 어렵지 않았다.죽는 것과 비하면 그깟 자존심이 뭐라고?이것은 소지아가 처음으로 블린시트에 들어온 것이었는데, 안의 인테리어는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파란색 아치형의 문, 말발굽 모양의 창문, 회색의 흙으로 만든 벽, 그리고 흰색 커튼은 바닷바람에 더욱 신비롭고 낭만적으로 보였다.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집의 주인은 백채원이었다.소지아는 하인의 안내로 거실로 갔다. 넓고 밝은 거실에는 커다란 창문이 있었고, 제각기 다른 각도에서 바다를 똑똑히 감상할 수 있었다.그녀는 백채원을 보기도 전에 누군가 자신의 다리를 잡고 있는 것을 느꼈다. 바로 며칠 동안 보지 못했던 이지윤이었다.“엄마.” 지윤의 발음은 전보다 좀 더 좋아졌고, 앳된 목소리는 귀에 착 달라붙었다.아이의 눈은 마치 하늘의 별처럼 초롱초롱했다. 소지아도 다시 아이를 보며 마음속으로 익숙한 느낌이 좀 더 많아졌다.이지윤은 소지아를 향해 두 팔을 벌렸고, 앵두처럼 작은 입에는 군침이 줄줄 흘렀다.“엄마, 안아줘...”소지아가 아이의 머리를 어루만지려 할 때, 집안의 아줌마가 다급히 와서 이지윤을 안고 갔다.“어머, 도련님, 빨리 위층으로 올라가세요. 이따가 사모님이 중요한 일이 있단 말이에요.”강제로 끌려간 이지윤은 매우 불만스러워하며 바로 목을 놓아 울었고, 팔은 소지아를 향해 뻗었다.“엄마, 엄마.”소지아의 마음도 따라서 아프기 시작했다. 그녀는 뜻밖에도 백채원의 아들에게 이렇게 복잡한 감정이 생겨날 줄 몰랐다.백채원은 2층에서 천천히 내려왔는데, 멀리서 이지윤의 목소리를 들었다.“지윤아, 너 드디어 엄마를 부를 수 있게 되었구나. 엄마가 이따 같이 놀아줄게.”이지윤은 그녀를 상대하지 않고 여전히 소지아의 방향을 바라보았다.백채원은 스스로 소파에 앉았고, 하인이 와서 비위를 맞추며 물었다. “사모님, 뭘 드시겠어요?”백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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