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은 추측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러다 민씨 가문에서 서적을 보관한 곳에 도착했다.한눈에 봐도 만 권, 적어도 팔천 권은 되는 것 같았다.그러나 모두 가지런히 진열되어서 별로 눈에 띄는 책은 없었다.오기 전에 누구에게도 묻지 않았고 민현도 특별히 주의할 점을 설명하지 않았다.“찾아보지 뭐.”그는 방향 없이 마구잡이로 찾기 시작했다.민씨 가문에서 보관한 책들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의학, 별자리, 지리에 관련된 책들도 있어서 아무 책이나 들고 나가서 팔아도 큰 돈을 받을 수 있었다.하지만 염구준은 돈이 부족하지 않아 그런 비열한 짓은 하지 않았다.“뭐야?”그때 책을 펼쳐보던 염구준은 이상한 낌새를 발견하고 돌아서서 벽을 바라보았다.끼익!벽 너머로 기척이 들리더니 천천히 열렸다.거기서 백발의 노인이 휠체어에 앉아 나타난 것이다.기운을 감지하니 절대 고수 틀림없었다.노인을 보는 염구준의 안색이 굳어졌다.여기에 사람이 숨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하지만 이렇게 큰일을 민현은 언급하지도 않았다.어쩌면 그도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노인은 가까이 오더니 해맑게 웃으면서 먼저 입을 열었다.“하하하, 자네 염구준 맞지? 난 민천이야. 악의는 없어. 이미 민씨 가문의 일에 손을 뗀 지 오래되었어.”염구준은 지하에 내려오기 전에 위패에 적혔던 ‘민철’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민철은 죽은 척하고 여기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어르신, 왜 지금 나타나는 겁니까?”염구준이 직설적으로 물었다.“민씨 가문의 위협을 제거해줘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자네가 원하는 물건을 가져왔어.”민철의 말에서, 비록 민씨 가문의 일에 간섭하지 않지만 항상 주시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민씨 가문이 멸망할 위기에 처했다면 당연히 나서서 도와줄 것이다.“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대장로를 살해한 것은 민씨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기 때문이지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대답했다.원래 사실이니 굳이 노인에게 거짓말할 필요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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