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군신의 귀환: Chapter 1121 - Chapter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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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1화
잠시 생각하던 염구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돌아가 엘 족장에게 전해라. 멸족 당하고 싶지 않다면 봉황국에서 발을 들이지도, 가까이하지도 말라고. 만약 다시 봉황국에 나타난다면, 죽으러 온 것으로 간주하고 끝장 낼 것이다.”덤덤한 목소리였으나, 몸이 오싹해질 정도로 강력한 살기가 흩뿌려졌다. 폴은 심장이 덜컹하고 내려앉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가, 감사합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폴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릎을 꿇은 채 염구준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반드시 그렇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그 말을 끝으로 폴은 지체없이 자리를 허겁지겁 떠났다. “염….”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앨리스가 입을 잠깐 달싹거렸지만, 이내 체념한 듯 조용해졌다. ‘염구준은… 왜 폴을 놓아준 것일까? 그는 앨리스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데!’“제가 왜 이렇게 행동했는지, 궁금하실 거예요.”염구준이 앨리스를 쓱 바라보더니, 천천히 회의실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알아서 죽여줄 겁니다. 제가 죽이지 않아도 폴은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거예요. 제가 장담하죠!”그날 밤, 엘 족장의 청석 고성.가파른 돌계단 끝자락에 위치한 무겁고 두터운 고성 대문. 폴은 외투를 걸친 채, 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벌벌 떨고 있었다.그는 족장에게 지원요청을 하기 위해 봉황국을 떠나 한순간도 쉬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압도적인 분위기. 600년, 아주 길고도 깊은 역사를 가진 이 거대한 성은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로 무겁고도 어두운 분위기를 뿜었다. “들어오세요.”하얀 베일에 긴 원피를 입은 한 여인이 천천히 대문을 열며 폴을 고성 깊숙이 있는 중앙 홀로 안내했다. 거기엔 검은 로브를 입은 여자가 딱딱히 굳은 자세로 벽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족장님!”폴은 얼굴조차 들 수 없어 깊숙이 고개를 조아렸다. 그리고는 눈물과 콧물이 범벅 된 채, 말했다. “짐 삼촌을 포함해 세 철위들도 죽었습니다. 계획은 차질없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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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족장은 처참히 찢긴 폴의 시신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바라보다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가져가 꽃 키우는 비료로 써.”그러자 긴 원피스를 입은 한 여인이 스르륵 모습을 드러내더니 폴의 시체를 수거해 어딘가로 떠났다. 그리고 5분 뒤, 다시 깔끔한 모습으로 족장에게 돌아왔다. “족장님.”여인이 허리를 굽히며 청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그 목소리엔 알 수 없는 냉기가 묻어 있었다.“괜찮으시다면 제가 직접 가서 짐과 폴을 위해 복수할까요?”복수? 짐과 폴에게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가?“멍청한 개 두 마리쯤, 죽어도 그만이다. 봉황국 지부는….”족장이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버려 둬. 일단 염구준이라는 작자가 지리를 지키고 있으니… 당분간은 그냥 두자. 우리에겐 아직 다른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잖아.”“하지만….”“하지만은 없다!”족장이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그 사람이 오기 전에 준비를 철저하게 해, 이 고성을 철옹성으로 만드는 것이다!”그 사람은… 정말로 너무나도 강했다. 지난번 그 사람과의 싸움 후로 그녀는 심한 부상을 입어 지금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완벽한 치유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염구준보다는 그 사람과의 전투를 대비하는 것이 더 급선무였다. “그 사람이라… 날 말하는 건가?”어디선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나지막한 목소리. “엘로자. 내 일격을 맞고도 죽지 않다니, 운이 좋구나.”목소리를 듣는 순간, 엘로자는 얼굴이 딱딱하게 경직되며 반사적으로 문 쪽을 바라봤다. 검은 망토에 인피 가면을 쓴, 가슴에 칠흑 단풍이 수놓아져 있는 사람… 흑풍 존주!엘로자가 살기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옆에 있던 긴 원피스 여인도 긴장한 채 소매에서 차가운 빛을 뿜는 단도를 꺼냈다. “겨우 너희들만으로 내 상대가 될 것 같아?”흑풍 존주가 전혀 두려움이 없는 눈빛으로 전투태세에 들어간 두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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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날아오는 공격을 전통으로 맞아버린 엘로자가 피를 토하며 허공을 날았다. 마찬가지로 단도를 들었던 여인도 전신 초급 실력에도 무기력하게 벽에 부딪히며 힘없이 늘어졌다. 하지만 족장과 달리 단도 여인의 몸에선 일말의 생명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단 일격만에 목숨을 다한 것이다.“사사….”엘로자가 싸늘하게 식어가기 시작한 여인의 시체를 슬픔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흑풍 존주를 향해 나지막이 웃었다.“흑풍, 나도 똑같이 죽일 수 있었을 텐데, 왜 살려둔 거지? 설마 늙었다고 봐주는 것이냐?”‘봐줬다고?’ 흑풍 존주가 냉소를 지으며 한발자국 앞으로 내디뎠다.“옥패, 어디 있어? 옥패를 내놓는다면, 네 시체는 온전히 남겨주마!”엘로자가 헛웃음을 지었다.“흑풍, 아무리 찾아봐라 그 옥패를 얻을 수 있나.”그녀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기이하게 웃었다.“네가 날 살려준다고 해도 옥패의 위치는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날 죽인다면, 더더욱 알 수 없을 것이고.”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다니!흑풍 존주는 더 이상 자비를 베풀지 않고 허공에 손을 내리쳤다.“엘로자, 날 너무 과소평가하지 말라. 네가 말하지 않아도 난 옥패를 찾을 수 있다.”손이 쾅하고 엘로자의 몸 위로 내리쳐졌다. 동시에 거대한 손바닥 자국이 생기며 엘로자의 눈빛이 흐려졌다. 그녀도 마지막 목숨을 다한 것이었다.“존주님!”약 30분이 흘렀을까, 가면을 쓴 남자 십여명이 고성 홀에 들어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모든 곳을 수색해봤지만, 신무 옥패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역시 없군….’“상관없다.”흑풍 존주가 뒷짐을 진 채 서늘하게 눈을 빛냈다.“오늘부터 이 고성의 우리 흑풍 조직의 본부가 될 것이다. 침입자가 있다면, 모두 사살해라!”그 뒤, 흑풍 존주는 무언가를 찾는지 엘로자의 시체를 뒤적거렸다.부하들은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죽은 여자의 몸에서 무엇을 찾는 것일까? 설마 존주님께 이상한 취미라도 있는 것일까?그들은 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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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그는 혹시라도 놓친 것이 있을까 세번이나 살펴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옥패에 관한 그 무엇도 적혀 있지 않았다.“망할 늙은이!”흑풍 존주가 분노에 가득 찬 표정으로 엘로자의 시체를 찢어발겼다.그런 다음 컴퓨터 속 자료들을 보며 다른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블랙, 엘 가문 내부 통신망을 이용해 모든 지부에게 손씨 그룹을 공격하도록 연락해라. 엘 가문이 반격하지 않으면 손씨 그룹에 본부가 멸문 당할 수도 있다고 알려라.”본부가 당하면 엘 가문을 사용하는 모든 지부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그들은 압박 받는 것을 싫어하나, 본부의 보호는 필수였기에 지금까지 엘 가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었다. 블랙은 고개를 끄덕이며 흑풍 존주의 말 대로 상황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곧 이메일들이 본부에서부터 세계 곳곳으로 퍼져갔다. 남미, 작은 강변에서 낚시를 하던 서양 노인의 핸드폰에서 메일이 도착했다는 알림이 울렸다. “엘 가문을 멸문시키려 한다고? 죽고 싶구나!”비슷한 일이 블랙호크국, 동양, 고려 등 여러 지역에 발생했다. 청해, 환해도로.염구준은 손가을과 함께 포르쉐를 타고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앨리스 씨, 정말 괜찮을까?”손가을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비록 경쟁대상이긴 하지만, 한때 잘 나가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되자 마음이 쓰였다. “괜찮을 거야. 요양병원도 좋은데 찾아줬고, 전담 간호사도 배치해 뒀으니, 조만간 회복할 거야.”염구준이 전혀 걱정하는 기색 없이 덤덤히 말했다. 앨리스의 아버지가 살해당한 뒤, 여러 원로 임원들이 반역을 일으키며 폴까지 합세해 앨리스는 연속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가 살해당한 것도 모자라, 가문 원들이 반역, 폴에게 능욕당할 뻔하기까지, 충격적인 상황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강한 여자라고 해도 쉽사리 감당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긴급 연락, 긴급 연락!”이때 갑자기 연속으로 울리기 시작한 손가을의 핸드폰, 모두 손씨 그룹 해외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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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간호사는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앨리스가 자꾸만 반항하며 밥 먹는 것조차 협조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호사는 억지로라도 앨리스에게 음식을 먹이기 위해 숟가락을 입에 쑤셔 넣었다. 잇몸이 찢어지며 피가 살짝 배어 나왔다. “떠먹여주기까지 하는데, 이래도 안 먹어? 자꾸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나도 험하게 나가는 수가 있어.”하지만 간호사는 앨리스의 입가에 묻은 피를 보고도 전혀 개의치 않고 더 숟가락을 들이밀었다. 이건 거의 고문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런 간호사의 모습에도 그 주변 누구도 말리려고 끼어들지 않았다. 그럴수록 그녀의 행동은 더 과격해졌다.간호사가 손에 들고 있던 음식을 거의 앨리스에게 들이붓듯 기울려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무언가가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을 느꼈다. 염구준이 전신의 힘을 개방한 것이었다. 일반인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간호사는 돌이 된 듯 몸이 뻣뻣이 굳었다.염구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나쳐! 당신 같은 사람이 간호사라니, 자격이 없어. 당장 여기서 사직하고 떠나.”“그쪽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간호사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지만, 입만은 살아있었다. “꺼져!”염구준은 더 이상 들을 것도 없다는 듯 그녀의 뒷덜미를 잡아 옆으로 내던졌다. 그 때문에 손에 들고 있던 뜨거운 음식이 앨리스가 아니라 간호사 쪽으로 쏟아졌다. “악!”돼지 멱따는 듯한 듣기 싫은 비명이 울려 퍼졌다. 간호사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뜨겁게 달궈진 얼굴을 부여잡았다. “작업자득이야!”염구준은 이런 몰상식한 사람들과 말싸움 자체를 하기 싫어했다. 이런 사람한테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드디어 오셨네요.”앨리스가 고개를 들며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탓에 그녀의 얼굴은 전보다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이틀이나 지났으니, 충분히 정리되셨을 거라 생각해요. 이제 저랑 같이 갑시다. 당신에게 모두가 부러워하는 엘 가문을 안겨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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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그럼 나도 농담 좀 칠게.”염구준의 몸에서 무형의 힘이 두개 피어올랐다. 그러자 뚜둑하고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대머리 남자의 팔이 부러졌다.“더, 더 이상 붙잡지 않을 테니, 꺼져.”대머리 남자가 극심한 고통에 이를 악문 채 말했다.“아니, 꺼져야 하는 건 너다. 여긴 너 같은 쓰레기 필요 없어.”염구준이 단호히 말했다. “뭐해! 얼른 원장님한테 전화해!”대머리 남자가 얼굴에 물집이 잡힌 간호사에게 소리쳤다. “그래, 어디 한번 연락해봐.”염구준이 주변을 훑어보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주변 사람들 모두 대머리 남자가 당한 것에 통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보나마나 남자는 여기서 꽤 많이 미움 받는 존재인 것 같았다.잠시 후, 무거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원장이 도착했다.“원장님, 도와주세요. 이 자가….”“염 선생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원장이 대머리 남자의 말을 자르고 염구준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염 선생님? 설마 손씨 그룹의 그 염구준을 말하는 것일까?’대머리 남자는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청해시에서 제일가는 재벌이라 알려진, 글로벌 그룹이자, 이 요양원의 투자자.“원장님, 저희 그룹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 요양원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활보하도록 그냥 두다니, 솔직히 많이 실망했습니다.”염구준이 책임을 묻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관리에 소홀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원장이 책임을 지고 벌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당신들, 당장 짐 싸고 여기 나가!”원장의 태도가 나쁘지 않았기에, 염구준은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한편, 염구준이 넘겨준 반디엘의 영상을 모두 시청한 앨리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엘 가문을 망하게 내버려두면 안 된다는 마지막 당부, 그녀는 속으로 강한 결심을 했다. “당신과 함께 갈게요.”그런 다음, 앨리스는 자신을 괴롭힌 간호사에게 다가가 강하게 뺨을 두어 차례 때렸다. “이건 나한테 진 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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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염구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경비원들을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실력은 아직 부족했지만, 충성심만큼은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것 같았다. 거기에 질 것을 알면서도 맞서는 용기와 기백,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했다고 볼 수 있었다. 엘 가문 강자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염구준 쪽에서는 딱히 아무런 반응도 해오지 않았다. 이들은 염구준 쪽 사람들이 겁을 먹은 것이라 확신했다. “사람이 많다고 해서 뭐라도 될 것 같아?”염구준의 신형이 살짝 흔들렸다. 그러자 그의 몸에서 무색의 기운이 넘실넘실 뿜어져 나오더니, 순식간에 공격해오는 사람들을 향해 쏟아졌다. 전신의 영역! 그 순간 이들은 마치 얼어붙은 사람처럼 자리에 멈춰 섰다. 그리고 잠시 후, 모두 피를 토하며 허공을 나르더니 벽에 부딪혔다. 홀엔 온통 이들의 혈흔으로 비릿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강했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엘 가문의 강자 모드를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었다. 염구준의 눈엔 이들 정도 실력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승리를 확신했던 엘 가문 강자들은 모두 침묵에 휩싸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경호원이 가지고 온 의자에 앉은 채 턱을 치켜들고는 입을 열었다. “이제 모두 자신의 처지를 알았을 테니, 손씨 그룹이 입은 손해를 어떻게 배상할지 논의해볼까요?”그 말을 들은 엘 가문 가람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왜 이곳에 잡혀왔는지 깨닫게 되었다. 큰일이었다! 너무나도 압도적인 무력에 이들은 모두 전의를 잃은 상태였다. 하나 둘 배치된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전액 배상해드리겠습니다.”먼저 굴복하고 입을 연 것은 아까 제일 먼저 염구준이 올 때 소리쳤던 남자였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를 따라 수그리기 시작했다.“저희가 빼앗았던 거 다시 돌려줄게요.”하지만 염구준은 쉽사리 이 상황을 끝낼 마음이 없었다. 힘들게 전국에서 사람을 끌어 모은만큼 대가를 받고 싶었다. “염 선생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이때, 눈치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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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그들은 정말 두려웠다. 여기서 복종하지 않으면 정말 목숨을 잃을 것 같았다. 그렇게 결국 앨리스는 엘 가문의 진정한 족장이 되었다.“엘 가문을 통합시킨다면, 저희는 더 강해질 겁니다.”앨리스가 말을 마치고 옆에 있는 염구준을 지긋이 바라봤다. 그녀를 포함한 모두가 여기에 실질적 결정권자가 염구준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다 봤으면, 이만 내려오지 그래?”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발언에 모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큰일이다. 들켜버렸다!홀 천장에서 그림자 하나가 빠르게 입구 쪽으로 움직였다. 그의 몸은 마치 주변과 동화된 듯,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쉽사리 분별도 못했을 것이다.인술이었다!“날 발견하면 어쩔 건데, 잡지도 못할 거.”닌자는 자신만만했다. 그의 은신 기술은 조직내에서도 최고였기 때문이다. “웃기는군!”염구준이 손을 공중에 살짝 휘두르자 무형의 힘이 검은 그림자를 잡아당겼다.말도 안 돼!닌자는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제대로 된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잡혀 버렸다. 눈 앞에 있는 이 남자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강했다. 그는 흑풍 존주가 자신을 속였음을 깨달았다.“흑풍 조직의 사람이지? 뭐, 남길 유언이라도 있나?”염구준이 남자의 가슴에 그려진 표식을 보며 말했다. “잠깐, 할 말이 있어. 엘 가문에 관한 거야.”남자는 흑풍 조직에 가입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에 대한 깊은 충성심이 없었다.“그럼 말해.”염구준이 차갑게 대답했다. 어쩌면 남자의 입에서 옥패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할 테니까, 일단 이거 좀 풀어줘.”남자는 협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퍽! 하지만 염구준은 말없이 바닥에 눌려 있는 남자의 팔을 부러뜨렸다. 도마 위에 생선, 남자는 그제야 자신의 처지를 깨달았다.“마, 말할게.”그는 염구준이 이렇게 곧바로 폭력을 행사할 거라 예상치 못했다.“엘로자는 진작에 흑풍 존주의 손에 죽었어. 손씨 그룹을 공격하게 한 것도 모두 존주의 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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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흑풍 존주의 분노가 담긴 외침에 울려퍼졌다. 이제 점령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도망치듯 철수해야 한다니, 분통이 터졌다. 그런데 이때, 특수 강철로 만든 대문이 쾅하고 날아가며 염구준이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타났다.“흑풍, 이제야 다시 만나네.”“이 무슨….”흑풍 존주는 얼어붙었다. 정성껏 구축한 방어선이 소리소문 없이 뚫려 버렸다. 아무리 반보천인이라 할지라도 이 정도로 강할 수는 없었다. “흑풍 사사, 염구준을 막아라!”흑풍 존주가 명령을 내렸지만,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찾지 마라. 남은 건 너희 둘 뿐이니까. 나머지는 내가 모두 처리했다.”염구준이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말하며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공중에 축 늘어진 시체가 하나 떠오르더니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 시체의 주인은 다름 아닌 흑풍 사사였다. 반응할 틈도 없이 이토록 많은 조직원들을 처리하다니, 그는 실력은 흑풍 존주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흑풍 존주는 위기감을 느꼈다. 염구준의 실력이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많이 상향된 것이 실감났다.“죽어라!”염구준이 바닥을 박차며 흑풍 존주를 향해 돌진했다. 피부를 찌를 듯한 살기가 피어올랐다.“잠깐, 내 목숨 살려준다면 가지고 있는 옥패 모두 넘겨 줄게.”흑풍 존주가 품에서 리모컨을 꺼내며 말했다.“널 죽여도 가질 수 있어.”염구준은 전혀 공격을 멈출 생각이 없는 듯, 흑풍 존주의 가슴을 향해 손바닥을 뻗으며 답했다.“그렇다면 나도 어쩔 수 없다!”흑풍 존주가 큰 결심을 한 듯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부하를 끌어당겨 마치 고기 방패처럼 사용했다. 그에겐 사람이란 모두 도구에 불과했다. 부하는 속으로 흑풍 존주를 향해 욕설을 날렸다. 십여년, 긴 세월을 모셔온 대가가 이거라니,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부하는 살기 위해 온 몸에 힘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처참했다. 그는 몸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 났다. 주인을 잘못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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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앨리스는 영리한 사람이었다. 지금 자신의 처지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그녀는 이제 염구준의 말이라면 공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능력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다. 앨리스는 좀 전에 본부에 들어섰을 때, 통로 안에 널브러진 시체들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혼자서 이 철옹성을 함락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니, 정말 인간 핵폭탄이라고 봐도 무방했다.강해도 너무 강했다. 그리고 앨리스의 뒤를 따라 들어온 사람들도 모두 같은 심정을 느꼈다. 그들은 앞으로 절대로 염구준과 척을 지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염 선생님, 다 데리고 왔어요.”앨리스가 공손하게 말했다. “염 선생님이라면 이들을 쉽게 쓰러뜨릴 줄 알았습니다.”“염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족장의 복수도 해주고, 엘 가문도 되찾아 주다니.”“염 선생님, 정말 놀랍네요. 흑풍 조직조차 상대가 되지 않다니, 이 시대 최강자는 역시 다르네요.”아부의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그만, 쓸데없는 아부는 여기까지.”염구준이 그들을 말을 자르며 차갑게 말했다. 의미 없는 아부를 반응해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사람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며 서로 눈치를 보며 한쪽으로 물러섰다. 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기에 곧바로 옆에 있는 앨리스를 바라보며 본론을 꺼냈다.“앨리스 씨, 할 말 있지 않아요?”“아, 잊을 뻔 했네요.”앨리스가 말하며 방계 족장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엘로자 족장님께서 돌아가신 건 저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머리가 없는 몸통이 될 수는 없는 법, 엘 가문엔 새로운 주인이 필요해요. 부담은 되지만, 제가 그 자리를 맡을까 합니다. 다들 의의 없으시죠?”그녀의 말엔 매우 강하고도 단호한 힘이 담겨 있었다. 이미 유람선에서 결정된 일이었지만, 엘 가문 보부에서 선포하는 건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 이로서 엘 가문 족장 자리는 교체되었다. 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다가 염구준의 차가운 시선을 알아차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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