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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901 - 챕터 910

1313 챕터

제901화

"자기야, 오랜만이네? 난 당신이 너무 소식이 없길래 암살당한 줄 알았는데 여기서 햇볕을 쬐고 있었던 거야? 나한테 설명 좀 해야지 않겠어?”차설아는 성도윤 앞에 서서 위에서 그를 내리깔아 보며 물었다.그녀의 몸은 날씬하고 가벼웠지만 이 순간만큼은 마치 큰 산처럼 모든 햇빛을 가려 남자에게 그림자를 드리웠다.성도윤은 그윽한 눈망울로 여인을 한참 바라보다가 침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다 봤으니까 내가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차설아는 입술을 꼭 깨물었고 손가락은 손바닥을 꼬집으며 감정을 다스리려고 애썼다.어떻게 배신할 수 있지? 그의 마음은 돌로 만들어졌단 말인가? 어찌 조금도 미안한 마음이 없어 보이지?서은아는 성도윤의 입에 포도를 까서는 계속 먹여주며 간드러지게 웃으며 말했다."도윤아, 내가 여기 있는 건 좀 아니지 않아? 자리 좀 피해 줄까?”“그럴 필요 없어.”성도윤은 서은아를 긴 팔로 껴안고는 차설아를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아직도 안 가고 뭐 해? 우리랑 같이 놀려고?”차설아는 여전히 높은 곳에서 그들을 내려다보았는데 벤치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마치 광대를 보는 것 같았다.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성도윤을 보며 물었다. "성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나도 알아, 그래서 서가와의 관계를 잘 처리해야 한다는 것도. 그래서 일부러 내 앞에서 서은아한테 잘 보이려고 이러는 거지? 그러면 성가가 난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생각해.”성도윤은 괜찮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서씨 가문과 성씨 가문의 결합은 해안에 새로운 질서를 가져다줄 거야. 만약 그 대가가 두 가문의 정략결혼이라면 내가 하는 게 맞지.”"어쩔 수 없었다는 건 이해해, 그래서 마지막으로 너한테 기회를 줄게...”차설아는 마치 하느님처럼 남자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나랑 가자, 우리 같이 이 고비를 넘기는 거야.”그녀는 줄곧 그녀와 성도윤의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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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거절할게.”성도윤은 차설아의 카운트다운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답을 내놓았다.그의 표정은 냉담했는데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같이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너란 사람은 항상 이렇게 잘난 체하길 좋아하지. 본인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나 본데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너를 가지고 논 거야. 이미 너의 진심을 확인했고 이는 내가 이겼다는 것을 의미하니 난 당연히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았지. 당신이 이렇게 밀어붙일 줄은 몰랐는데... 정말 역겹게.”“그만해!은성진은 주먹을 불끈 쥐며 감정이 다소 격해졌는데 성도윤을 보며 비꼬았다. "이럴 시간 있으면 어떻게 성대 그룹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지 생각이나 하는 건 어때? 한 여자에게 이렇게 매너없이 굴면 소문이 나도 성가의 체면이 깎이지 않겠어?”"네가 원했던 거 아니야?”성도윤의 눈동자는 마치 예리한 칼처럼 성진을 향해 쓸고 가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이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던 성진의 아픈 곳을 찔렀고 그는 더 이상 성도윤과 논쟁하지 않았다.그리고 그는 뒤돌아 차설아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얼굴도 봤고 이제 정도 끊었으니 이만 가죠?”"급할 거 뭐 있어...”차설아의 고운 얼굴은 슬픔도 기쁨도 없이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속을 알 수 없었다.슬픔? 분노? 아니면 허탈?"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아직도 단념하지 않은 거야?”성진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보아하니 여전히 전과 마찬가지로 이 남자를 위해서는 여자의 기본적인 존엄조차 버리는군요. 그러니 배신당해도 싸고 모욕당해도 싸네요!”“시끄러워.”차설아는 성진을 흘기며 말했다. "죽기 싫으면 멀리 빠져있어. 무고한 사람까지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무슨 말이에요?”성진은 어리둥절했지만 그래도 그녀의 말을 듣고 멀리 섰다.서은아는 침을 삼키고 성도윤의 품속으로 몸을 움츠렸다."너, 뭐 하는 거야, 여기 서 씨네 사람이 얼만데, 함부로 막 나올 생각하지 마...아!”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차설아는 그녀를 들어 수영장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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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아무도 누가 감히 성도윤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굴줄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성도윤의 가운은 흠뻑 젖었고 머리카락도 흠뻑 젖었는데 또렷한 이목구비는 쓰라리고 초라해 보였다.그러나 남자는 전혀 화를 내지 않았고 오히려 웃음을 지었다. 그의 잘생긴 얼굴은 햇빛 아래서 더욱 차갑게 빛났다."당신의 복수가 겨우 이거야? 정말 유치하네.”"물론 이건 애피타이저일 뿐이야. 앞으로는 놀랄만한 만찬이 더 많으니 딱 기다려.”차설아는 독설을 내뱉은 뒤 호스를 뿌리치고는 미친 듯이 연회장을 박살 내고서야 호텔을 나섰다.호텔 관계자가 달려들어 따지려 하자 성도윤이 제지했다.남자는 차갑게 말했다.“마음대로 하게 내둬요, 비용은 제가 대신 내죠.”서은아는 차설아가 멀어지자 그제야 수영장에서 뭍으로 올라와서는 성도윤에게 다가왔다. "이렇게 반응이 클 줄 몰랐는데 내가 따라가서 설명해야 하나?”"네가 진심으로 해명하려 했다면 오늘의 모든 일이 없었을 것 아니야?”남자의 차가운 말에는 털끝만큼의 감정도 없었는데 예전의 '형제' 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도윤아, 지금 날 탓하는 거지, 그렇지?”"아버지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내가 얼마나 큰 노력을 했는지 알아? 난 단지 네가 나와 3개월 동안 연애하기를 바랐을 뿐이야. 3개월 후에 성가와 서가의 원한이 모두 사라지면 그때 너는 여전히 너의 아내를 찾아 돌아갈 수 있어. 이게 너한테 이렇게 큰 희생이야?”"성가와 서가는 결국 전쟁이 일어날 거야. 내가 3개월 타협한다고 해서 이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뜻이야. 내가 너와 3개월을 연애하기로 한 것은 단지 너희들이 설아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를 바랄 뿐이야.”성도윤은 위협적인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3개월 후 네 손에 있는 것을 깨끗이 없애지 않으면 서씨 집안의 모든 사람이 다 같이 그 대가를 치를 거야.”이 말에 서은아는 격노했고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그 여자를 그렇게 사랑해? 네 평생의 앞길과 가문의 이익을 걸어서라도 상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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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차설아는 그 말에 즉시 폭주를 멈추고 성진의 우산을 낚아채고는 고개를 들고 가슴을 쭉 피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모습을 보였다.그녀는 아무리 슬퍼도 혼자 슬퍼할 뿐 절대로 쓰레기 같은 남자 앞에서 그녀의 슬픈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몇 분 동안이나 쇼를 했는데도 사람이나 차가 오지 않자 그녀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저 쓰레기는 어디 있지?”“푸하하하!”성진은 참지 못하고 하하하 웃으며 말했다."형수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귀엽고 도도한 여자야...”“???”"그럴 필요 없어, 거짓말이야. 지금쯤 따뜻한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서은아랑 꽁냥대고 있을 텐데 언제 폭우 속에서 뛰어다니겠어.”“야 이 나쁜 놈아, 감히 나를 가지고 놀다니!”차설아는 원래 화가 난 데다가 지금 성진에게 이렇게 놀림까지 당하니 화가 나서 그를 잡고 한바탕 때리며 말했다."성가의 남자들은 모두 한패가 되어 나를 괴롭히는 거 같단 말이지. 내 편이 없으니 죽도록 나를 괴롭히고... 때려 죽일거야 진짜!”그녀의 솜씨는 원래 최상급이었는데 게다가 화까지 난 지금 성진은 그야말로 인육 샌드백이나 다름없었는데 설상가상 비까지 내리니 그 모습이 참혹하기 그지없었다.빗물이 두 사람의 옷을 흠뻑 적셨고 성진은 아예 바닥에 대자로 뻗어 죽을 각오를 하고 말했다."때려라 때려, 이렇게 하는 게 형수를 편안하게 해줄 수만 있다면 마음껏 나를 때려요...”"자, 내가 귀하게 컸다고 불쌍해하지 말고 때려요.”남자의 말은 차설아로 하여 온몸에 소름이 돋게 했는데 순간 때릴 생각이 사라졌다.그리고 그녀는 바람 빠진 공처럼 주저앉았는데 빨간 우산은 거꾸로 옆에 내동댕이쳐져 있는 모습이 빗물에 씻긴 장미처럼 아름답고 연약했다.“흑흑!”차설아는 끝내 참지 못하고 두 다리를 끌어안고 빗속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폭우는 그녀의 울음소리와 눈물을 잘 가렸다..."됐어, 됐어, 너도 충분히 때렸어. 우리 다시 차에 타자. 계속 맞으면 우리 둘 다 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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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몸을 닦을 때 그녀는 약간 난처해하며 우물쭈물했는데 시종 옷을 걷어내고 닦는 것을 부끄러워하였다."걱정하지 마, 난 아무것도 안 보여요.”그렇게 말하면서 성진은 백미러를 닫고 두 손을 들며 말했다.남자가 자신을 등지고 백미러까지 닫자 차설아는 한결 편하게 꼼꼼하게 몸을 닦기 시작했다.한편 성진은 아예 상의를 벗어 조수석으로 던졌고 완벽한 근육 라인이 차설아 앞에 드러났다.솔직히 말해서 그의 사촌 형 성도윤보다 못하지 않았다."콜록콜록!"차설아는 이에 헛기침하며 얼른 눈을 돌렸다."하하, 형수님, 도윤이랑 아이 둘을 낳았는데도 이렇게 수줍음이 많으시다니. 당신네 부부간의 즐거움은 매우 보수적인가 보군요!”"입 닥쳐!"차설아는 남자의 등에 주먹을 날리며 경고를 날렸다."내가 네 차에 탔다고 네가 헛소리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또 이렇게 분별없이 굴면 내려.”"미안해요. 내가 이런 거 처음 아는 것도 아니고. 최대한 진지하려고 노력할게요.”하지만 성진은 차설아에게 맞는 걸 즐겼고 그와 차설아가 이렇게 애매한 분위기 속에 단둘이 있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는데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차 안의 온풍은 따뜻했고 두 사람은 더 이상 축축한 상태가 아니어서 기분이 조금은 풀렸다.성진은 스피커를 틀었고 차 안은 경쾌한 곡들로 둘러싸였는데 그녀와 그가 모두 좋아하는 라이트 록 음악이 흘러나왔다."우왕좌왕하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지하철을 탔는데 바로 8시 30분. 바쁜 사람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헤드셋을 끼고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지...”이런 리듬은 창밖 빗방울과도 잘 어울렸는데 차설아도 한때 밴드의 보컬이었던 만큼 음악에 민감했고 이내 빽빽한 기타와 드럼 비트 소리에 맞춰 머리를 흔들었다.성진은 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그래, 이게 바로 내가 아는 차설아지, 멋지고 제멋대로고 만사에 해탈하고. 배신자 때문에 너무 슬퍼할 필요 없어.”"헛소리 작작 해.”"그럼 아까 빗속에서 폭주하고 울면서 무고한 행인을 폭행한 사람은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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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성진은 의자에 엎드려 뒷자리에 앉은 차설아를 향해 손짓했다. "귀 이리 대봐요, 내가 말해줄게.”차설아는 천진난만해 기대에 섞인 얼굴로 다가갔다. 피부에 달라붙은 민소매 꽃무늬 드레스는 옷깃이 살짝 컸는데 어깨에서 비스듬히 흘러내려 새하얀 어깨를 드러냈다.성진은 이 장면을 잠깐 흘겼는데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켰다."나와 결혼하고 성대 그룹을 가져요. 그럼 성도윤이 화가 나 죽을걸.”“???”성도윤은 열에 둘째 치고 차설아가 이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너 정말 죽고 싶구나, 아직 덜 맞았지? 또 나를 놀려!”차설아가 또 펀치를 날리는 것을 보고 성진은 얼른 손을 들어 용서를 빌었다."일단 화내지 말아요, 내 말을 끝까지 들어보라고요...”"무슨 할 말이 더 있어? 네 입에서 무슨 좋은 말이 나오겠어.”"내가 결혼하라는 건 진짜 결혼하자는 게 아니고 그냥 이 기회를 빌려 화풀이나 하라는 거죠...”성진은 정색을 하며 말을 이었다."생각해봐, 성도윤은 성대 그룹을 지키기 위해 너를 배신하고 서가와의 정략결혼을 선택했어. 만약 결국 네가 성대 그룹을 얻고 나처럼 네 말을 고분고분 듣는 꽃미남까지 얻으면 그의 체면을 구기는 데 충분하지 않을까?”“성대 그룹을 얻는다고?”이 말은 오히려 차설아의 마음을 조금 움직였다.지금 그녀의 손에 있는 천신 그룹도 새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데 만약 정말 업계 선두인 성대 그룹을 손에 넣는다면 천신 그룹의 앞날은 물론 지금은 망한 차가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다.예전에는 성도윤을 생각해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지만 지금은...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다.성진은 여자의 표정을 살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어때, 나랑 한번 해보지 않을래요?”차설아는 성급하게 물어보는 성진의 표정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이 자식 이거 정말 야망이 큰 것 좀 봐. 지난번 일이 망하고 성도윤에게 개처럼 쫓겨난 지가 얼만데 다시 또 이런 짓을 꾸며? 너는 정말 성도윤이 너를 뿌리째 뽑아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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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부끄러워하지 마. 난 엄청 개방적인 사람인걸?”"상상력이 어떻게 이렇게 풍부할 수가 있지? 혹시 전생에 책을 썼나?”"아니, 아니, 솔직히 말해 난 책도 썼었어. 나는 잘나가는 소설을 썼었는데 영화로도 만들어졌었지!”차설아는 사뭇 자랑스럽게 말했다.그해 화제가 됐던 '차성윤설'은 그녀가 처음 써서 후에 성도윤이 후속작을 썼는데 나중에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었다.차설아는 손을 비비며 신이 나서 말했다."괜찮다면 내가 당신과 성도윤을 원본으로 한 소설을 맞춤 제작할 수도 있어. 아마 핫뜨 사이트에 발표될 거야. 네티진들 사랑 엄청 많이 받을걸?”성진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어색해하며 되도록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말했다."고마워요. 하지만 당분간은 필요 없을 것 같네요.”"푸하하하, 부끄러워서 그래?”차설아는 점점 더 두 사람의 관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너랑 성도윤이면 대체 누가 탑일까? 아니면 네가 해, 미친 탑이랑 냉정한 바텀, 너무 재밌을 것 같지 않아? 네가 성도윤 혼 좀 낼 수 있고 얼마나 좋아!”성진:"...”차설아:"항상 네 사촌 형을 죽이겠다고 소리쳤잖아, 이번에는 내가 너를 만족시켜 줄게.”성진: "...”차설아는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은 탓에 창작욕이 폭발했는데 그 자리에서 컴퓨터를 꺼내 키보드를 두드릴 충동이 일었다.성진은 들으면 들을수록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는데 어느새 차설아의 소설 속에서는 두 사람이 해외로 나가 혼인신고까지 했다니?"그만!"그는 참다못해 손을 뻗어 여자의 작은 입을 막은 다음 그녀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그의 오뚝한 콧날은 그녀의 희고 깨끗한 뺨에 닿았고 그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당신의 추측 말이야, 하나는 맞았어. 내가 탐나는 게 하나 있긴 해...예를 들면, 너.”이상한 기운이 차 안을 채웠고 야릇한 감정이 두 사람을 감쌌다.성진은 차설아의 입술을 보며 침을 삼켰는데 목젖의 움직임이 선명했고 그는 참지 않고 눈을 감고는 차설아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어떻게 하면 눈앞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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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매년 열리는 전 세계 전자기술 산업 서밋이 해안 산타피아 호텔에서 개최된다. 초대된 인원들은 모두 세계 최고의 기술 회사의 대표들로 성대 그룹과 KCL 그룹은 당연히 그중 가장 실력이 막강한 두 회사였기에 기사들의 주목을 받아 왔다.다만 최근 성대 그룹에 일이 생기고 성대 그룹과 KCL 그룹의 합작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최대 규모인 G6 칩 핸드폰 사업이 반년 가까이 지체되면서 주요 생산라인과 판매라인이 멈춰서는 등 사태로 실적이 2분기 연속 하락하는 큰 손실을 보았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가를 비롯한 투자회사들이 무슨 소문을 들었는지 투자금 철회를 제기하면서 성대 그룹의 최고 에이스인 연구개발(R&D)팀도 뿔뿔이 흩어지는 등 그룹 전체가 암울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따라서 오늘 이 글로벌 전자기술산업 회의는 성대 그룹에게 매우 중요하며 향후 10년 동안 해안 및 전 세계 전자기술 분야의 산업 구조를 결정한다고도 할 수 있었다.“서가네 투자회사가 진짜 성대 그룹에 대한 투자를 철회할까?”“성대 그룹이 과연 KCL과 협력할 수 있을까?”“성대 그룹이 위기를 잘 넘기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을까.”이 모든 궁금증이 이 회담에서 해답을 얻을 것이다.이른 아침부터 호텔 입구에는 기자들이 몰려들어 회의를 생중계하고 싶어 안달이었다.하지만 회의 입장 요구가 많아 전자기술 분야에서 알아주는 사람이 아니면 입장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고 설사 유명 언론 매체라도 호텔 외연에서 기다려야만 했다.주차장에는 꽃과 레드카펫이 깔렸고 여러 유명인사가 하나둘씩 등장했다.그러다 길쭉한 링컨 한 대가 들어서자 기자들은 일제히 셔터를 누르며 흥분했고 구경꾼들은 수다를 떨었다."서 씨네 차인 것 같은데... 이번 회의 이후에도 서가가 성대 그룹과 계속 협력할 수 있을까요?”"계속 협력하겠죠. 얼마 전에는 두 대가족이 정력 결혼에 대해 의논을 했다던데 왜 또 추진이 안 되는지 모르겠어요...”"계속 협력할지는 서가네 딸 한마디로 결정 날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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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마음대로 해. 성가네가 망해도 난 상관없어.”성도윤은 이미 이 모든 것에 싫증이 났고 상인들이 서로 속이고 속이는 더러운 짓거리들을 싫어했다.세상 사람들이 쫓는 명예를 그는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었는데도 그는 이런 데서 얼른 벗어나고 싶었다."먼저 얘기하고 있어요. 나 바람 좀 쐬고 올게요.”남자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손에 든 샴페인 잔을 내려놓고는 몰려든 군중 속에서 몸을 빼내어 고개도 돌리지 않고 자리를 떴다.산타피아 호텔 2층. 커다란 테라스에는 푸르고 무성한 열대 식물이 심겨 있었고 그 위에는 작은 불빛이 반짝이는 것이 작은 별처럼 보였다.이곳은 조용하고 아늑하며 때로는 날아다니는 새와 나비가 있었는데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었다.성도윤 역시 우연히 이곳을 찾았는데 그러다 겹겹이 늘어선 나무꽃밭을 지나 테라스 통나무 난간에 기대어 있는 매혹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상반신이 타이트하고 하체가 펄럭이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등은 완전히 드러난 디자인으로 눈처럼 희고 섬세한 등 라인을 자랑해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산들한 바람이 스쳐 지나가 그녀의 불규칙한 붉은색 치맛자락과 폭포처럼 쏟아져 내린 머리카락도 따라 휘날렸는데 말할 수 없는 정취가 넘쳤다.'차설아?'성도윤은 손가락을 오므리며 여자의 이름을 불렀다.여자는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으며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귀밑으로 넘겼다.“왔어?”그녀는 마치 오랫동안 기회를 노린 사냥꾼처럼 그녀의 사냥감이 제 발로 집까지 걸어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성대 그룹 대표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어?”차설아는 레드 와인 한 잔을 손에 들고 살랑살랑 흔들며 말했다.'이럴 때 아래에 있는 유명 인사들과 산업의 미래를 담론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이런 곳에서 이러고 있어?”성도윤은 눈살을 찌푸리며 여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며 물었다."당신은 여긴 왜 왔어? 옷은 이게 또 뭐고?”"옷이 뭐가 어때서?”차설아는 술잔을 내려놓고 치맛자락을 들고 빙글빙글 돌며 남자의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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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글쎄요?”차설아는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여우처럼 신비롭고 요염한 웃음을 날리며 종잡을 수 없게 했다.그녀는 부드럽고 가느다란 손을 뻗어 남자의 완벽한 뺨을 어루만졌다. 약간 까칠한 수염과 얼굴의 냉기는 너무나 익숙했다. 옛날의 금슬이 아직도 눈에 선하지만 두 사람은 마치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당신이 무슨 목적으로 왔든 당장 나가. 여긴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니야.”성도윤은 애써 냉혹한 모습을 보이며 차설아가 떠나게 하려 했다.그는 차설아가 갑작스레 나타나서 그가 힘들게 쌓아 온 노력을 깨뜨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마지막 순간에 차설아 때문에 마음이 약해질까 봐 두렵기도 했다.만약 마음이 약해지면 모든 것이 끝장이다!“나를 급히 쫓아내는 건 당신이 찔리는 것이 있기 때문이죠?”차설아는 정곡을 찔렀다.“...”성도윤은 차설아를 외면한 채 그의 손을 놓으며 안전거리를 유지하려 했다.성도윤은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 보기엔 새침한 뇌섹남이지만 실제로는 사랑밖에 모르는 단세포 동물이었다. 차설아와 가까이할수록 이성은 더욱 흐려졌다.하필이면 차설아는 청개구리처럼 말을 듣지 않았고 거리를 두려 하면 오히려 더 껴안으며 달라붙었다. 어깨를 껴안고 뜨거운 입술을 얼굴에 대며 유혹했다. “오늘 밤 당신을 되찾기 위해 올 거야. 나 믿지?”“그만 좀 해!”성도윤은 차설아가 이렇게 주동적일 줄 생각지도 못했으며 내심 기뻐했으나 여전히 무뚝뚝한 표정으로 차갑게 대했다.“당신은 나와 헤어질 준비를 다 했다고 하지 않았어? 난 그저 당신의 백업일 뿐 내가 없어도 여전히 눈부실 거라고 했지. 헤어질 날이 되니 도리어 당신이 손을 떼지 못하네.”“당신도 헤어지는 날까지 라고 했어. 하지만 우린 아직 그 정도는 아니잖아.”차설아는 고양이처럼 자신의 머리를 성도윤의 어깨에 기대며 애교를 부렸다. “나는 당신이 아직도 나를 사랑한다고 믿어. 분명히 고민 탓에 별수 없었을 거야. 여기에 다른 사람이 없고 오직 나와 당신뿐이야. 내가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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